마이크로소프트(MS)가 경쟁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퍼블릭클라우드 사용을 거들어 주는 툴을 직접 소개했다. 앞서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연동 계획을 내놓은 두 IT거인의 파격 행보가 연이틀째다. [☞관련기사]
MS는 8월 31일(현지시간) 공식 데브옵스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툴로 비주얼스튜디오팀서비스(VSTS)를 AWS 환경에 연결해 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원문보기]
새로운 툴 이름은 'VSTS용 AWS툴스'다. 툴은 MS의 비주얼스튜디오를 사용하는 개발자를 위해 개장한 '비주얼스튜디오 마켓플레이스'에 등록됐다. VSTS는 애저 클라우드 환경에서 돌아가는 웹버전 개발도구다. 비주얼스튜디오에 익숙한 개발자는 VSTS를 통해 개발팀, 운영팀, 파트너 개발팀과 협업하는 환경에서 코드를 관리할 수 있다. [☞관련기사]
개발자가 VSTS용 AWS툴스를 사용하면, VSTS와 팀파운데이션서버의 빌드 및 릴리즈 파이프라인을 아마존S3, AWS 엘라스틱빈스토크, AWS 코드디플로이, AWS 람다, AWS 클라우드포메이션, 아마존심플큐서비스, 아마존심플노티피케이션서비스 등 AWS서비스와 맞물리게 만들 수 있다. 여기에 포함된 'AWS툴스 포 윈도파워셸' 모듈과 AWS CLI를 사용해 AWS의 명령어도 실행 가능하다.
쉽게 말해 VSTS 개발환경에 익숙한 개발자는 VSTS용 AWS툴스를 적용해 VSTS 콘텐츠 저장소로 애저 대신 AWS를 쓸 수 있다. 또 AWS 환경에서 지원하는 배포 자동화 툴을 사용하고, 서버리스 컴퓨팅 서비스나 다른 AWS 고유의 클라우드 기능을 활용할 수도 있다. 개발자가 자신의 개발, 코드 관리, 배포 시나리오를 MS의 클라우드나 제품 범주에 제한받을 필요가 없어 진다는 뜻이다.
VSTS용 AWS툴스는 물론 AWS가 만들었다. AWS는 이미 지난 8월 15일 공식 개발자 블로그를 통해 이 툴의 용도, 기능, 사용방법 등을 소개했다. 소개 말미에 "이 새로운 툴을 비주얼스튜디오 마켓플레이스에 놓도록 도움과 지원을 해준 '비주얼스튜디오 ALM 레인저'의 조력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VSTS용 AWS툴스의 마켓플레이스 등재를 MS가 적극 도와 줬다는 얘기다. [☞원문보기]
미국 경제지 CNBC는 31일 온라인판을 통해 MS가 AWS와 협력해 프로그래머의 코드 관리 및 배포를 더 쉽게 만들어주는 툴을 선보임으로써 AWS의 새로운 매출원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인용된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클라우드인프라 서비스 시장에서 AWS의 점유율은 34%이고 MS의 점유율은 11%다. [☞원문보기]
현시점에 MS가 퍼블릭클라우드 시장에서 거대한 경쟁 상대인 AWS의 서비스 확산을 오히려 장려하는 건 언뜻 보기에 이상한 일이다. VSTS용 AWS툴스가 널리 쓰이면 쓰일수록, 향후 MS가 애저 클라우드로 수익을 낼 여지는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MS가 개발자들에게 AWS의 클라우드서비스 사용을 돕는 툴의 배포를 돕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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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는 그간 MS가 최종 사용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계속 움직이고 있었기에 이번 행보도 그 연장으로 이해된다고 평했다. 사티야 나델라 최고경영자가 이끄는 MS는 윈도10 내부에서 리눅스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식으로 '비(非)MS플랫폼'과 함께할 의지를 열어 두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요컨대 MS가 경쟁사의 비즈니스를 도와 주면 결과적으로 자신의 비즈니스에도 이익이 된다. 그 개방성을 인식한 잠재 고객이 과거처럼 MS 기술에 붙들려 사는 종속성, 폐쇄성을 우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더 직접적으로 표현하면, MS가 이런 플랫폼 개방적인 태도를 지속할수록 클라우드 시장의 신규 수요가 MS애저로 유입될 여지가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