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은정 기자) "갤럭시노트8은 지난해 갤럭시노트7 이후 1년 있다가 나온 제품이 아니라 의미 있는 기술 혁신의 집결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 지난 1년 동안 변함없이 함께 해주신 노트 사용자들께 보답하는 마음으로 노트8 개발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습니다. 갤럭시S9도 준비하고 있는데, 노트8을 통해 지난해 받은 상처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갤럭시노트8 언팩 행사가 열린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피에르 호텔에서 국내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갤럭시노트8은 지난해 갤럭시노트7 조기 단종이라는 아픔을 딛고 1년 만에 의미 있는 혁신을 구현한 제품인 만큼, 신뢰 회복을 위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확신하고 있다.
고 사장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DNA는 '기술 혁신'으로, 노트7 이후 1년 간 조심해 왔지만 새로운 혁신을 도전하는데 주저하면 안 된다"며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겸허히 듣고 발전할 수 있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전했다.
■"갤노트8, 의미 있는 혁신에 모든 포커스 맞춰"
이날 갤럭시노트8이 공개된 미국 뉴욕 파크 애비뉴 아모리(Park Avenue Amory) 현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번 신제품은 대화면 스마트폰 '패블릿'의 특장점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사용성을 높인 대화면과 한층 강력해진 S펜, 소프트웨어로 차별화된 성능을 구현하는 듀얼 카메라 등 멀티미디어 사용에 최적화됐다.
다만 갤럭시노트8은 갤럭시S8 시리즈에 적용됐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그대로 계승하면서 디자인에 있어서는 변화를 느끼지 못해 아쉽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이에 고 사장은 갤노트8은 소비자들에게 의미 있는 혁신에 모든 포커스를 맞췄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2011년 갤럭시노트를 처음 선보이며 전화와 태블릿을 결합한 '1세대 패블릿' 시장을 개척했다. 올해도 갤럭시노트 특유의 스타일러스 펜 기능인 'S펜'과 사용자를 배려한 6.3인치 대화면을 통해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다채로운 기능으로 사용자 경험을 높여 노트의 역사를 이어간다는 게 삼성전자의 목표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8에 적용한 듀얼 카메라 등 새로운 기술들은 모두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혁신을 구현하고자 했다"며 "홍채인식, 빅스비 등은 모두 오랜 기간 준비 과정을 거쳐 만들어냈고, 갤럭시노트8은 이에 더해 하나의 플랫폼이 돼서 갤럭시 사용자들에게 가치 있는 경험을 전달하도록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트8 출시일인 9월15일부터 한 달 정도 소비자들한테 신뢰를 받고 '삼성 노트8 (이제 이 정도면) 됐어'라는 얘기를 듣는 게 책임감의 끝이라고 본다"며 "갤럭시노트8의 예상 연간 판매량은 기대하고 있지만 갤럭시노트5가 기록했던 1천100만대 이상의 수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포기할 수 없는 中시장, 신뢰 회복 시그널"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 이후 특히 고전을 면치 못 했던 중국 시장을 되찾기 위해 여러 가지 변화를 일궈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국 관련 사업 담당자를 현지인으로 교체하고, 유통구조의 변화를 꾀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점차 신뢰 회복에 대한 신호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사장은 "중국은 절대로 포기하는 시장이 아니며 진정한 현지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파격적인 시도를 한 것"이라며 "현재 중국을 가장 잘 아는 현지인들이 책임지고 운영하는데, 아직 성공했다고 판단하기엔 이르지만 거래선들로부터 신뢰 회복에 대한 신호가 오고 있어 앞으로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반드시 회복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 '빅스비(Bixby)' 보이스 기능의 중국어 버전 개발도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국내에서 한국어 빅스비를 시작한 데 이어 영문 빅스비는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한달 정도 늦춰진 지난 7월 시작했다. 중국어도 영문에 이어 조만간 지원할 예정이었지만 아직 기약이 없는 상태다.
고 사장은 "빅스비 중국어 버전은 (서비스 단계가)90%까지 와 있어 몇 달 안에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0년 미래 비전 "5G 기회 놓칠 수 없다"
고동진 사장은 내년에 개최되는 평창올림픽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5G 시대의 도래로 열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휴대폰 외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고 사장과 무선사업부 전 임원은 지난 5월 2020년 비전을 설정했다.
고 사장은 "2020년 비전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이미 움직이고 있는 단계로, 삼성전자는 여러 전자 기기를 보유한 종합 전자 기업으로 이 역시 미래 시장에 있어서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확실한 건 스마트폰 관련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고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LTE가 그랬듯 이제 준비가 되고 표준화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 5G이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열어 줄 분야가 반드시 있다고 본다"며 "이 밖에 새로운 소재나 소프트웨어, 서비스 쪽에서도 분명히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인수한 미국 전장 기업 하만과의 시너지를 통해서도 다양한 신사업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빅스비 다국어 지원도 하만과의 협력을 통해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고 사장은 보고 있다. 하만은 자연어 인식 소프트웨어 기술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사장은 "하만과는 새 사업에 대해 굉장히 많은 얘기를 하고 있고 빅스비 언어를 확장하는 데에도 협력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하만은 독일을 비롯해 해외 오퍼레이션이 꽤 있어서 세부적인 협력을 내부에서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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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사들과도 단순히 협력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상호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위상을 갖춘다는 게 그의 목표다.
그는 "하드웨어는 최소 100~200개 회사와, 소프트웨어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수도 없이 많은 업체들과 협력을 하는데 상호 존경받는 관계를 계속 가져가고 싶고 이를 통해 신뢰를 받는 삼성 무선사업부를 꼭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