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홈피로 2000년대 초 큰 인기를 끌었던 싸이월드가 삼성벤처투자로부터 5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의 인공지능(AI) 서비스에 싸이월드가 뉴스 등의 콘텐츠를 수급하는 역할을 할 것이란 예상과 함께 전략적 투자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다른 편에서는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과 삼성출신인 싸이월드 전제완 대표의 오랜 인연이 결정적 계기가 된 단순 투자란 해석도 있다.
■ "삼성 AI와 싸이월드 콘텐츠 시너지 기대"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싸이월드는 삼성그룹 내 벤처스타트업 투자법인인 삼성벤처투자로부터 수십억원 규모 투자를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투자 규모는 최대 50억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전제완 프리챌 창업주가 대표로 있는 싸이월드의 투자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는 그 배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 인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들이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뒤늦게 삼성이 인기가 시들한 싸이월드 투자에 나선 이유가 궁금해서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싸이월드를 통해 뉴스와 음원 등 인공지능(AI) 스피커 이용자들을 위한 콘텐츠 확충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AI 솔루션 ‘빅스비’에 콘텐츠 공급을 싸이월드가 맡는다는 그림인데, 실제로 싸이월드가 빅스비 콘텐츠 공급을 위해 일부 언론사에 뉴스 콘텐츠 제휴를 제안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또 음악듣기 서비스도 싸이월드가 가진 ‘미니홈피 배경음악’을 통해 삼성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는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싸이월드 음악 서비스를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과 AI 서비스를 통해 부활시키는 방안이 언급된다.
이 밖에 싸이월드에서 인기를 끈 미니미와 같은 아바타 서비스를 삼성 스마트폰에서 선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 "고동진 사장-전제완 대표 인연…단순 투자"
한편 삼성이 싸이월드 투자에 나선 배경에는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과, 삼성맨 출신인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의 오랜 인연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전략적 투자라기보다 삼성에서 함께 일한 고 사장과 전 대표의 오랜 인연이 이번 투자의 발판이 됐다는 것이다. 또 삼성이 내년 출시할 ‘갤럭시S9’에 새롭게 탑재하는 뉴스 서비스가 있는데, 이 소프트웨어 개발 용역비를 투자금 명목으로 싸이월드에 줬다는 해석이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이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 아닌 벤처투자 그룹을 통해 지급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삼성의 국내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투자, 삼성 AI와 싸이월드의 시너지로 포장할 수도 있지만 재정난에 빠진 싸이월드의 자금 수혈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전제완 대표는 삼성그룹 비서실 출신으로, 1999년 프리챌을 창업했으며 2009년 인터넷판 홈쇼핑 서비스인 ‘유아짱’ 등을 설립했다. 이후 2011년 인터넷 개인 방송 플랫폼 ‘짱라이브’를 선보인 뒤, 2014년 사명을 에어라이브코리아로 변경했다.
그리고 지난 해 에어라이브는 싸이월드를 인수 합병한 뒤, 이번 삼성벤처투자로부터 투자를 받게 됐다.
싸이월드는 모바일 시대에 맞는 변화에 뒤처지면서 2014년 SK커뮤니케이션즈로부터 분사한 뒤 사원주주 회사로 전환됐고, 지난해 에어라이브 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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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는 2015년 모바일에 최적화된 '싸이홈'으로 재탄생 됐지만 잦은 서버 문제 등을 일으켜 재기에 실패했다.
또 지난해에는 채팅과 실시간 라이브 기능을 추가했지만 시장에서 큰 반응을 일으키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