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SK컴즈 부활에 눈길 줄까

매각 불발 그룹 잔류…부활 방법론 관심 커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가 SK 그룹에 남게되면서 부활 가능성 여부에 다시 관심이 쏠린다.

당초 SK컴즈는 엔터테인먼트 기업 IHQ에 매각될 예정이었지만, 이 작업이 결국 불발되면서 SK텔레콤이 지분을 인수하는 형태로 매듭지어졌다.

내부에서는 최근 최태원 회장이 투자를 확대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면서, SK컴즈가 다시 든든한 재정적 지원을 등에 업고, 부활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만성적인 적자구조, SK텔레콤 자회사인 SK플래닛과의 사업중복, 모바일 시대의 대응부재 등 산적한 난제들을 뛰어넘어 어떻게 시너지를 낼지 우려의 목소리도 같이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과 SK플래닛은 24일 각 이사회를 통해 SK텔레콤이 SK플래닛이 보유한 SK컴즈 보유 지분 전량(64.5%)을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SK플래닛은 SK컴즈 주식 약 2천800만주 중 약 2천650만주(61.08%)를 현물배당 방식으로, 나머지 약 150만주(3.47%)를 주식 양수도 계약 방식으로 SK텔레콤에 이관하기로 했다.

SK플래닛은 SK컴즈의 매각작업이 불발되면서 SK그룹의 증손회사인 SK컴즈의 지분 100%를 보유하거나 경영권에서 손을 떼야하는 공정거래법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SK컴즈 지분을 SK텔레콤에 매각하는 수순을 거친 것이다.

SK텔레콤이 SK컴즈를 인수하면서 SK컴즈의 ‘네이트’ 사명 변경도 없던 일이 됐다.

SK컴즈가 결국 SK 계열사 중 하나로 남게 됨에 따라 결과적으로 새로운 ‘변화’ 보다는 ‘안정’의 길을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 효율화 극대화 차원에서 SK플래닛과 SK컴즈와의 합병도 예상되고 있지만, 그렇더라도 인력 통합 관리를 통한 효율화 외에 딱히 기대될 것은 없다는 것이 업계의 냉정한 평가다. 인력 조정과 지출 비용을 최소화 하면서 적자폭을 크게 줄이긴 했으나 15분기 연속 적자인 SK컴즈로 인한 실익이 적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SK컴즈 내부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최근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정비작업에 들어간 만큼 SK컴즈의 화려한 변신이 가능할 수 있다는 핑크빛 전망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큰 폭의 비용 지원과 모바일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간결하고 독립적인 의사결정권을 부여할 경우, 얼마든지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최태원 SK 회장.

결국 SK컴즈의 SK 잔류가 공정거래법을 지키기 위한 그룹의 ‘울자 겨자먹기식’ 선택이지만, SK그룹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밀어주고 각 계열사가 끌어주는 그림을 그려나갈 경우, SK컴즈도 다시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컴즈 관계자는 “SK컴즈가 콘텐츠, 커뮤니티, 커머스 등 생활가치 영역에선 그래도 풍부한 경험을 가진 만큼 SK텔레콤이 성장 전략을 실행하는 데 있어서 얼마든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다”며 “일단 공정거래법상 지분법 문제가 해소된 만큼 신규 사업 투자를 지속하면서도 손실 폭을 줄여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