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중인 반도체 제품가격과 달리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하반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클라우드 서비스 등에 활용되는 서버용 D램 수요 증가로 하반기 반도체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디스플레이 업계는 상반기 판매량 부진으로 패널 재고가 많이 쌓인 상황이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 "3Q D램·낸드 가격 나란히 상승"…삼성 모바일 D램 가격 인상도 주목
18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표준제품인 PC용 DDR4 4기가비트(Gb) 512Mx8 2133메가헤르츠(㎒)의 평균 가격은 지난달 31일 기준 3.2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3.09달러) 대비 5.18% 오른 수치다.
메모리카드용 낸드플래시 128Gb 16Gx8 멀티레벨셀(MLC) 고정거래가격은 한 달 만에 2.34% 상승한 5.68달러를 기록했다.
서버용 D램 가격 강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에 따라 고용량 메모리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공급업체들이 PC, 모바일향 제품 대비 수요가 많은 서버용 제품 생산을 늘리면서 PC 제조업체들이 D램을 공급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가격 인상을 허락했기 때문"이라며 "D램과 낸드플래시 제품 가격은 하반기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낸드플래시는 2D(평면형)에서 3D(입체형)로 지속 전환, 양산되면서 공급량이 다소 감소했다"며 "3분기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하반기 D램과 낸드의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최고 실적도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하반기 모바일 D램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모바일 D램 평균 가격이 상승해 D램 업체들의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점쳐졌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업체를 대상으로 모바일 D램 고정거래가격을 최대 19%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마이크론의 대만 공장 가스 누출 사고로 제품 공급에 공백이 생겼다"며 "별다른 대안이 없는 업체들은 삼성의 모바일 D램 가격 인상책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분기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8조300억 원, SK하이닉스는 3조50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업계는 3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각각 9조4천억 원, 3조7천억 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 디스플레이, TV 판매량 부진 '악재'…OLED 파워 '호재'로 작용할까
반면에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18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8월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의 평균가는 전월 대비 3.23% 하락한 194.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5월 평균가격 204.6달러보다 4.98% 떨어진 수치다.
TV 패널가격이 이처럼 하락세에 접어든 이유는 상반기동안 TV 판매량이 부진해 패널 재고가 쌓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을 포함한 글로벌 TV 시장서 패널 재고가 이미 적정 수준에 도달했다"며 "연말 계절적 성수기인 4분기에도 아직까지 수요 상승을 예측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하반기 잇따른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힘입어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수요 증가가 업계 호실적을 견인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반대 전망도 나왔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이달 말 공개하는 갤럭시노트8 제품을 필두로 LG V30, 애플 아이폰 등 고사양 스마트폰 제품이 속속 공개된다"며 "프리미엄 제품 출시로 인해 OLED 등 고사양의 부품 수요 증가가 조심스럽게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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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출시가 애플 등에 듀얼카메라, OLED 패널용 부품 등을 납품 중인 LG이노텍, 삼성전기 등엔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할 것이고, 국내 업체들의 매출 상승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특히 애플 아이폰 신제품에 사용되는 OLED 패널의 수요는 전분기보다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샤오미, 화웨이 등 중화권 신흥 스마트폰 제조사들로부터 OLED 패널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