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TV홈쇼핑의 판매수수료 공개 현항.공정거래위원회가 유통업법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적용하는 것뿐 아니라, 온라인 유통도 판매수수료를 공개하도록 의무화 하는 등 불공정거래 근절에 나선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 이하 공정위)가 유통업체의 불공정 행위를 막고 중소 납품업체의 권익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대책을 13일 발표했다.
공정위는 그간의 법·제도와 집행체계가 대형유통업체의 불공정행위 억제, 납품업체 피해구제와 권익보호에 충분치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대규모유통업법 집행 체계 개선 ▲납품업체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 강화 ▲불공정거래 감시 강화·업계 자율협력 확대 등 3대 전략과 15개 실천과제를 추진한다.
실천과제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복합 쇼핑몰·아울렛 입점업체 등 대규모유통업법 보호대상 확대, 납품업체 종업원 사용 시 대형유통업체의 인건비 분담의무 신설, 대규모유통업거래 공시제도 마련 등이 포함됐다.
공정위는 매년 중점 개선분야를 선정해 점검·관리할 계획이며, 현재 조사 진행 중인 가전·미용 전문점에 이어 TV홈쇼핑, 대형수퍼마켓(SSM) 등 분야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불공정행위 피해 3배 배상 책임 부과
공정위는 실질적 피해 구제를 위한 민사적 구제 수단을 확충한다는 차원에서 대규모유통업법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한다.
김상조 위원장은 지난 10일 유통산업 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 브리핑을 통해 "징벌적 손해배상제, 즉 '3배' 배상제를 유통업법에 적용할 계획"이라며 "법집행TF에서 논의한 내용을 10월 중간보고서에 담아 공개하고, 이를 통해 연말 정기국회 법 개정에 내용이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밝힌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대상은 상품대금 부당 감액, 부당 반품, 납품업체 종업원 부당 사용, 보복행위 등이다.
김 위원장은 "현재까지 국내 도입된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3배 이내'에서 판사가 배상 수준을 정하게 돼 있다"며 "법원이 손해인정액에 대해 상당히 보수적이기 때문에 당초 취지대로 손해 회복이나 미래 위법행위 억제가 잘 안 된다"고 추진 이유를 밝혔다.
또 지역 납품업체의 신속한 피해구제를 위해 공정거래조정원에만 설치된 대규모유통업거래 분쟁조정협의회를 각 시·도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행정 제재도 강화한다. 오는 10월부터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시 위반 금액의 30~70%였던 과징금 기준 금액을 2배로 인상하고, 내년까지 법 위반 관련 매출액을 산정하기 어려울 때 적용됐던 정액과징금의 상한액을 인상한다.
그외 공정위는 전속고발제 개편, 사인의 금지청구제 도입 등 하반기 법집행체계 개선 TF에서 검토해 추가·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유통도 판매수수료 공개
이번 대책 발표에서는 납품업체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추진 계획도 발표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정보 접근의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오는 12월부터 판매수수료 공개대상을 백화점·TV홈쇼핑에 이어 대형마트·온라인쇼핑몰까지 확대한다.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장은 "판매 수수료 공개 이후 수수료율이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공정위에 따르면 매년 백화점과 TV홈쇼핑의 판매수수료율은 지난 3년간 약1%씩 매년 하락해왔다.
또 대규모유통업법 적용 대상으로 사실상 유통업을 영위하는 복합쇼핑몰·아울렛을 포함해 법규의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대규모유통업법규제 직접 규제 대상인 소매업자에 매장을 임대하는 복합쇼핑몰과 아울렛은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다. 이를 판매액 기준 임차료 수취, 공동 판촉행사 진행 등 상품 판매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경우 법 적용 대상으로 포함한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최근 문제된 온라인 유통과 중간유통업체의 불공정 거래 심사 지침도 내년 6월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납품업체 종업원 사용 시 대형유통업체의 인건비 분담 의무도 내년 명시화된다. 유통·납품업체가 이익을 얻는 비율만큼 분담하되, 비율 산정이 어려울 시 50:50으로 분담케 한다.
상품 납품 관련 불공정 거래 대책도 발표됐다. 공정위는 판매된 수량만 납품업체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처리하는 판매분 매입을 내년 금지한다. 또 유통·납품업체간 계약서에 상품 수량 기재를 의무화하고, 부당반품 심사지침을 오는 12월까지 제정해 납품업체 피해 예방을 꾀한다.
김상조 위원장은 "유통업이 하나의 표준화된 사업 모델을 지니지 않아 포괄적인 법이나 시행령 고시 등을 만들기 쉽지 않다"며 "유통 채널별로 공정위가 직권조사하는 방식이 문제 해결에 효과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납품업체 거래조건·현황 공개하는 공시제도 도입
공정위는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업계 자발적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법 위반 제재와 별도로 매년 민원이 빈번히 발생하는 분야를 중점 개선분야로 선정한다. 문제를 적발하면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중점 개선분야의 경우 올해 가전·미용 전문점, 각 업태별 판촉관행에 이어 내년 TV홈쇼핑, SSM 관련 내용이 발표된다.
김 위원장은 "TV홈쇼핑은 과거 조사한 적이 있지만 이후 실태조사가 없었고 SSM은 이번 조사가 처음"이라며 "조사 결과 집단 민원이 매우 많이 발생해왔다"고 언급했다.
같은 해 납품업체에 대한 주요 거래 조건과 그 현황을 공개하는 대규모유통업거래공시제도를 도입해 불공정거래를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제도에 대해 김 위원장은 "영업 기밀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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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측이 밝힌 대규모유통업거래 공시항목은 소매업 매출액, 납품업체 수 등 일반현황과 납품업체 당 평균 수취금액, 판매장려금 수취 총액 등의 판매장려금 현황, 판촉비용, 납품업체 당 평균 공제·분담액 등의 각종 비용공제·분담내역 현황이 포함된다.
내부고발자 신고 활성화를 위해 불공정거래 신고포상금 지급 상한을 1억원에서 5억원으로 인상했다. 또 현재 자율 개선방안을 마련, 이행하도록 하고 있는 TV홈쇼핑·백화점·대형마트 외에 온라인쇼핑몰·전문점 등 다른 업태도 이를 수행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