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 시스템은 단말과 클라우드, 정보시스템이 삼박자가 돼 하나처럼 돌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단계가 미국에 비해 초보단계여서 IoT 시스템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국내 최대 아키텍트 행사인 ‘2017 한국소프트웨어 아키텍트 대회’가 20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관련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소프트웨어(SW) 분야 최고기술전문가를 지칭하는 아키텍트(Architect)는 프로젝트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본구조(아키텍처)를 설계, 시스템 구축시 필요한 핵심 기술을 결정하는 최상위 SW기술자다.
이 행사는 한국소프트웨어기술진흥협회(KOSTA, 회장 이단형)가 우리나라 SW 기술을 고도화 하기위해 2008년 처음 개최한 것으로 올해가 10회째다. 클라우드를 비롯해 빅데이터, 모바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마이크로서비스 등 여러 아키텍처가 소개됐다.
기조 강사로 나선 박준성 KAIST 초빙 교수 겸 KOSTA 기술훈련원장은 IoT 아키텍처 중요성을 강조했다. IoT시스템은 단말과 클라우드, 기업정보시스템 등 3개 분야로 구성되는데 이중 우리가 가장 취약한 부분은 정보시스템이다.
박 교수는 “단말에 센서붙이고 클라우드로 관리하면 IoT 시스템이라고 하는데, 이는 초보적 단계로 기업이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없다”면서 “백엔드 시스템인 기업정보시스템과 무리없이 연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IoT에 들어가는 센서는 다양해지고 가격도 내려가고 있다.
박 교수는 “IoT 관련 기기의 가격이 내려가면서 글로벌 기업이 아닌 중소기업도 IoT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면서 “기존과 달리 상품이 상품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서비스로 이어지고 있어 IoT 시스템 구축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매킨지에 따르면 2015년 9억 달러였던 IoT 세계시장은 매년 32%나 성장, 2020년에 37억 달러를 형성할 전망이다. 또 오는 2025년이 되면 IoT 애플리케이션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경제 효과가 11조달러나 된다.
박 교수는 IoT의 글로벌 모범 트렌드로 글로벌기업 GE를 꼽으며 “2007~2013년에 GE는 소프트웨어(SW) 인력만 3만명이나 뽑았고, 또 1조원 이상을 실리콘밸리에 투자했는데 이는 디지털 비즈니스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IoT 시스템은 안 갈 수 없고, 하지만 가기 쉽지 않은 길이라고 전한 그는 “한국은 아직 준비가 안돼 있다”고 아쉬워했다.
디지털 변혁시대의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IT4.0’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일만 비즈니스모델거버넌스 대표컨설턴트는 “전사적 아키텍처와 업무 모델, 신기술의 적극적 활용인 IT 4.0이 필요하다”면서 “IT 4.0은 파트너와의 협업에 초점을 맞춘 고도의 기업 디지털 리더십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IT 1.0’은 아주 초보 단계 IT전략이다. 프로그래밍 기법과 IT 운영을 지속하기 위한 시스템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 이보다 진보한 ‘IT 2.0’은 IT서비스 관리와 프로젝트 표준화에 방점을 둔다. 또 ‘IT 3.0’은 IT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한편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효율화한다. 이들을 모두 포함하는 IT 4.0은 궁극적인 스마트 비즈니스 환경이다.
정 컨설턴트는 비즈니스 환경이 지속적으로 변하고 글로벌화하고 있다면서 “비즈니스 아키텍처와 모델이 없으면 이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기업의 IT아키텍처 적용도는 높지만 비즈니스 아키텍처 적용도는 낮다는 컨설팅업체 포레스트 리서치의 자료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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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컨설턴트는 “의도적으로 정의된 구조와 기능이 없으면 기업의 비전과 전략이 비즈니스 모델에 반영되지 않아 결국 비전과 전략을 실현할 수 없다”면서 비전과 전략 변화에 따라 비즈니스 아키텍처도 지속적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행사를 주관한 KOSAT의 이단형 회장은 개회사에서 “4차산업혁명이나 인더스트리 4.0의 요체는 소프트웨어”라면서 “해외선진국은 이런 사실을 오래전부터 간파, 소프트웨어 기술 고도화와 이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