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SM엔터, ICT-콘텐츠 결합 시너지

상호증자…최태원 '딥체인지2.0' 첫 사례

방송/통신입력 :2017/07/17 10:40    수정: 2017/07/17 10:40

SK텔레콤이 ‘개방’과 ‘공유’를 통한 이종산업 융합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독자적 신사업 추진의 한계를 벗어나 자체적으로 구축한 ICT 기술과 인프라를 다른 기업과 공유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17일 SK텔레콤은 대형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각각 계열회사 상호증자와 지분 양수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결정에 따라 SK텔레콤은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SM C&C의 2대 주주로 올라선다. SM엔터테인먼트는 SK텔레콤 자회사 아이리버의 2대 주주가 된다.

겹사돈을 맺는 방식으로 사업 협력을 강화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양사는 “서로 두각을 나타내는 ICT 분야와 콘텐츠 분야에서 각각의 장점을 취할 것”이라며 “향후에도 양사가 가진 사업적 인프라를 공유하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가겠다”고 설명했다.

■ SK 공유인프라 기반 협력 첫사례

SK는 그룹 차원에서 공유 인프라 전략에 힘을 실어왔다.

지난달 최태원 SK 회장은 관계사 CEO가 참석한 확대경영회의에서 “SK가 보유한 유무형의 역량과 인프라가 SK는 물론 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토대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태원 회장이 그룹 계열사 사장들에게 인프라 공유를 바탕으로 ‘함께하는 딥 체인지 2.0’을 제시한 첫 자리다.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의 협력은 서로 다른 회사간 핵심 역량과 인프라를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딥체인지2.0의 첫 사례로 평가를 받는다.

이는 또 박정호 사장 취임 이후 기반을 다져온 뉴 ICT 생태계 전략의 일환으로도 풀이된다.

박정호 사장은 SK텔레콤 대표 취임 이후 “혼자서 성공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한 기업이 독자적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대양에 돛단배를 띄우는 것과 같다”는 지론을 펼쳐왔다.

이에 SK텔레콤은 글로벌 회사,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과 협력체제 구축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대표적 사례로 엔비디아와 T맵 고도화 협력, 페이스북과 통신 인프라 네트워크 스타트업 공동발굴 등이 있다. 이처럼 다양한 사업영역의 파트너와 함게 공유 인프라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는 설명이다.

■ AI + 콘텐츠…5년 내 10배 부가가치 창출

인프라 공유 전략과 함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뒷받침 된 점도 SK텔레콤의 상호증자 결정에 힘을 실은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회사의 역량과 인프라 공유의 파트너로 SM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은 이유는 AI를 중심으로 하는 ICT와 한류 콘텐츠 산업의 결합을 통해 단순히 10배 이상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고 강조했다.

그간 한류 산업은 공연, 음원, 드라마 콘텐츠 부문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하지만 파생 산업에 대한 소득은 한계를 보여왔다.

한류의 높은 인지도에 비해 국내 연예기획 산업의 규모는 헐리우드 영화 1편의 글로벌 수익에도 못 미치는 1조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반면,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의 ICT와 콘텐츠가 만나면 공연과 음원 등의 한류 콘텐츠에 AI 등의 ICT 역량을 더해 2~3차 파생 사업 생태계가 일어날 수 있다.

예컨대 SK텔레콤은 AI, AR VR 등 미디어 기술, 휴대용 오디오 등 음악 디바이스 제작, 광고 사업 분야에 역량이 있다. 또 SM엔터테인먼트는 스타의 지적재산권, 한류 콘텐츠 제작, 팬들의 강한 로열티 등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의 역량을 바탕으로 SK텔레콤 자회사 아이리버의 아스텔앤컨 브랜드는 SM엔터 팬들 대상으로 신사업 구상이 가능해진다. 엑소나 샤이니의 목소리가 담긴 AI 스피커를 내놓을 수도 있다. SM의 콘서트는 SK텔레콤의 실감 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첨단 ICT 공연이 될 수도 있다.

상호증자 이후 기본적으로 양사는 콘텐츠 사업, 한류 특화 상품 사업 등을 활성화시키고 이후 관광, 쇼핑, 문화체험 등 3차 사업 개발까지 구상에 두고 있다.

■ SKT 뉴ICT 생태계 꽃 피울까

SK텔레콤은 올해 초 산업간 경계 파괴와 융합이 가속화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신규사업 발굴을 이유로 향후 3년간 11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네트워크 유지 보수에 매년 2조원이 쓰이는 점을 고려하면 신규 투자액은 약 5조원이다.

5조원의 투자금을 확보해 파트너와 협력을 강화한다는 것이 박정호 사장이 내세운 ‘뉴 ICT 생태계’다.

뉴 ICT 생태계 구축 전략이 나온 이후, SK텔레콤은 산업 영역과 회사 규모를 따지지 않고 다양한 사업자와 협력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왔다.

관련기사

기존 사업 분야의 협력과 달리, SM엔터테인먼트와의 협력은 양사가 서로 생소한 분야라는 점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을 성공 사례로 만들어 장벽 없는 협력을 통한 뉴 ICT 생태계 확대에 많은 기업과 단체가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