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사파리 브라우저 11 버전이 마침내 웹RTC(WebRTC) 기능을 지원한다.
애플이 사파리 기반 기술인 웹킷(WebKit) 엔진에 웹RTC 표준을 구현 중이라 밝힌지 1년 2개월만이다.
애플은 앞서 웹RTC를 지원한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질라, 오페라소프트웨어 등의 뒤를 따른 모양새다. 이로써 주요 5개 브라우저 개발사가 웹RTC 기술을 지원하게 됐다. 웹RTC 지원 브라우저 확대에 따라 활용한 서비스와 제품 시장이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웹RTC, 국내외서 투자·기술개발 활발
웹RTC는 브라우저 이용자간 P2P 방식의 실시간 화상전화, 영상협업, 파일공유, 인터넷방송 서비스를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구현할 수 있게 해주는 웹기술 표준 규격이다. 주요 IT거인들은 지난 몇년간 이를 활용한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 업체의 기술 확보에 적극 투자해 왔다.
구글이 웹RTC 표준화를 주도했다. 구글은 2011년부터 웹RTC가 당시 기준 차세대 웹표준인 HTML5과 자바스크립트 기술로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웹 환경에서 통용되는 실시간 멀티미디어 통신 및 데이터 공유 기술로 발휘할 수 있는 이점을 부각시켜 왔다.
MS도 웹RTC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웹RTC를 활용한 메시징 앱 스타트업 탈코(Talko)를 인수해 영상통화 앱 스카이프 개발조직과 통합했다. 스카이프와 타 웹RTC 호환 앱간 대화 구현, 웹기반 앱에 스카이프 통합 등이 MS의 목표다.
국내서는 웹RTC를 활용한 기술 스타트업이 설립돼 관련 시장을 개척 중이다. 2015년 설립된 '구루미'는 지난해 실시간 화상통화 서비스 유료화를 시작했고, 지난해(2016년) 설립된 '리모트몬스터'는 최근 인터넷방송용 미디어서버 API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파리, 페이스타임에 이은 새로운 애플의 영상대화 앱"
18일 현재 애플 개발자 가이드 웹페이지를 통해 사파리11.0 버전이 웹RTC 표준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명시됐음을 볼 수 있다. 사파리11.0 브라우저는 iOS 11.0 및 맥OS 10.13에 내장돼 있고, 맥OS 10.12.6과 10.11.6 버전용으로도 제공된다. [☞개발자 가이드 원문 바로가기]
애플은 이달(6월)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를 진행하면서 새 모바일 운영체제(OS) iOS 11과 새 PC OS 맥OS 10.13 '하이 시에라'를 공개했다. 새 사파리 브라우저도 함께 소개됐지만 키노트에선 그 변화가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IT정보사이트 인포큐(InfoQ)는 그로부터 1주일 뒤인 지난 12일자 뉴스에서 사파리11 버전의 웹RTC 지원 소식을 전했다. 인포큐는 "웹RTC 지원은 iOS 기기가 이제 내장된 페이스타임 앱에 (사파리 브라우저까지) 더해 2개의 내장 영상대화 앱을 갖게 됐음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뉴스에 따르면 애플은 웹RTC가 사파리 브라우저에 탑재해 달라는 요청을 가장 많이 받은 웹 플랫폼 기능이었다고 밝혔다. 애플은 지난 7일자 웹킷 공식 블로그를 통해 "현재 사파리는 레거시 웹RTC API를 지원하나 향후 릴리즈에선 기본 비활성화할 것"이라 예고했다.
■주요 브라우저 업체간 웹RTC 구현 경쟁 가속 전망
사파리 브라우저의 웹RTC 구현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다자간 통신(P2P) 영역이다. 지난 8일자 독일 지디넷 보도에 따르면 당시 소개된 맥OS 10.13 하이 시에라 버전의 데스크톱 사파리와 iOS 11 기반의 모바일 사파리, 둘은 이 영역에 동일한 구현 수준을 보였다. [☞독일 지디넷 보도 원문 바로가기]
두 사파리의 웹RTC 구현 수준은 웹기술 표준 구현도를 측정할 수 있는 HTML5테스트닷컴의 점수로 확인됐다. 웹RTC P2P 영역은 45점 만점 기준을 갖고 있는데 사파리는 38점을 기록했다. 40점을 기록한 크롬58과 파이어폭스53엔 못미치나 33점을 기록한 MS엣지15를 앞선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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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지디넷은 사파리 브라우저의 웹RTC 지원이 꽤 광범위한 호환성을 지원한단 점에 초점을 맞췄다. 보도에 따르면 iOS 11 사파리는 웹RTC 1.0, 오브젝트RTC(ORTC), 데이터채널 등 모든 웹RTC 커넥티비티를 지원하는 유일한 브라우저다. 다만 그 구현에 녹화 기능은 빠져 있다.
애플 내부적으로는 웹RTC를 지원하겠다는 의사결정이 2년 전부터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웹RTC가 2015년 3월 애플 본사의 향후 5년 웹킷 개발계획 회의에서 주요 화두였고, 2015년 10월엔 애플이 웹RTC 개발자 채용 공고를 낸 점을 통해 이를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