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기 수요 급증…LG·린나이·삼성 경쟁 치열

시장 규모 전년比 5배 확대 전망…경쟁구도 심화

홈&모바일입력 :2017/05/24 08:30

건조기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건조기 시장은 LG전자와 린나이가 양분하고 있었지만 올해 삼성전자가 진입하면서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일부 가전 업체들도 진출을 검토하고 있어 건조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전자제품 유통업체 전자랜드의 건조기 매출액(올해 1월1일~5월22일)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700% 증가했다. 지난해 건조기 시장은 약 10만대 규모로 올해는 50만~60만대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건조기 수요 확대는 다양한 요인에 기인한다. 미세 먼지 등 대기 악화의 영향으로 실외보다 실내에서 빨래를 건조하길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동시에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가사 노동의 빠른 속도, 편리함 등 효율성도 중시되고 있다. 베란다, 세탁실 등 공간을 개방하는 거주공간 형태가 늘어나면서 습도 조절에 대한 니즈가 생긴 것도 한 몫 한다.

LG전자는 세탁기, 건조기 등으로 구성된 세탁전문 공간인 미국 소재 'LG 론드리 라운지'.(사진=LG전자)

■ 전기식vs가스식 성능·가격에 승부수…진출 업체 지속 확대

건조기는 전기식과 가스식으로 분류된다. 먼저 시장이 형성된 가스식 건조기는 상대적으로 낮은 제품 가격과 빠른 건조 시간, 전기료 대비 낮은 가스 사용료와 유지 비용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전기식 건조기는 가스식 제품보다 설치환경의 제약이 적고 열풍을 내보내는 게 아닌 습기를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의류 손상에 대한 염려가 거의 없다는 게 이점이다.

전자랜드의 올해 건조기 판매량 중 전기식 제품 비중은 90% 수준으로 확대됐다. 전기식 건조기의 에너지 효율 개선을 통한 사용료 절감과 함께 삼성전자가 시장에 진입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전기식 건조기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양사는 기존의 전기히터식보다 전기료는 낮추고 성능은 높인 히트펌프 방식을 제품에 채택했다.

LG전자는 2004년 국내 건조기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으며 당해 가스식 건조기를 선보였다. 이후 2005년 전기식 건조기를 출시했지만 가스식 대비 높은 전기 사용료 등 요인으로 크게 호응받지 못 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전기료를 대폭 줄인 전기식 건조기를 새롭게 출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조기 시장에서 LG전자의 비중은 70~75% 수준으로 회사의 건조기 전체 매출액 중 전기식 제품 비중이 올해 들어 80%까지 확대됐다. 회사의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은 냉매를 순환시켜 발생한 열을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히터 방식의 전기식 건조기 대비 전기료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독자적인 인버터 기술로 전기식 건조기의 히트펌프 방식에서도 차별화된 성능을 구현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버터 기술을 통해 전기료를 절감하거나 회전 속도를 빠르게 돌려 건조 속도와 살균도를 높이는 등 사용자 성향에 따라 기능을 세밀하게 조절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순서대로 삼성전자 전기식 건조기, LG전자 전기식 건조기, 린나이 가스식 건조기.(사진=각 사)

삼성전자는 올해 국내에 전기식 건조기를 첫 출시했다. 그동안 미국·유럽 지역을 공략했지만 건조기 인식 확산으로 국내 도입을 결정했다. 회사의 제품은 저온건조와 제습 과정을 반복하는 히트펌프 기술로 고온열풍으로 건조하는 기존 방식 대비 옷감 손상을 최소화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리나라 소비자는 세탁물을 햇볕에 빳빳하게 말려 수분이 바짝 빠진 상태를 선호하는 점에 착안해 전기식 건조기 성능을 차별화했다”며 “두꺼운 이불 등 침구류 털기에 용이한 ‘에어워시’ 기능을 더하는 등 한국 주거 문화에 특화한 건조기를 선보였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가스식 건조기 출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기식 제품이 늘어나고 있지만 가스식 제품을 함께 출시할 경우 다양한 제품 라인업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한층 넓힐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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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국내 건조기 시장에 처음으로 진입한 린나이는 가스식 건조기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린나이의 건조기는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전기식 건조기 제품보다 판매가가 낮게 형성돼 있어 가격적인 부담이 덜하다. 회사 관계자는 “가스식 건조기의 도시가스 비용은 히터식 전기 건조기의 전기 사용료보다 적게 소모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국내 가전 업체들도 건조기 시장에 본격 진출할 전망이다. SK매직은 다음 달 건조기를 첫 선보일 예정이다. SK매직 관계자는 “회사는 다음달 중순 전기식 건조기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부대우전자와 대유위니아도 건조기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