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민생경제 회복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꼽는 가운데, 통신업계에서는 SK브로드밴드가 처음으로 위탁업무의 정규직화를 추진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22일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초고속인터넷·IPTV·AS 관련 위탁업무를 수행하는 전국 103개 협력사 홈센터 직원 5천189명을 가칭 ‘홈앤서비스’란 자회사를 설립해 정규직으로 직접 채용한다.
이를 위해, SK브로드밴드는 오는 6월초 자본금 460억원 규모의 100% 자회사를 설립해 이들을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할 예정이며, 7월부터 업무위탁 계약이 종료되는 협력사 직원들부터 순차 진행된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위탁운영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본원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운영방식의 혁신이 필요한 때”라며 “가칭 홈앤서비스를 설립해 직접 관리 방식으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토털 홈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 협력사 구성원은 100% 전원 정규직 고용을 할 계획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직접 고용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회사 입장에서도 IPTV, 초고속인터넷, 전화 등 기존 서비스에서 AI, 홈IoT, 시큐리티 등 신성장 분야를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같은 SK브로드밴드의 행보는 대-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임금격차 등의 문제가 끊이지 않고 지적되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어서 업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정부의 일자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근로자 임금수준은 65%, 중소기업의 비정규직은 35% 수준으로 조사됐으며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2천113시간으로 OECD 국가 중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SK브로드밴드가 정규직 채용을 추진하는 이른바 콜 센터 직원들의 감정노동 및 노동인권 침해 문제가 그동안 사회적 이슈였다는 점에서 통신업계 뿐만 아니라 콜 센터를 운영하는 모든 기업에게 미칠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일자리위원회 보고서에는 올 초 한 통신업체의 콜 센터 실습 여고생이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했었다며 복지공단에 연간 50건 수준의 산재신청이 이뤄지고 있고 이 중 20건 정도가 인정되고 있다고 문제점을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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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고용 안정화란 측면 외에도 콜 센터 근무자들의 이직률이 워낙 높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고객 접점에 있는 이들의 정규직화는 업무의 효율성이나 연속성 측면에서도 필요한 일로 꼽힌다”면서도 “하지만 위탁이 아닌 정규직으로 직접 채용을 했을 때의 비용을 생각하면 쉽게 결정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업계 기업들이 이에 대한 고민을 다각도로 하고 있는 상태에서 SK브로드밴드의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채용은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