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도메인 두 개, 랜섬웨어 확산 막았다

'워너크라이'서 발견…재빨리 등록뒤 기세 꺾여

인터넷입력 :2017/05/16 09:16    수정: 2017/05/16 09:27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랜섬웨어의 무차별 공격을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도메인 두 개가 화제다.

지난 주말 워너크라이(Wanna Cry) 랜섬웨어 공격으로 전 세계에 비상이 걸렸다. PC를 인질로 잡은 뒤 돈을 요구하는 랜섬웨어는 한 번 감염되면 별다른 해결책이 없을 정도로 무서운 존재다.

특히 이번에 등장한 ‘워너크라이’는 이름 그대로 이용자들을 ‘울고 싶게’ 만들 정도로 공포감을 심어줬다.

(사진=씨넷)

하지만 피해는 생각만큼 크진 않은 편이다. 미국 경제매체 쿼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현재 워너크라이에 감염된 뒤 비트코인 계좌로 송금한 금액이 4만2천 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처음 출현할 때에 비해 확산 폭이 크지 않았던 셈이다. 이처럼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2차 확산을 막는 데는 두 개의 도메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쿼츠가 전했다.

■ 영국 보안전문가 "2차 킬스위치 등록뒤 기세 주춤"

지난 12일 영국 병원을 중심으로 감염이 시작된 워너크라이 첫 번째 확산을 막은 것은 맬웨어테크(MalwareTech)로 알려진 영국 보안 전문가였다.

그는 워너크라이 코드에서 발견한 도메인(9iuqerfsodp9ifjaposdfjhgosurijfaewrwergwea.com)을 우연히 등록하게 됐다. 쿼츠에 따르면 그가 이 도메인을 등록한 이후 워너크라이 확산이 멈췄다.

맬웨어테크 본인조차 그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한 행동이 비상정지 스위치(kill switch) 역할을 한 셈이다.

이후 전문가들은 워너크라이 변종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엔 또 다른 보안 전문가가 도메인을 등록하면서 다시 방어막 역할을 했다.

(사진=매트 스위치 트위터)

화제의 인물은 보안 스타트업인 코매 테크놀로지 창업자인 매트 스위치다. 그가 또 다른 도메인(ifferfsodp9ifjaposdfjhgosurijfaewrwergwea.com)을 등록한 뒤부터 워너크라이 변종 확산이 주춤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치는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2차 킬스위치를 등록한 뒤 주로 러시아에서 유포되던 랜섬웨의 확산이 멈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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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사태는 마무리된 게 아니다. 또 다른 변종이 등장하면서 엄청난 피해를 몰고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초기 확산 과정에서 등록된 두 개의 도메인이 인질범들이 전 세계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막아낼 수 있었다고 쿼츠가 전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