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상용차 사고..."ADAS탑재 서둘러야"

"졸음운전 방지 등 위해선 필수적" 주장에 힘실려

카테크입력 :2017/05/15 15:51    수정: 2017/05/15 16:08

버스, 트럭 등 상용차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졸음운전 등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탑재를 좀 더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1일 강원도 평창 영동고속도로 인천방향에서 발생한 고속버스와 스타렉스 승합차간 추돌사고가 대표적이다. 이 사고로 인해 스타렉스 탑승자 9명 중 4명이 숨졌다. 가해 차량으로 지목된 고속버스 운전자는 경찰에 “깜빡 졸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사고가 매번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운전자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보장해주는 게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와 함께 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CC), LKAS(차선유지보조시스템), AEB(긴급제동시스템) 같은 첨단 장치들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SCC, LDWS 등의 사양의 ADAS 시스템이 탑재된 현대차 '엑시언트' (사진=지디넷코리아)

■‘레벨 3’ ADAS 탑재 상용차, 2020년 이후에나 나올듯

레벨 3 이상에 해당하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상용차에 우선적으로 탑재되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미국 자동차공학회 기준 ‘레벨 3’는 스티어링 휠 또는 가속페달 간섭 없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한 단계임을 뜻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레벨 2 단계 수준의 ADAS 시스템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레벨 3 단계 이상까지 가는 시스템이 탑재되려면 2020년 이후에나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레벨 2’는 ACC과 LKAS 작동 시 운전자는 전방을 주시하며 스티어링 휠 조향을 책임져야 하는 단계다. 레벨 3보다 자율주행을 하는 느낌은 덜하지만, ACC 스스로 차간 간격을 자동으로 줄여주기 때문에 발목의 피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현실적으로는 우리나라 상용차 ADAS 시스템이 ‘레벨 2’로 진입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9.5톤 이상 카고급 트럭 차량 현대차 ‘엑시언트’는 SCC(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LDWS(차선이탈경보시스템) 등의 ADAS 시스템이 탑재됐다. SCC는 고속 주행시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자동 속도 조절이 된다. 다만 자동 정차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LDWS는 차량 스스로 차선 이탈 시도가 감지되면 운전자에게 경보를 울리거나 스티어링 휠에 진동을 주는 방식이다. 정차 기능이 지원되는 ASCC(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LKAS(차선유지보조시스템) 조합과 한단계 아랫수준의 기술로 평가받을 수 있다.

현재 운행중인 버스의 경우, 서울과 부산 등을 오고가는 프리미엄급 버스에는 AEBS(긴급자동제동장치)가 탑재됐다. 현재까지 AEBS는 시속 40km/h 내외 주행 시 전방 차량 및 사람을 감지할 경우, 주행중인 차량을 자동으로 정차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일반 버스에는 이와 같은 사양이 없다.

서울 고속터미널 경부선 승차장 (사진=지디넷코리아)

■ 국토부 “ADAS 시스템 탑재에 연간 150억 투자”

현 상황에서 국토교통부가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ADAS 기능을 보조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별도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차선이탈경보시스템 등 레벨 2 정도의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ADAS 시스템을 국내 버스 또는 트럭 운송 업체에 보급할 예정”이라며 “길이 11m 이상 해당하는 상용차 대상으로 대당 50만원에 해당하는 기계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서 연간 150억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ADAS 시스템 탑재 의무화를 위한 자체 움직임이다. 올해 7월에 법안을 개정해 ADAS 시스템 탑재 의무화를 시킨다는 계획도 있다.

국토부가 법안을 개정하면, 앞으로 상용차 메이커들은 양산형 모델에 ADAS 탑재 범위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와 같은 시스템이 탑재될 경우 판매 가격이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 있다. 버스를 확보해야 하는 여객 및 운송회사들의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

현대차 엑시언트에 탑재된 LDWS(차선이탈경보), 전방충돌경보 장치 실행 버튼 (사진=지디넷코리아)

사고 발생 확률 저하를 위해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상용차 시범주행 제도 도입도 시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네바다주 지사실은 지난 2015년 5월 다임러 계열 운송업체 프레이트라이너의 자율주행용 트럭 ‘인스피레이션 트럭’의 정식 운행 번호판을 부여했다.

인스피레이션 트럭 운전자는 평상시에 운전석에서 운전을 하지 않지만, 비상시 수동 모드로 전환돼 운전을 담당할 수 있다. 이 트럭은 명확하게 그어진 차선에서만 자율운행이 가능하다. 명확한 차선이 없는 경우 운전자가 직접 운전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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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 운행중인 자율주행차 시범운영제도에는 차종 제한이 없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원하면 얼마든지 상용차 기반 자율주행차 운행 허가를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경우, 오는 25일 경기도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리는 ‘현대 트럭 & 버스 메가페어’ 행사에서 친환경을 기반으로 한 미래 상용차에 대한 비전을 밝힐 계획이다. 아직까지 안전 부분이나 ADAS 사양에서 어떻게 강화해나갈지에 대한 부분은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