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철도시설로 컨테이너 수송량 2배 늘린다

기존 철도 시설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철도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는 ‘고용량 이단적재 화물열차’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코레일, CJ대한통운과 공동으로 지난 14일 부산신항역 컨테이너 야드(CY)에서 미래창조과학부, 물류업계, 철도차량, 부품 제작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용량 이단적재 화차 기술’을 공개했다.

고용량 이단적재 화차는 컨테이너를 이단으로 적재할 수 있는 화물열차다. 기존의 화차 1량에 20피트 컨테이너 2개를 싣는 방식에서 20피트 컨테이너를 6개까지 싣고 다닐 수 있다.

컨테이너를 이단으로 적재하지만 터널과 전차선, 선로 등 기존의 철도시설물을 개량하지 않고 운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수출입 컨테이너 물량은 물론이고 내수 물량까지 철도 수송을 활성화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컨테이너 화물을 90% 이상 운송하고 있는 도로교통의 수송 분담률을 낮추고, 철도교통의 선로 용량 포화상태에 대비하기 위해 2000년대 후반부터 철도화물 수송과 물류활성화 방안을 검토해왔다.

특히 미국, 중국 등이 이단적재 화차를 활용하면서 국내에서도 철도 화물 운송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이단적재 화차 도입이 계속 논의됐다. 하지만 높이가 올라가고 중량이 커지는 이단적재 화차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터널, 전차선, 선로 등 철도시설물 개량이 필요해 이단적재 화차를 도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철도연이 CJ대한통운, 성신RST와 공동 개발한 고용량 이단적재 화차는 기존 철도시설물을 개량하는 대신 화물열차의 차체와 컨테이너의 높이를 낮춰 해결방안을 찾았다. 최고속도 120km/h, 길이 26m, 적재용량 6TEU, 85톤까지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대규모 화차이다. 핵심기술은 저상 차체와 3축 대차, 로우큐브 컨테이너가 해법이다.

이단적재 화차는 차체 높이를 기존 1천100mm에서 416mm로, 약 700mm나 낮춰 컨테이너 적재공간을 확보했다. 컨테이너를 세는 단위는 TEU로 1 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를 말하는데 기존 화차는 2 TEU를 싣지만, 개발된 고용량 이단적재 화차는 화차 1량 당 6 TEU까지 수송할 수 있다.

개발된 이단적재 화차를 실제 적용할 경우, 1편성 당 이단적재 화차 20량 운행 가능하며, 총 120 TEU를 운송할 수 있다.

1편성 당 화차 30량에 60 TEU의 물동량을 운송하는 기존 화물열차보다 최대 100% 이상 수송효율을 높일 수 있어 철도물류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내수용 컨테이너 수송 화차와 비교해도 수송효율이 약 54% 정도 높다. 수출입 컨테이너 운송에 치우쳤던 국내 철도물류에 내수 컨테이너 수송까지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동일한 물동량을 수송할 때 철도 선로 사용횟수가 절반으로 감소돼 앞으로 예측되는 선로용량 포화 문제를 해소할 수도 있다. 철도 운임 10% 할인 기준으로, 2025년까지 도로로 수송되는 컨테이너 화물 중 80만 톤이 철도로 전환돼 연간 약 404억 원의 사회경제적 편익이 발생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순만 코레일 사장은 “고용량 이단적재 화차는 침체돼 있는 철도물류를 활성화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이라며 “도로수송에 의존했던 내수물량도 철도수송이 가능해져 철도물류 활성화에 기여하고 철도공사에서도 신기술이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