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지원 정책, 민간 주도로 바뀌어야”

스타트업 정책 토론…실패 용인 문화 생겨야

인터넷입력 :2017/04/13 17:07

스타트업 지원 정책의 문제를 논하는 국회 토론회에서 정부 주도의 스타트업 지원 정책이 민간 주도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는 ‘대한민국 4차 산업 육성을 위한 청년 스타트업 활성화 정책방안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센스 센터장이 한국 스타트업의 지원 현황과 과제를 언급하고, 발제 이후 토론 패널로 참여한 이성엽 서강대학교 ICT 법경제연구소 부소장과 서한석 직토 대표, 최재승 스포카 대표, 박세인 녹아웃 대표와 미래창조과학부 강성주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이 모여 스타트업 성장을 위해 필요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발제와 토론에서는 무작정 지원금부터 주고 보는 정부의 태도와 기술 스타트업의 부재, 그리고 실패가 두려워 도전에 소극적인 문화가 문제로 꼽혔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해외에 비해 AI·자율주행 스타트업 매우 적어”

이날 발제를 맡은 임정욱 센터장은 스타트업의 분야 편중 현상과 모험을 두려워하는 문화, 하향식 지원정책 등 스타트업 생태계와 관련된 한국의 문제를 지적했다.

임 센터장은 “한국 스타트업 현황에서 아쉬운 점은 분야가 쏠려 있다는 것”이라며 “B2C, 전자상거래, 콘텐츠 관련 스타트업은 많은데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의 기술 스타트업은 수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 주도의 스타트업 지원 정책도 문제 삼았다. 공공자금으로 스타트업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보니 대규모 투자 사례도 부족하고, 모험성 투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임 센터장은 “세계적으로 볼 때 한국 스타트업 현황은 괜찮은 편이고, 정부 정책으로도 스타트업에 도움을 많이 주고 있는데 너무 하향식 지원 위주라는 지적도 나온다”면서 “기술 스타트업은 특히 정부가 육성하기보다 대기업이나 벤처캐피탈에서 과감히 투자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모험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를 민간에서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정욱 센터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에서의 창업 인재 육성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의 인력 교류 ▲장기투자를 위한 펀드 운용기간 연장 ▲생계형 창업과 기회추구형 창업 구분에 따른 유사·중복 지원 사업 정리 ▲현행 규제를 일시적으로 정지시키고 규제 지속 여부를 정하는 규제 샌드박스 도입 등을 해결책으로 제언했다.

왼쪽부터 박세인 녹아웃 대표, 서한석 직코 대표, 이성엽 서강대학교 ICT 법경제연구소 부소장, 김앤장 이진 고문. 강성주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 최재승 스포카 대표.

■“창업에 대한 낯설음부터 해결해야”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 한국 스타트업 대표들이 가장 강조한 것은 교육 측면에서의 개혁이었다.

서한석 직코 대표는 “저뿐만이 아니라 대학 동기 10명 중 9명이 취직 이후에 퇴사를 고민했다”며 “장래희망에 대해 당사자의 생각을 존중하고, 관심 있는 진로에 대해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자라나는 학생들이 창업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면서 "문제점을 해결하는 게 곧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재승 스포카 대표는 “여러 문제들이 제기됐지만 가장 중요한 건 창업에 대한 동기”라며 “창업은 등 떠밀리듯이 하면 사업 추진에 대한 동기를 지닌 사람의 성과를 절대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창업의 즐거움을 접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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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녹아웃 대표는 “한국에서 스타트업은 좋은 직장이 아닌 다른 길을 생각하게 할 수 있는 또 다른 성공 루트”라면서 “자라나는 세대가 스타트업 성공 사례를 보고 들으면서 평범한 진로를 택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고방식을 가질 수 있고, 그것만으로도 매우 큰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또 “유연한 생각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가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