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투명한 금융 상담사는 스마트폰"

케이뱅크, 100% 비대면 은행 서비스 개시

방송/통신입력 :2017/04/03 15:14    수정: 2017/04/03 15:23

송주영 기자

“가장 투명하고 간편한 상담사는 스마트폰이라고 생각합니다.”

3일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선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안효조 사업총괄본부장의 말이다.

이 은행은 영업점 없이 100% 비대면으로 서비스한다. 케이뱅크는 이날 디지털 출범식을 열어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전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는 ‘뱅크 에브리웨어’ 비전을 밝혔다. 동시에 자동화를 통해 편리하고 비용 효율적으로 이뤄지는 미래 금융서비스도 제시했다.

케이뱅크는 이날 광화문 KT 사옥에서 ‘그랜드 오픈’ 행사를 열었다. 비대면 채널이라는 특성상 본점 개소식은 없었다. 대신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과 이진복 정무위원장,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 바른정당 김용태 의원, 자유한국당 김한표 의원,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 임종룡 금융위원장, 황창규 KT 회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등 정·관계 인사와 주주사 대표이사 등이 케이뱅크라고 써 있는 큐브를 받아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테이프 커팅식을 대신했다.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이 3일 오픈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심 행장은 인사말에서 “은행 일, 업무를 보기 위해 업무시간과 영업일에 맞춰 고객이 찾아가야했다”며 “케이뱅크는 은행의 새로운 룰을 제시해 앱만 내려 받으면 밤낮, 평일과 공휴일 구분 없이 언제 어디서나 모든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 행장은 “영업점이 없어 절감된 비용으로 금융 시장에서 소외된 서민, 자영업자, 사회 초년생, 경력단절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케이뱅크는 직원 200여명으로 1만명이 넘는 시중은행 직원 수의 1/50도 안되는 적은 수의 인력으로 운영한다.

케이뱅크 오픈식에 참석한 정관계 인사들이 큐브 버튼을 눌러 디지털 출범을 알렸다.

인력을 최소한으로 줄여 비용을 낮춘 대신 시중은행 대비 높은 예금 금리, 낮은 중금리 대출 이자를 제공한다. 전날 서비스 시작에 맞춰 공개한 상품 금리는 정기예금이 2%, 적금(36개월)은 2.65%로 1%대에 머물고 있는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다. 대출도 직장인 신용대출은 최저 연 2.73%, 중금리대출은 4.19%로 낮은 수준이다.

“은행의 모습을 벗어던지는 것이 사명”

케이뱅크는 KT 주도 아래 ICT 기술을 접목한 혁신은행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날 사업소개를 맡은 안효조 사업총괄본부장은 “은행의 모습을 과감히 벗어던지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고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은행 영업점은 상담이 주 업무인데 저희는 통신으로만 가능하고 24시간 365일 계좌를 만들 수 있는 비대면은행, 그것이 케이뱅크”라고 강조했다.

먼저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 기능을 휴대폰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 OTP는 생성기를 별도로 제공하는데 이를 휴대폰에서 기능하도록 해 소비자가 별도로 지급하는 기기 값 을 아낄 수 있도록 했다.

케이뱅크 상품(자료=케이뱅크)

대출도 지문인증을 통해 모바일 기기로 빠르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안 본부장은 “대출을 받을 때 대기도 해결돼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했다”라며 “300만원으로 제한되긴 하지만 지문인증으로 빠르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케이뱅크는 미니K마이너스통장으로 지문인증으로 간편 소액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2일 기준 확정금리는 연 5.5%로 한도는 300만원이지만 실적에 따라 500만원까지 늘릴 수 있다.

낮은 금리의 상품으로 승부한 케이뱅크는 출발이 좋다.

케이뱅크는 이날 새벽에만 1천명의 가입자가 가입했으며 오픈일 하루 동안 가입차 수천명, 최대 1만명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쇼파에 앉아 계좌 이체하는 ‘카우치 뱅킹’ 제시

케이뱅크는 미래의 금융 모델도 제시했다. 인공지능(AI) 금융으로 서비스 자동화 영역을 늘릴 계획이다. 음성 문자 변환(STT), 문서 분석(TA)를 도입해 상담 자동화, 분석 기반을 닦았다.

안 본부장은 “향후 로봇어드바이저에 AI를 넣으면 개인 하나하나의 자산관리 서비스가 완성형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체인증도 지문에 이어 홍채와 안면으로 확대해 보안과 편의성을 동시에 잡을 계획이다. 안 본부장은 “보안과 편의성을 함께 높일 수 있는 기술이 생체인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케이뱅크는 음성인식 기반의 ‘카우치뱅킹(couch banking)’ 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쇼파에 앉아서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 IPTV를 이용해 음성으로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안 본부장은 “KT와 작업을 하고 있는데 쇼파에서 뱅킹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화자인증 기술이 필요하다”며 “이런 작업을 하고 있고 조만간 서비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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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는 이날 ‘혼뱅’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혼자 밥을 먹는 혼밥, 혼자 술을 마실 수 있는 혼술처럼 은행 직원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스스로 은행업무를 할 수 있도록 자동화한 서비스가 혼뱅이다.

안 본부장은 “케이뱅크는 상품 서비스를 새롭게 만드는 사업자가 아니다”라며 “고객의 삶의 질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