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터쇼에 부는 ‘車+IT 합종연횡’ 바람

현대차-벤츠 등 자동차강자, IT업체와 잇단 제휴

홈&모바일입력 :2017/04/03 13:21    수정: 2017/04/03 13:24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7,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 2017 등에서 주목한 자동차와 IT 업계 합종연횡 전략이 2017 서울모터쇼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IT 없이는 자동차 산업 발전이 이뤄질 수 없다는 업계의 인식인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9일까지 진행되는 서울모터쇼에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KT, LG전자 등이 참여한 ‘메르세데스 미 커넥트’ ▲현대자동차, KT ‘기가지니’의 자율주행차 음성인식 시스템 ▲기아자동차, 힐스테이트, SK텔레콤의 커넥티드카 시스템 ▲네이버, 그린카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이 전시됐다.

■‘더 이상의 불편은 없다’ 음성인식 지능화 싸움 치열

그동안 출시된 차량의 음성인식 시스템은 대부분 정확도가 많이 떨어졌다. 다양한 어투와 발음 등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실제로 도산대로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는 불편한 음성인식 시스템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자동차 업체들은 이같은 고객 불편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다른 산업군과 손을 잡았다.

LG전자와 KT와 협업을 강조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 미 커넥트' 홍보 부스 (사진=지디넷코리아)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30일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 무대에 KT 인공지능 셋톱박스 ‘기가지니’를 올려놨다. 무대에 오른 앙웅철 현대차 연구개발담당 부회장, 황승호 차량지능화사업부장 부사장 등은 기가지니 음성인식으로 아이오닉 일렉트릭 완전 자율주행차를 원격 조종 시연을 선보였다.

당시 기가지니는 양 부회장 등 임원들의 말을 잘 알아듣고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 구동에 성공했다. 현대차는 이를 ‘홈투카(Home to car)' 서비스라고 칭하고 내년에 이같은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모터쇼 부스 한편에 ‘메르세데스 미 커넥트’ 체험공간을 만들었다. 이 체험공간에는 LG와 KT 로고 등이 새겨졌다. LG전자가 서비스 구동을 위한 하드웨어를 만들고 KT가 인공지능 음성인식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의미다.

메르세데스 미 커넥트는 현재까지 차량소개, 날씨 및 최신뉴스 정보, 모터쇼 정보 제공만 가능한 상태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앞으로 KT와 LG전자등과 함께 ‘메르세데스 미 커넥트’를 다양화하고 음성인식 기능 정확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는 올해 모터쇼 프레스데이 무대에서 KT 인공지능 셋톱박스 '지가지니'를 배치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 국내 업체간 합종연횡 시도 활발해질까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월 7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자동차산업발전위원회’ 출범식에서 국내 기업간 합종연횡이 활발해져야 한다고 완성차 업체 임원들에게 강조했다. 현대차와 시스코간 협업 사례처럼 국외에 역량 가진 업체와의 협력도 중요하지만, 미래 자동차 모빌리티 산업 경쟁력을 위해서는 국내 기업간 합종연횡도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주형환 장관의 주문대로 이번 서울모터쇼는 국내 업체들 간 합종연횡 시도를 이끌 수 있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자동차는 모터쇼 한편에 ‘커넥티드카 IoT 존’을 만들어 SK텔레콤 ‘누구(NUGU)' 인공지능 스피커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차량 통제 시스템을 전시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11월 국내완성차 업계 최초로 현대건설과 함께 아파트 단지에 카셰어링 서비스를 도입하는 MOU를 맺었다. 기아차는 당시 카셰어링 서비스 외에 다양한 영역에서 현대건설과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SK텔레콤과도 시간을 두고 더 깊은 파트너십을 가지겠다는 게 기아차의 계획이다.

SK텔레콤 '누구' 인공지능 스피커가 마련된 기아자동차 2017 서울모터쇼 부스 '커넥티드카 존' (사진=지디넷코리아)

사상 처음으로 올해 서울모터쇼에 참석한 네이버는 그린카와 함께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였다. 8.8인치 24:9 비율의 디스플레이는 운전중에도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디자인된 것이 핵심이며 지도, 노래 등 다양한 네이버 제공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또 그린카가 제공하는 남은 반납시간, 주행요금 모의 정산, 에코 드라이빙 지수 확인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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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지난해 4월 그린카와 함께 커넥티드카 서비스 MOU를 맺고 1년여만에 이같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이게 됐다. 앞으로 이같은 플랫폼을 확산시키기 위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손을 잡겠다는 것이 네이버의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그린카뿐만 아니라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과 오픈 플랫폼 방식의 협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오는 7월부터 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그린카 소유 차량에 적용할 예정이다.

서울모터쇼조직위원회는 지난 2015년 행사에 이어 올해에도 IT와의 융합을 강조하는 세미나도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LG경제연구원, 한국카쉐어링, 만도중앙연구소, 아주대학교 등 다양한 업계 및 학계 전문가가 참석해 미래 스마트카 시대를 전망한다.

네이버가 그린카와 협력해 선보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