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갤S8, 노트7 만회할 혁신의 결정체"

"HW 2년반 SW 6년 준비…초도물량 갤S7 두배"

홈&모바일입력 :2017/03/30 11:00    수정: 2017/03/30 11:15

정현정 기자

(미국 뉴욕=정현정 기자)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분석과 갤럭시S8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갤럭시S8이 출시되고 나면 시장에서 또 한 번 평가를 받게 될 텐데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갤럭시S8 언팩을 이틀 앞둔 지난 27일(현지시간) 행사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서 국내 기자들과 만나 갤럭시노트7 사태 수습과 갤럭시S8 출시 준비 소회를 밝혔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이라는 최악의 스캔들을 겪은 만큼 품질과 신뢰 회복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최우선 과제였다. 동시에 갤럭시노트7의 실패를 만회할 신제품인 갤럭시S8 개발도 투트랙으로 진행해왔다.

고 사장은 "자체 조사와 UL, TUV라인란드, 엑스포넌트 등 외부 기관 조사에서 배터리 불량이라는 동일한 조사 결과가 나왔고 이를 가지고 구체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거래선과 사업자들에게 설명했더니 모든 분들이 납득을 했다"면서 "사업부장으로 회사 경영에 큰 손실을 끼쳤는데 이번 사태가 비용이 아니라 미래의 밑거름이 되는 투자로 만들어야겠다고 가슴 속 깊이 다짐했고 빠른 시간 안에 이를 상환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드웨어 2년반 빅스비 등 SW 6년 준비했다"

다행히 신제품 갤럭시S8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다.

29일 미국 뉴욕 맨해튼 링컨센터에서 열린 언팩에서는 행사가 진행되는 60분 동안 고동진 사장이 무대에 오를때마다 엄청난 박수 갈채와 환호가 이어졌다. 또 이날 행사장에서 제품을 접한 국내외 미디어들은 기대 이상이라는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갤럭시S8은 베젤을 최소화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처음으로 탑재해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구현했고, 새로운 지능형 스마트폰 인터페이스 '빅스비(Bixby)'도 처음으로 탑재됐다. 또 강력한 보안을 자랑하는 홍채, 지문에 이어 안면 인식까지 세 가지 생체인증 기술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또 갤럭시 시리즈의 혁신을 이어 IP68 등급의 방수방진, 세계 최초의 10nm 프로세서를 적용했으며, ‘삼성 덱스’, ‘기어 360’ 카메라 등 모바일 경험을 확장시켜줄 주변 기기들도 함께 나왔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고 사장은 "좌우 듀얼 엣지 디스플레이에 이어 위아래 베젤까지 없애는 베젤리스 디자인 구현을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수율을 끌어올리며 공정상 문제를 다 잡았다"면서 "갤럭시S8의 하드웨어는 무선사업부가 지난 2년 동안, 빅스비 등 소프트웨어는 5~6년 전부터 준비를해왔던 혁신의 결정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능형 비서 빅스비는 인피니트 디스플레이와 함께 미디어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약 1천명의 사람들로부터 공모를 해서 만든 빅스비라는 이름은 아마존의 알렉사와 다르게 성 구분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알아 듣기 쉽고 발음하기 쉬운 X와 B 알파벳을 사용해 비영어권 국가 소비자들에게도 편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현재 빅스비는 완성된 기능이 아니고 첫 걸음마를 내딛는 단계다.

고 사장은 "갤럭시S8 출시일인 4월 21일에 임박해 빅스비 출시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면서 "일단 출시에 맞춰 한국어와 영어를 두 가지 언어를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연내 스페인어, 중국어, 독어, 영국식 영어 등 많은 언어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음식점이나 관공서, 세탁 등 여러 업종 별로 누구나 원하면 쉽게 서비스에 결합할 수 있는 개방형 시스템이 삼성전자가 빅스비를 위해 인수한 비브랩스의 장점"이라면서 "하반기 6~8월 중으로 다양한 써드파티 앱과도 연동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로드맵을 밝혔다.

■"초도 물량 갤럭시S7 대비 두 배 이상 준비"

갤럭시S8은 오는 4월 21일부터 한국, 미국, 캐나다 3개국에 우선 출시되며 일주일 후인 4월 28일 유럽, 싱가포르, 홍콩 등 50개국에서 추가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5월 이후부터는 순차적으로 120개국에 순차 출시가 이뤄진다.

고 사장은 "초도 물량 문제 때문에 이번에는 창고에 한 번 쌓아놓고 팔아보자고 도전을 했다"면서 "초도 물량을 갤럭시S7 대비 두 배 이상 준비를 하고 있고 출시가 이뤄지는 4월부터 상반기 동안 공급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뉴욕에서 언팩 행사를 끝낸 고 사장은 그동안 한국에서 바로 방문하기 어려웠던 중남미 시장을 둘러볼 계획이다.

또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시장에 대해서도 반드시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소비자를 위한 혁신 활동 멈출 수 없다"

그는 "3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이 미국, 유럽에 이어 가장 큰 시장이었지만 지금은 바닥까지 온 상황"이라면서 "최근 중국 시장 책임자도 새로 파견하면서 새로운 각오를 다졌고 겸허한 마음으로 2년 정도 시간을 주면서 저도 중국 출장을 많이 다니며 함께 뛰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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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을 둘러싼 일련의 문제들도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혁신 활동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고 사장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같은 차세대 기술 분야 인수합병(M&A) 등 혁신 준비를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해왔고 지금도 크고 작은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최근 삼성에 대해 안팎의 우려가 있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미래를 위해서, 소비자들을 위해서 혁신이나 혁신에 필요한 활동들은 멈출 수 없고 멈춰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