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vs 특검, '공소장 적법성' 놓고 공방

李 '공소장 위법' 주장에 특검 정면 반박 …4월 초 공판 시작

디지털경제입력 :2017/03/23 15:15    수정: 2017/03/23 15:16

430억원대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장 적법 여부를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10여년 전 사건까지 공소장 범죄사실에 포함시킨 것은 부당하다는 이 부회장 측 주장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번 재판에서 본격 반박에 나섰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특검 측은 "이 사건의 공소장에는 예단을 줄 서류가 첨부되거나 증거가 인용되지 않아 '공소장 일본주의' 문제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 측은 공소장에 적시된 삼성의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건과 SDS 신주인수권부 사채(BW) 사건에 대해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뇌물을 공여했다는 내용의 공소사실과 무관한 내용이 아니라 범죄 구성 요소의 핵심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차 공판기일에서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특검이 지난 1996년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 등 이번 사건의 공소사실과 무관한 내용까지 공소장에 포함시켰다"며 해당 공소장이 대법원 판례가 인정하지 않는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된다며 공소장 자체가 위법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에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하고 기타의 서류나 증거물은 일체 첨부하거나 제출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8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특검 사무실에서 서울중앙지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날 역시 이 부회장의 변호인 측은 "공소사실, 즉 이 부회장이 뇌물공여 과정에서 임원들에게 어떤 지시를 내렸고, 어떻게 범해을 공모했다는 건지 특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특검은 "이 부회장이 대통령과 독대 후 언급한 지시 사항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으며 뇌물공여, 재산국외도피에 대해 변호인들의 내용을 다 파악하고 있어 변론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받아쳤다.

한편, 이날 공판준비기일에서는 이 부회장의 변호인 측이 지난 9일 특별검사법에 따라 파견검사가 재판에 참여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파견검사도 참여할 수 있다는 재판부의 판단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특검의 직무 범위에는 공소유지가 속하고, 특검 측의 지휘 감독에 따라 파견검사도 공소유지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31일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가진 후 4월 초부터 공판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첫 공판은 다음달 5~6일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일주일에 2~3차례씩 집중적으로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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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판은 형사합의 27부로 재판부가 재배당 된 이후 열린 첫 재판이었다. 지난 9일에는 형사합의 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1차 공판준비기일이 열렸지만 재판장을 맡은 이 부장판사의 장인이 정수장학회의 이사를 역임한 경력이 있는 등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 부장판사가 재배당을 요청해 재판부가 변경됐다.

이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 5명은 지난 9일 1차 공판준비기일에 이어 이날 공판준비기일에도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