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 번씩 방문하게 되는 네이버 서비스 안에는 어떤 인공지능(AI) 기술이 녹아 있을까?
그동안 네이버 AI 서비스 중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번역앱인 파파고였다. 하지만 네이버 측은 특정 서비스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란 입장이다. 서비스 전반에 걸쳐 AI를 활용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네이버 관계자가 설명했다.
이제 AI는 거창한 어떤 것이라기보다는 일상 생활에서 직접 사용될 때 더 큰 의미를 갖는 기술이 됐다. 네이버는 검색과 쇼핑 전반에 걸쳐 AI 기반 기술을 녹여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 원하는 이미지 검색 돕는 '쿼리 어시스턴트'
네이버 검색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우선 네이버 모바일앱을 통한 이미지 검색에는 '쿼리 어시스턴트'라는 기술이 숨어있다.
예를 들어 네이버 모바일앱에서 '식탁'을 키워드로 이미지 검색을 하면 검색어 입력창 바로 아랫쪽에 '2인용', '4인용', '6인용', '리폼', '매트'라는 키워드가 관련 이미지와 함께 뜬다.
이러한 키워드를 표시하기 위해 네이버는 AI 기반 기술 중 하나인 딥러닝 기법을 썼다. 우선 검색어나 검색어와 관련된 위치 중심으로 노출되는 이미지 목록을 모은다. 그 뒤 이들 중 시각적으로 유사한 것들만 따로 모아 분류하는 '클러스터링'이라는 작업을 수행한다.
다음으로는 딥러닝 방법을 통해 분류된 이미지들을 비지도학습 방법으로 분석한다. 이미지들 간 유사성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정보를 다시 묶어주고, 관련 텍스트를 이용해 적절한 키워드를 정확도에 따라 추천한다.
추천의 정확도를 높이면서 더 적합한 텍스트를 찾기 위해서 주요 이미지 패턴에 대해서는 지도학습을 수행한다. 네이버는 이미지 검색 중 기존 포토요약에 적용됐던 식당, 명소, 쇼핑&상품 주제에 대해 이 같은 기술을 우선 적용하고 자동차 등 다른 분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여행지에서 뉴스까지 맞춤 정보 추천하는 AI
또 다른 기술로는 해외 도시 관련 정보 추천서비스에 적용된 코나(ConA)와 사용자 맞춤 뉴스 추천 서비스인 에어스(AiRS)를 들 수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맥락인식 AI(Context recognition AI)의 줄임말인 코나는 고베, 발리, 시카고, 칭다오, 마카오, 오코하마, 밀라노 등을 포함해 76개 도시, 1만3천여개 명소, 맛집, 쇼핑센터 등 관심장소(POI)를 대상으로 도시정보, 리뷰, 가볼만한 곳, 코스추천 등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관련 장소에 대해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AI 기술 중 회선신경망(CNN), 장단기기억기술(LSTM)을 썼다. 사용자가 블로그, 지식iN 등을 통해 올린 여행지, 식당 등에 대한 콘텐츠(UGC) 빅데이터를 모아 해당 장소에 가는 목적이나 분위기 등과 같은 테마를 자동으로 추출해낸다. 그 뒤에는 인기 테마를 뽑아내기 위해 각종 UGC에서 CNN과 LSTM을 활용, 추출된 후보 테마가 들어간 문장의 문맥을 분석하고 여행지별 적합한 테마를 서로 연결시키는 태깅 작업을 한다.
CNN은 인간의 시신경이 사물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차용한 AI 기술로 코나에서는 각 여행지에 대한 UGC 내에 리뷰 문장 중 사전에 정해진 후보 테마 키워드가 등장하지 않지만 문맥 상 해당 의미를 포함한 테마를 뽑아낸다. 예를 들어 '오드리햅번이 영화 로마의 휴일을 찍은 스페인광장'이라는 말에서 '촬영지'라는 테마를 추출해 해당 장소와 태깅한다. 이를 통해 '로마 스페인 광장'의 대표 키워드인 '분수', '젤라또', '아이스크림', '나들이', '촬영지'를 자동으로 추출해 네이버 모바일앱에서 여행지에 대한 보다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돕는다.
LSTM은 특정 위치에 나타나는 단어의 종류를 인식한다. 사용자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되는 장소별 후보 테마 키워드를 풍부하게 하는 역할을 맡았다.
CNN과 LSTM이 상호작용해 여행지별 테마를 태깅하고, 태깅된 데이터는 다양한 테마의 여행정보를 찾는 사용자들에게 맞춤형 여행정보를 묶어서 보여준다.
네이버에 따르면 코나는 앞으로 시간, 장소 등 맥락에 따라 여행지나 명소를 추천해나가는데도 활용될 예정이다.
현재 네이버 모바일앱에서 베타서비스 중인 뉴스 추천 서비스 에어스는 'AI 추천 시스템(AI Recommender system)'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지는 사용자들의 관심사를 반영해 자동으로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기술이다. 현재 모바일 뉴스판, 마이피드판, 웹툰, 네이버TV 등에 일부 적용됐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네이버는 협력필터(CF)와 인공신경망 기술 중 하나인 순환신경망네트워크(RNN)를 사용했다.
비슷한 관심 분야를 가진 사람들이 본 콘텐츠를 추천하기 위해 CF 기술은 사용자들의 일반적인 콘텐츠 소비 패턴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비슷한 관심 분야 사용자들을 묶어서 이들이 많이 본 콘텐츠들을 선별해서 보여주는 식이다.
RNN은 사용자가 콘텐츠를 보는 순서까지 고려한 딥러닝 기술로 최신 콘텐츠에 대해서도 사용자가 관심을 가질만 한 콘텐츠를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갖췄다.
■ 이미지 분석, 네이버 쇼핑에 어떻게 적용되나
네이버 쇼핑에서는 2015년부터 카테고리별로 자동으로 쇼핑상품을 분류하는 딥러닝 기술과 다양한 분류 기술이 함께 적용됐다. 이를 통해 수억 건에 달하는 네이버 쇼핑에 올라오는 상품들을 적절한 카테고리로 자동 분류한다. 쇼핑 상품 이미지에서 청바지, 원피스, 가방 등에 맞는 특징을 찾아내 비슷한 스타일의 쇼핑 품목을 알려주기도 한다.
아직 본격적으로 네이버 서비스에 도입되지는 않았지만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인 네이버랩스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학회인 'CVPR 2016'에서 열린 비주얼 퀘스천 앤서링(VQA) 챌린지'에서 2등을 거두기도 했다.
이밖에도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경우 2015년부터 스티커(이모티콘) 이미지를 분석해 사용자가 선호할만한 스티커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적용해 이전까지는 구매이력만으로 스티커를 추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구매이력이 없는 신규 스티커들이 이를 선호하는 사용자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지식iN과 네이버 클라우드서비스에서는 2014년부터 AI 기술을 활용해 사진에 담김 정보에 따라 자동으로 카테고리를 정리해주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최근 끝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7에서 이데자와 타케시 라인주식회사 최고경영자(CEO)는 네이버와 협업해 인간의 오감을 인식해 대응할 수 있는 '클로바(Clova)'라는 AI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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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관계자는 "코나, 에어스와 같은 기술은 모두 클로바 내에 포함돼 있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음성인식비서 역할을 하는 스피커에 맞춤형 상품 추천, 외부 개발자 생태계까지 끌어들이려는 클로바가 앞으로 어떤 서비스를 내놓게 될 지 두고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