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인공지능(AI) 프로젝트들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AI 별도법인 네이버랩스는 최근 IT업체 중에선 처음으로 국토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았다.
네이버는 또 다음 달 열리는 ‘서울모터쇼 2017’에도 자율주행차를 공개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상반기에는 음성인식 스마트 스피커를 출시하는 등 AI시대 준비를 부지런히 하고 있다.
■네이버 자율주행차, 국토부 임시허가로 ‘날개’ 달아
네이버랩스는 지난 20일 국토교통부가 부여하는 자율주행차 임시운행을 허가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선보인 자율주행 기술이 실제 도로상에서 시험이 가능한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것을 공인받은 셈이다. 이번 임시운행 허가는 국내 IT업계 최초 사례다.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네이버랩스를 포함해 일부 자동차 업체와 대학 및 연구소 등 약 8개 기관기업에서만 허가를 받은 상태다.(▶네이버랩스 자율주행차 동영상 보기)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고장 자동 감지 및 경고 기능 ▲비상시 수동 전환 기능 ▲최고속도 제한 및 전방 충돌 방지 기능 등 기본 안전운행 기능이 충족돼야 한다. 또 일정 시간 이상 시험테스트를 완수해야 한다.
임시운행 허가를 받은 네이버랩스 도요타 ‘프리우스’ 자율주행차는 앞으로 일부 교통약자 보호구역을 제외하고 모든 도로에서 자율주행 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
네이버랩스는 이번 임시운행 허가를 바탕으로 향후 실제 주행 환경에서 데이터 축적과 분석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네이버랩스가 추구하는 생활환경지능을 도로 환경에서 구현하기 위한 연구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현재 네이버랩스는 모빌리티 팀을 구성해 미래 이동성 개선과 도로 환경의 정보화를 목표로 자율 주행 및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관련 다양한 기술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미국 관련법이 정비되면서 지난해 말부터 미국에서는 주로 자율주행차 수준을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으로 하는데, 이 기준으로 네이버는 이제 3단계 레벨에 진입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초부터 자율주행차 시험 및 연구를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관련법 및 시행령 등을 개정해 임시운행 허가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국토부는 2020년 레벨 3의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제도 개선과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레벨3은 고속도로 등 정해진 구역 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유사시에는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단계를 말한다. 4단계는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상태다. 현재 구글 자율주행차량도 레벨3 수준이다.
송창현 네이버랩스 대표는 “자율주행 기술은 시뮬레이션만을 통해서 개발하는 것에 한계가 있으며, 실제 도로 상에서 데이터를 쌓아가며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실제 도로 주행을 통해 자율 주행 기술 개발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앞으로 안전하고 편리한 운전 환경과 새로운 이동 수단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가 미래 먹거리로 밀고 있는 자율주행차가 드디어 이제 막 출발선에 선 만큼, 업계는 다음 달 31일부터 킨텍스에서 열리는 서울 모터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외 자동차 기업들이 신차뿐 아니라 자사의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일 텐데, 이렇게 되면 네이버의 기술 경쟁력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서울모터쇼에서 이번에 임시허가를 받은 자율주행차량 1대를 공개할 예정이며, 공개 범위와 방식을 놓고 고민 중이다. 일단 기존 모터쇼 방식대로 공식 행사 전 자동차 출입기자 대상으로 부스와 차량을 짧게 소개할 계획이다. 다만 전시장에서 취재진과 일반 관람객들에게 차량 내부까지 공개할지 여부는 조율 단계다.
■인공지능 스피커 등 AI 서비스 줄줄이 공개
한편 네이버는 올 상반기 중 대화형 인공지능 시스템 '아미카'와 음성합성 기술 등을 기반으로 한 AI 스피커를 출시할 예정이다.
아미카는 기기가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대화 시스템이다. 그 동안 네이버가 축적해온 딥러닝, 음성인식, 음성합성 연구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사용자의 상황이나 사용자 자체를 잘 인식하고 인지함으로써 사용자가 요구하지 않아도 필요한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네이버 인공지능 스피커는 사용자들이 검색 포털 사이트 네이버나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서 사용하던 모든 기능을 음성으로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집안일을 하면서 좋아하는 연예인 정보를 찾거나, 친구들에게 라인 메시지를 보낼 때 활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전화를 걸거나, 새로운 뉴스를 청취하거나 지식을 얻는 데에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랩스는 음성합성 기술 분야에서도 높은 가능성을 이미 입증했다. 이 기술은 네이버의 어학사전 예문듣기나 뉴스 본문듣기에 적용돼 있다. 지난해 네이버는 유인나 오디오북을 통해 실제 사람이 말하는 것에 가까운 기술을 선보여 사용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네이버는 최근 진행된 지난해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와 라인이 함께 추진하는 프로젝트J는 24시간 언제나 사용자와 함께 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라면서 “라인이 이용자와 매우 밀접한 앱이기 때문에 인공지능(AI) 가상비서의 시작점이자 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상반기 중 가상 비서인 스마트 스피커를 출시하고, 장기적으로 스마트홈, 스마트카 등 생활 깊숙이 파고드는 서비스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혀 기대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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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한성숙 네이버 대표 내정자는 “올해 첨단기술을 통해 사용자 일상에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겠다”며 “중소상공인, 창작자들의 지원을 늘리고 이들의 글로벌 진출도 함께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네이버는 AI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 번역 기능이 적용된 ‘파파고’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 중이며, AI 기술 기반의 웹브라우저인 ‘웨일’의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AI 시대에 걸맞는 기술 기업으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