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8도 G6도…'18:9 화면비'의 비밀

2:1 동영상 화면비 '유니비지엄' 추세 선반영?

홈&모바일입력 :2017/02/02 11:25    수정: 2017/02/02 13:43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제품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다소 당황했을 수도 있다. LG전자가 차기작 'G6'에 18:9 화면비를 쓰겠다고 발표했고, 삼성전자 갤럭시S8은 한술 더 떠 18.5:9 화면비를 채택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기존의 16:9 화면비에 익숙했던 소비자들은 세로로 길쭉해진 스마트폰 디자인에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 다음에 따라온 의문은 "왜 18:9인가?"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두 제조사가 동시에 차기작에 새로운 화면비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2009년 이후 대부분의 TV와 노트북, 스마트폰 디스플레이가 16:9 화면비로 전환됐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18:9 화면비는 세로와 가로의 화면비가 2:1로 세로 길이가 기존 16:9 화면보다 길어지고 가로폭은 상대적으로 좁아지게 된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을 가로로 돌려서 동영상을 감상하거나 게임을 즐길 때 몰입감을 높일 수 있고, 가로폭이 상대적으로 좁아지면서 화면 크기를 키우면서도 스마트폰 한 손 조작은 편리해진다는 점이 18:9 화면비의 장점으로 꼽혔다. 또 애플리케이션 두 개를 동시에 띄울 수 있어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7.0 누가(Nougat)에 새로운 기능인 듀얼스크린 방식 멀티태스킹에도 적합하다는 것도 이유로 거론된다.

여기에 더해 향후 모든 콘텐츠가 18:9(2:1) 표준으로 통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이를 염두에 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기작에 화면비를 변경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모바일 전문매체 폰아레나는 삼성과 LG의 새로운 화면비 채택이 '유니비지엄(Univisium)' 새로운 표준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LG전자는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G6 공개 행사 초청장에서 18:9 화면비를 강조했다. (사진=LG전자)

■G6는 18:9, 갤럭시S8은 18.5:9

스마트폰에 18:9 화면비를 처음 적용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LG전자다. LG전자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18:9 화면비를 적용한 5.7인치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양산해 LG전자의 차기 전략 스마트폰에 탑재한다고 밝히면서다.

LG디스플레이는 "보다 넓고 시원한 대화면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짐에 따라 18:9 화면비를 구현함으로써 몰입감을 높였다"면서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소비와 멀티 태스킹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맞춰 18:9 라는 새로운 화면비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듀얼스크린 기능을 활용한 멀티태스킹에 보다 최적화 됐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내달 공개하는 차기작 갤럭시S8의 화면비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적은 없지만 그동안 유출된 신제품 추정 사진과 정보를 통해 통해 신제품에 18.5:9의 화면비율을 적용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됐다.

지디넷코리아의 자매지인 씨넷코리아가 입수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갤럭시S8은 5.8인치와 6.2인치 두 가지 화면 크기로 나오며 두 모델 모두 18:5:9의 화면비를 채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 : [단독] 갤럭시S8에서 '엣지' 사라진다 )

기본형이 5.8인치 모델의 경우 양쪽 엣지 부분을 제외한 평평한 화면의 대각선 길이는 143.05mm(5.63인치)로 세로와 가로의 길이가 각각 131.58mm와 64.94mm로 2:1에 근접했다. 6.2인치 모델의 경우에도 평평한 부분의 화면 크기는 세로와 가로의 화면비가 2:1에 가깝다. 화면비가 일반적인 18:9가 아닌 18.5:1로 세로 길이가 조금 더 길어진 이유는 갤럭시S8부터 사라지는 홈버튼과 물리버튼을 스크린 위에서 구현하기 위한 것이거나 듀얼 엣지 디자인일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씨넷코리아가 입수한 삼성전자 갤럭시S8 관련 정보를 토대로 만든 렌더링 이미지 (사진=씨넷코리아)

■2:1 화면비 '유니비지엄'이 대세될 수도

이처럼 갤럭시S8과 G6가 거의 비슷한 18:9 화면비를 채택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폰아레나는 이탈리아의 촬영감독 비토리오 스토라로가 만든 '유니비지엄(Univisium)'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향후 대부분의 TV 콘텐츠와 영화 화면비가 유니비지엄이라고 불리는 2:1(18:9) 표준으로 통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으로 일반적인 HD(1920x1080) TV 포맷은 흔히 16:9라고 부르는 1.78:1을 고정화면비로 하고 있다. 가로 길이가 세로 길이의 1.78배라는 의미다. 현재 출시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들도 주로 16:9 화면비를 채택하고 있다.

반면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의 경우 70mm 필름은 2.20:1, 35mm 필름은 2.35:1의 '시네마스코프' 화면비를 적용한다. 2.35:1은 HD 포맷인 1.78:1에 비해 세로 대비 가로의 길이가 더 길다. 극장용 영화를 TV에서 그대로 볼 경우 위아래로 검은색의 '블랙바'가 생기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에는 촬영장비가 점점 디지털화되면서 좀 더 다양한 화면비를 채택할 수 있게 됐다. 꼭 35mm 필름을 써야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2.35:1 화면비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비토리오 스토라로 감독은 "유니비지엄이라고 부르는 2:1 화면비는 극장 표준인 2.20:1(또는 2.35:1)과 HD 표준인 1.78:1의 평균값에 가깝기 때문에 화면에 맞추기 위해 자르거나 인위적으로 화면비를 조정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설명에 따르면 2:1 화면비는 라틴어로 '이미지들의 통합'이라는 유니비지엄이라는 개념처럼 미래 디지털 콘텐츠 시장을 대비하기 위해 현재의 1.78:1 와이드스크린 HD 표준과 2.35:1의 시네마스코프 표준을 통합하는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폰아레나는 "이같은 설명이 부족할 수도 있지만 현재의 와이드스크린 표준인 1.78:1도 이전의 4:3 방송 종횡비와 시네마스코프 화면비의 평균으로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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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넷플릭스와 아마존의 인기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나 '트랜스페어런트(Transparent)' 시리즈는 2:1 화면비로 제작됐다. 또 넷플릭스의 최신 시리즈 '프론티어(Frontier)' 역시 놀랍게도 2:1 포맷을 채택했다. 넷플릭스나 영화사들이 2:1 포맷의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기 전략폰 갤럭시S8이나 G6에 2:1 화면비를 적극 수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한 이유다.

이 매체는 "2:1 화면비가 앞으로 콘텐츠 표준이 될 지는 두고봐야한다"면서 "만약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스마트폰의 세로가 길어지고 가로폭은 좁아지면서 대화면폰을 한 손으로 사용하기 더 편리해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