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 거인 에스리, 동시접속 라이선스 폐지 수순

제품 사용자 라이선스 가격 부담 커지나

컴퓨팅입력 :2017/01/25 18:03

에스리(Esri)가 지리정보시스템(GIS) 소프트웨어 사용 기업의 비용 절감 수단이었던 '동시사용(CU, concurrent use)' 라이선스를 없애기로 했다. 한국에스리도 지난해말 CU 라이선스 판매 종료 공지를 통해 이같은 변화를 예고했다.

CU라이선스는 특정 컴퓨터를 동시에 다루는 최대 인원수를 제한하는 방식. 실제 사용자 수만큼 제공되는 '단일사용(SU, single use)' 라이선스와 구별된다. 여럿이 돌아가며 쓰는 컴퓨터에 설치할 소프트웨어라면 SU라이선스보다 CU라이선스로 구매하는 게 비용면에서 유리하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GIS 지리정보시스템 지오그래픽 위치정보 기상정보 위성 위치데이터 위치기반서비스 LBS [사진=Pixabay]

그런데 한국에스리는 2016년 12월 21일자 공지를 통해 월말(30일)부터 일부 제품 CU 라이선스 판매를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데스크톱용 아크GIS(ArcGIS for Desktop), 아크GIS 엔진(ArcGIS Engine), 에스리 시티엔진(CityEngine)이 해당 제품이다.

[☞참조링크: 동시 사용 (CU) 라이선스 판매 종료 안내]

회사측은 "고객의 편의성 향상 및 보안상의 이유로 모든 국가의 CU 라이선스가 판매 종료"된다며 "플랫폼에서 고객의 역할에 보다 적합한 GIS 환경 구축을 위한 움직임으로 모든 라이선스는 기명사용자(Named User), 즉 사용자 할당 모델로 전환될 예정"이라 설명했다.

■한국에스리 "일부 CU라이선스 판매 종료…관련 국내 정책은 2월 확정 공지"

즉 한국에스리는 향후 SU라이선스만 계속 판매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CU라이선스 판매가 종료되는 제품을 모두 SU라이선스로 구입할 수 있다고 안내 중이다.

예외는 있다. 기존 CU라이선스를 구매한 곳에서 이를 유지보수할 경우에는 라이선스가 유지된다. 유지보수 계약기간 안에는, 올해 말까지 추가구매도 가능하다. 다만 이와 관련된 세부 정책은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기업에서 한국에스리 측에 별도 문의해야 한다.

한국에스리의 아크GIS 제품의 동시사용 라이선스 판매 중단 공지문.

유지보수 계약기간이 만료된 이후 시점에는 CU라이선스 유지가 불가능하다. 즉 유지보수를 하더라도 SU라이선스로 전환해야 한다. 또 SU라이선스에서 CU라이선스로 바꿀 수도 없다.

요약하면 에스리는 신규 사용자와 기존 사용자들에게 모두 CU 라이선스 도입을 제한하고, SU 라이선스 계약을 우선하도록 유도하고 있따. 특정 제품은 특히 SU 라이선스로만 신규 사용자에게 공급된다. 한국에스리 측에 CU라이선스 계약 가능한 제품은 없는지 문의하자 아래와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신규 도입하는 사용자는 SU라이선스로만 계약을 할 수 있습니다. 신규 도입 사용자에게 판매가 종료되는 CU 라이선스 해당 제품은 ArcGIS Desktop (ArcGIS Pro 및 ArcMap), ArcGIS Engine, Esri CityEngine 입니다. 이 중 ArcGIS Engine과 Esri CityEngine은 특성화 애플리케이션이기 때문에 ArcGIS Desktop 중심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ArcGIS Desktop을 신규 도입하는 사용자는 SU 라이선스로 계약하게 되며, 기명 사용자 라이선스를 SU 라이선스 수량 만큼 같이 제공 받게 됩니다. 이는 플랫폼 환경에 적합한 라이선스 구조로 확장성과 고객의 편의성, 활용성을 고려하여 시행하는 정책입니다. ArcGIS Desktop에는 지도 제작용 애플리케이션인 ArcMap과 ArcGIS Pro가 포함됩니다. SU 라이선스 인증 방식은 정통 GIS 앱인 ArcMap에 적용되며, 기명 사용자 방식은 ArcGIS Pro에 적용 됩니다."

웹사이트 공지와 질의응답을 통해 제시된 한국에스리의 라이선스 정책 변화는 물론 본사 결정에 따른 것이다. 다만 한국에스리는 국내 시장 환경에 맞춰 본사 정책을 조율할 수 있는 역할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본사의 정책을 수용하진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국에스리 측은 관련 문의에 "(라이선스 변화) 정책은 에스리 글로벌 정책으로 대부분(지역)이 따르며, 시장이나 국가 대륙 별로 다소 차이가 있는 부분은 해당 국가 에스리 디스트리뷰터(총판)에서 정하게 된다"며 "각 나라별 정책은 별도 문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에스리의 라이선스 정책은 2월 초에 확정될 예정"이라며 "확정되는 (한국 시장 라이선스 정책) 자료는 별도로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사용자에게 CU라이선스 판매 종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비용 증가 가능성 때문이다.

한 국내 GIS 솔루션 업계 관계자는 "신규 고객에게는 상당한 가격상승 이슈가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다른 지역에선 이미 CU라이선스 폐지에 따른 부담을 우려한 사용자 반응이 이어졌다.

■국외 사용자, 비용증가 우려…에스리, 2018년까지 모두 SU로 전환 추진하나

작년말부터 글로벌 커뮤니티 지오넷(GeoNet)에서 우려섞인 사용자 반응을 접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13일 한 사용자(표기명 'tslawecki')가 "아크GIS 10.5 버전에서 CU라이선스가 폐지되느냐"는 질문을 올렸다. 주요 내용을 한국어로 옮기면 아래와 같다.

[☞참조링크: Concurrent Licensing being phased out under ArcGIS 10.5?]

"우리 영업담당자가 10.5 버전이 나오면 CU라이선스가 없어질 거라고 말했다. …(중략)… 우리는 GIS를 다룰 줄 아는 엔지니어들이 있지만 이들이 하루 종일 그 일만 하진 않는다. CU라이선스를 쓸 수 없게 만드는 건 일부 회사들의 일하는 방식을 존중하지 않은 결과란 느낌이 든다. 우리는 GIS를 지원기술의 하나로 바라보며 사용하는 거지 스스로 GIS 회사를 자처한다든지, 직원을 GIS만 다루는 일에 우겨넣으려는 게 아니다. 그런데 CU라이선스가 없어지면, 향후 사업 성장에 따라 추가로 종속된(locked) 신규 라이선스를 구매해야 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비용 라이선스 가격산정 협상 조달가격 매입가 입찰 거래 조달 공정거래 [사진=Pixabay]

이 CU라이선스가 없어지느냐는 질문에 '나도 궁금하다'는 의사를 48명이 표시했다. 보통 일이 아님을 방증한다. 이후 3주간 여러 사용자로부터, 에스리가 고객사에 CU라이선스 폐지에 맞춰 라이선스 제공 및 유지 정책을 제안할 것인지 확인하는 질문이 쏟아졌다.

쏟아진 질문 속에는 대체로 CU라이선스를 SU라이선스로 전환시 발생할 비용 증가 부담에 따른 우려가 섞여 있다. 댓글 중 지난 1월 5일에 한 사용자(표기명 'bill3648')가 올린 질문도 그런 사례다. 한국어로 옮기면 아래와 같다.

"비용 관련 소문을 들었는데… 에스리가 기명사용자(named user)를 위한 대규모 할인을 더 이상 해주지 않는다고. 알고있겠지만, 과거엔 (에스리가) 사용자 5명짜리 라이선스를 인당 500달러(총 2천500달러)에 그리고 100명짜리를 인당 175달러(총 1만7천500달러)에 팔았다. 그런데 지난주엔 100명짜리 가격이 4만5천달러였다."

댓글에 이어진 다른 사용자(표기명 'mwawryk')의 지난 18일자 댓글은 이런 부담이 지역에 따라 더 심할 수도 있음을 보여 준다. 해당 내용을 한국어로 옮기면 아래와 같다.

"나도 같은 얘길 들었는데 캐나다 가격정책은 훨씬 더 나쁘다. 사용자당 850달러다. 50명을 넘어가면 인당 780달러로 깎아 준다. 50명짜리 라이선스 가격이 3만9천달러란 얘기다. 크리스마스 전에 우리는 50명짜리 라이선스를 1만6천(달러)에 결제했는데, 우리 담당자가 (이를 구매할) 예산을 집행하려면 새해 1월 1일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했더니 (에스리 측에서) 3만9천달러를 내라더라. …(중략)… 불행히도 우리 예산은 한정돼 있고 …(중략)… 너무 실망스럽다. 우리는 2000년부터 에스리 충성 사용자였는데."

에스리의 CU라이선스 폐지 이슈는 영어권의 게시판형 거대 인터넷 커뮤니티인 레딧(reddit)에서도 GIS 주제 게시판에서도 뜨거운 감자였다. 2016년 12월 21일 한 사용자(표기명 'FxMuldr')는 에스리 본사의 라이선스 변경 정책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 글을 올렸다. 주요 내용을 한국어로 옮기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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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링크: ESRI Doing Away With Concurrent Licenses]

"… 우리는 CU 및 SU 라이선스를 혼용하고 있고 (계약된 사용기간은) 향후 5년이다. 에스리가 (CU라이선스를 없애기 위한) 문제의 과정에서 영업담당자는 내년부터 CU라이선스가 없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2018년까지 우리의 모든 CU 라이선스를 SU로 전환해야 한다더라. 이에 대해 뭐 얘기 들은 사람 없나? 내 생각에 이건 모두 돈 문젠데, 기존 우리 업무 디자인과 예산을 수렁에 빠뜨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