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3년간 11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그동안 연간 2조원 안팎의 설비투자(CAPEX)를 집행해온 점을 고려하면, 추가로 5조원의 투자 계획을 새롭게 발표한 것이다.
이 신규 투자는 일명 '뉴(New) ICT 생태계'라는 부분에 쓰기로 했다.
산업간 경계 파괴와 융합이 가속화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신규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대규모 선제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의도다.
■ “지금의 SKT 역량으로는 안 된다”
이번에 새롭게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분야는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AI(인공지능) 빅데이터 스토리지 ▲스마트홈 ▲에너지관리 ▲AR VR 미래형 미디어 ▲글로벌 콘텐츠 등이다.
박정호 사장은 “SK텔레콤 혼자만의 힘으로는 진정한 뉴 ICT 생태계를 구축할 수 없다”며 “다양한 사업자들과 손을 잡고 함께 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협업 기반의 생태계 구축이 회사가 앞으로 살아갈 길이라고 본 셈이다.
■ 공유 개방 협력, 구글이 롤모델
SK텔레콤이 협업과 뉴 ICT 생태계를 두고 구글을 롤모델로 언급한 점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회사 측은 “당초 애츨과의 경쟁을 위해 오픈소스 패러다임을 도입해 구글은 성공을 거뒀다”며 “구글은 현재도 소프트웨어를 모두 개방해 생태계 조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이 같은 방식은 아마존을 비롯해 ICT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수 산업 위주의 네트워크 인프라 기반 서비스 사업에 머물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 정도 수준의 체질 변화가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성공을 거두기 위한 필수 요소”라면서 “IoT, AI, 자율주행 등을 중심으로 전면적인 공유, 개방, 협력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 장기적인 생존 기반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고 설명했다.
■ 네트워크 사업 경쟁우위 유지 + M&A 재추진 가능성 공표
투자계획 발표는 전체적으로 기존 사업에 플러스 알파를 노리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즉,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5조원 신규 투자를 밝히면서 매년 2조원대 망 투자 내용을 미리 공개했다. 설비투자를 두고 업계 관행은 그간 연초에 향후 1년간 투자지출 가이던스를 통해 밝히는 식이다.
올 하반기 5G 시범서비스 추진 계획까지 내놓으면서, 기존 이동통신 산업의 우위는 지키는 동시에 신규 투자 금액이 기존 투자 내용을 잠식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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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ICT 생태계 구축을 위해 단순 협업을 넘어 인수합병(M&A) 전략을 이어갈지도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다. 박정호 사장은 SK그룹 내에서 대표적인 M&A 전략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5조원 투자 계획 발표는 M&A에 쓸 수 있는 자금 동원 여력을 시장에 공언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며 “주주 입장에서는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분야인 M&A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