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속에 이 시장에 새로 뛰어든 업체들도 늘어 났다.
지난 상반기까지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이 주름잡았던 간편결제 시장에 지난해 하반기 이후 페이코, SSG페이에 신한 판 등이 새로 서비스를 선보였다.
게임, 유통, 전통 금융업종까지 업종을 넘어 업체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가운데 페이코 오보명 팀장은 최근 지디넷코리아가 개최한 '핀테크 이노베이션 컨퍼런스' ‘실무자가 전하는 핀테크 서비스 10계명’을 전했다.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제 막 출시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실무진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준비 초기에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오류에 대해 “생각보다는 어려운 서비스”라고 조언했다.
1. 간편결제, PG보다는 카드에 가깝다
실무진이 알아야 할 첫 번째 사항은 “간편결제 사업은 지급결제대행(PG)보다는 카드 업무에 가깝다”는 점이다.
간편결제는 업무상으로 보면 PG에 가깝다고 오해하기 쉽다. 제조사나 유통업체와 제휴해 지급결제를 처리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편결제는 PG와는 달리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다. 결제창에도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 브랜드가 그대로 노출된다. 이에 따라 브랜드 인지도가 중요하다는 것이 오 팀장의 설명이다.
오 팀장은 “간편결제는 전자지급결제 대행을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회원 서비스”라며 “회원을 모집하려고 카드사처럼 포인트를 지급하고 광고를 하는 등 브랜드를 알리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PG는 회원의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문제가 있을 때 PG가 아닌 카드사에 전화를 하지만 간편결제는 민원도 직접 받아야 한다”며 “PG보다는 카드사와 서비스가 유사하다고 생각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교통결제, 찰나의 짜증을 받아내자
두번째 사항은교통결제를 준비하는 간편결제 업체 실무진이 알아야 사항이다. 속도의 중요성이다. 오 팀장은 “교통결제 서비스는 욕 먹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페이코는 교통결제는 1초 내에 처리가 완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결제 처리 속도는 1분 내에, 오프라인은 5초 이내라면 교통결제는 이보다 속도가 더 빨라야 한다.
온라인 결제와 달리 오프라인 결제는 대면한 상태에서 결제가 돼야 하고 특히 교통카드 결제는 뒤에서 버스를 타려고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결제가 빠르게 일어나야 한다. 여기에 휴대폰 기종별로 성능도 달라 결제 기능 구현이 까다롭다.
오 팀장은 “휴대폰마다 USIM의 위치가 다르고 똑같은 상황에서도 제품별로 성능이 다르다”며 “탑재 단말기 성능이 균일하지 않아 문제들이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3. 오프라인, 달라도 너무 다르다
실무진이 알아야 할 세 번째 항목은 “오프라인은 다르다”이다. 온라인 상점에 비해 오프라인 상점은 관리에 공이 더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오 팀장은 “오프라인은 결제 기능을 현장에 설치해야 하는데 테스트가 반드시 돼야 한다”며 “점주는 외출을 하고 직원들은 계속 바뀌기 때문에 한번 교육으로 충분한 인지가 이뤄지지 않는데 직원이나 고객은 결제가 실패하면 굉장히 당황한다”고 말했다.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시스템에 대한 숙련도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접근 방법도 달라야 한다.
오 팀장은 “오프라인 상점 점주는 연령대가 높기 때문에 계약을 하게 될 경우 이메일로 통보하지 말고 전화나 문자를 보내야 하며 상점의 특성도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4. 송금, 남는게 없다. 취소도 없다
네 번째로 간편결제 실무진이 알아야 할 것은 송금 서비스의 특성이다. 송금 서비스는 은행과 제휴가 반드시 필요한 반면 협력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수익이 거의 나지 않는 서비스여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페이코는 지난 6월 송금 서비스를 선보인 후 5개월만에 우리, 신한은행, 우체국 등 20개 금융기관과 제휴를 했다.토스도 18개 은행과 제휴해 송금 서비스를 하고 있다. 네이퍼페이는 10개, 카카오페이는 7개 은행과 제휴해 서비스를 하고 있다.
페이코가 핀테크 시장에 뛰어들고 나서 송금서비스를 시작하기까지는 약 10개월이 걸렸다. 은행들은 간편결제 업체 송금 서비스를 두 팔 벌려 환영하지 않기 때문에 한군데씩 찾아다니며 협의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오 팀장은 “송금은 금융기관 제휴에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수익은 크지 않은 서비스”라며 “사용자는 간편결제가 제공하는 송금서비스를 쓰면서 수수료를 낼 의지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마케팅은 제한된다. 페이코도 수익이 나지 않는 송금서비스에 대한 마케팅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특히 오 팀장은 “송금은 취소가 안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결제는 이상이 있으면 취소를 하면 되지만 송금은 타인에게 입금된 돈을 다시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책임이 크기 때문에 조심해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 멤버십 서비스, 브랜드 프로모션을 잡아야 한다
다섯 번째는 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대부분 간편결제 업체들은 부가 기능으로 프랜차이즈 업체 등과 제휴해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휴업체와 멤버십을 서비스를 하는 단계는 크게 5단계로 구분된다. 영업, 계약, API 연동, 프로모션, 비용정산이다.
오 팀장은 “브랜드 업체가 페이코라는 앱을 통해 채널을 열었다는 것은 프로모션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얘기”라며 제휴업체들의 프로모션 요구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편결제 업체와 제휴한 경우 멤버십 프로모션은 효과는 분명한 편이다. 페이코와 제휴한 A사는 1일 평균 188명에 불과했던 가입자 수가 프로모션 후 1천133명으로 6배나 증가했다. B사도 102명에서 213명으로 2배 증가했다.
6. 프로모션, 첫결제 to 재결재로 진화하다
오 팀장은 여섯 번째로 “생에 첫 결제에 집중하라”고 조언하면서 이후 “재결제에도 신경을 써야한다”고 강조했다.
사용자가 간편결제 서비스에서 앱을 설치하고 본인인증을 한 후 카드등록을 했다는 것은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계속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재결제에도 집중해야 한다. 페이코는 올해 회원수가 일정 수준에 달하면서 재결제에 집중하고 있다.
오 팀장은 “3개월 내 재결제를 일으키기 위해 방법을 바꿨다”며 “일정금액, 횟수만큼 결제를 하면 포인트를 주거나 빈번한 결제로 VIP가 되면 VIP 라운지를 이용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또 “또 이용할 것 같은데 이용하지 않은 사람을 대상으로 포인트나 쿠폰을 지급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7. 프로모션, 노출이 가장 중요하다
간편결제 실무진이 알아야 할 일곱 번째 사항은 프로모션을 할 때 주의점으로 노출의 중요성이다.
간편결제 업체는 온오프라인 가맹점을 통해 프로모션을 한다. 온라인 가맹점은 쇼핑몰 페이지에서, 오프라인 상점은 결제가 일어나는 단말기 주변에 각종 안내문을 붙이는 방식이 많다.
오 팀장은 “남의 땅에 프로모션을 노출해달라고 요청하려면 가맹점 담당자와 관계가 원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오프라인 상점은 온라인에 비해 브랜드 노출이 어렵다”며 “오프라인 상점은 노출 공간이 좁고 스티커를 지급해도 붙일만한 곳이 없어 노출이 안 돼는 경우도 많다”고 강조하며 오프라인 상점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8. 사고책임, 방어전쟁이 치열하다
간편결제 실무진들이 여덟 번째로 주의해야 할 사항은 보안이다. 오 팀장은 “ID를 도용한 공격부터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며 “방어하는 태세를 갖춰야만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간편결제 업체는 외부 공격에 대해 기존 금융기관에 비해 더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은행 등 기존 금융기관은 외부 공격,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다양한 인증수단을 도입하고 있지만 간편결제는 편리한 결제 서비스를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인증수단을 도입하는데 한계가 있다.
오 팀장은 “공격자 입장에서는 간편결제가 그만큼 쉽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페이코가 인증수단의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부정거래 탐지시스템이다.
오 팀장은“우리는 게임사업을 하던 회사(NHN엔터테인먼트)라서 공격이 많아 부정거래 탐지시스템이 있었고 노하우가 페이코에 들어갔다”며 “문제는 탐지에서 끝나지 않고 일단 피해자라고 추정되면 어떤 조치를 취하라고 적극적으로 안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고라고 추정되면 가맹점에도 취소 요청 공문을 보내야 하고 경찰, 금융감독당국과도 공조해야 한다. 오 팀장은 “사이버수사대에 간편결제를 전담하는 본부가 있으니 사고 유형 등을 신고하고 금융감독원에도 신고서를 제출하라”고 당부했다.
또 보안 로직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패치하고 방어 시스템을 잘 마련해둔 신용카드사와도 협업을 해야 한다. 오 팀장은 “간편결제 서비스를 한다는 것은 사고를 감내해야 한다는 의미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9. 인건비, 생각보다 많이 든다.
간편결제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또 하나 알아두어야 할 것이 인건비다. 간편결제 서비스를 할 때 밖으로 드러나는 업무는 결제뿐지만 입점, 정산 등의 보이지 않는 업무도 많다. 이 업무를 하는 인력이 필요하며 이들의 인건비도 고려해 비용을 산정해야 한다.
오 팀장은 “보통 결제창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 오해하기 쉬운데 기능 하나를 준비한다고 하면 기획, 디자인, 규제 정책 검토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결제 업무는 항상 법무팀이 필요하다. 법무팀이 서비스의 법률 위반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서비스 출시 후 테스트와 오픈과정에서도 홍보, 운영, 제휴계약 업무 등도 수행돼야 한다. 오 팀장은 “간편결제는 개발, 기획만 있으면 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며 “핀테크는 후선 업무가 굉장히 복잡해 본부가 역할을 잘 나누고 업무를 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 핀테크, 함께 가야 멀리 간다.
오 팀장이 핀테크 실무로 마지막으로 강조한 것은 협력의 중요성이다. 간편결제 업체가 또 다른 서비스와 제휴를 맺었다는 의미는 서비스와 서비스가 만나서 새로운 서비스를 구현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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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서비스를 창조하는 일이기 때문에 과정도 복잡하고 길다. 1월에 만나 협업하기로 결정했다면 그 기능을 서비스할 수 있는 시기는 5~6개월 뒤다.
오 팀장은 “페이코는 티머니, KB국민카드, SC제일은행 등 여러 기업들과 관계를 맺고 기능들을 구현할 수 있었다”며 “더 많은 가맹점, PG, 호스팅 업체들과도 협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