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업계가 중국 정부의 5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이 지연되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5차 전기차 배터리 인증 심사에 대한 정확한 날짜를 아직 통보받지 못한 상황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존보다 40배 이상 강화된 8GWh 배터리 생산 능력을 중국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가 요구하는 배터리 생산능력은 지난달 22일 발표된 전기차 배터리(리튬 전지) 기업 표준안에 언급됐다. 이같은 사항을 내년부터 준수해야한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입장이며, 여러 공청회 등을 통해 표준안을 확정시킨다는 것이다.
SNE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중국 2017년 표준안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업은 BYD, CATL 등 2개 중국 기업이다. 이 표준안이 우리나라 등 전세계 배터리 업체보다 중국 업체들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중국 기업도 있다. 바로 삼성SDI 배터리로 전기 SUV를 생산하고 있는 JAC(장화이자동차)다. JAC는 지난 3월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iEV6S' 순수 전기 SUV를 공개했다.
중국 최초의 전기 SUV인 iEV6S는 86.4Ah 용량의 삼성SDI 배터리와 85kw 최대출력과 270Nm 최대토크의 힘을 발휘하는 모터가 탑재됐다. 0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11초이며, 완속충전 소요 시간은 11시간 30분, 급속 충전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30분이다. 해당 차량은 한번 충전에 최대 251km까지 주행할 수 있으며 60km/h 정속 주행시 30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iEV6S는 늦어지는 배터리 관련 인증 때문에 iEV6S는 지난 7월부터 생산이 잠정 중단된 상태. 이 때문에 올해 하반기 예정됐던 제주도 중심 판매 계획도 차질이 생겼다. JAC는 지난 3월 국내 하이테크 장비 및 전기차 판매 전문 기업 쎄미시스코와 손잡고 국내 판매망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SDI는 지난 3분기 1천1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0.7% 이상 손실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삼성SDI의 흑자전환을 위해서는 iEV6S 생산 재개등의 원동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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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관계자는 “하루빨리 iEV6S의 생산이 재개되어야 한다는 점은 우리와 JAC가 공통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세계 최대 중국 관련 이슈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다른 사업도 잘 풀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내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북미국제오토쇼에 참석해 배터리 신기술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