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형비디오(VOD)는 시청자들이 방송이라고 인식하기 쉽지만 사실 방송법에 포함되지 않는 부가통신서비스다.
때문에 방송사업자들 사이 분쟁으로 인해 VOD가 중단되거나 끊겨 소비자 피해가 생기더라도 관련 사업자들은 법적 제재를 피할 수 있다. 최근 지상파와 유료방송사업자 간 분쟁이 VOD 중단 사태로 이어지면서 정부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VOD가 지상파와의 가입자당 재송신료(CPS) 문제에 항상 연결되는 만큼 방송법에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다. CPS는 그 자체의 문제로 인식되고 풀어야 하는데 이 문제가 지상파의 VOD 공급 중단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상파 재송신 분쟁으로 인해 케이블TV사업자는 네 차례나 VOD 공급 중단 사태를 겪었다. 이들 사이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중재 역할을 했으나 민간사업자 간 계약이란이유로 적극적 개입은 어려운 상태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재송신 분쟁은 지상파 송출 중단으로 이어졌지만 올해부터는 이 불똥이 VOD로 옮겨붙었다. 이에 케이블TV방송협회 측은 "실시간 방송과 VOD 공급계약은 별개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3사는 거래상 우월지위를 이용해 선택적으로 프로그램 공급을 중단하는 등 거래거절 행위를 함으로써 명백한 공정거래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방통위 측은 시청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방송분쟁조정위원회가 나설 수는 있겠지만, 사업자들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에는 손 쓸 수 없다는 입장이다. VOD가 부가통신서비스이기 때문에 조정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방통위 관계자는 "시청자 피해 관련해서는 분쟁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부 측은 방통위와는 또 다른 입장을 표하고 있다. 일부 관련 부서에서는 VOD가 이미 방송법 안에 들어와 있다고 설명한다.
미래부 관계자는 "VOD 요금에 대한 부분은 미래부가 승인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방송법에 포함된 범주라고 볼 수 있다"고 운을 띄웠다. 보는 시각에 따라 VOD가 방송법에 들어와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미래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정부 부처에서 어떤 사안이 있을 때 입장을 같이 해야 하는데, VOD에 대한 부분에선 생각이 좀 다르다"라며 "요금 외적으로 광고와 관련된 부분에선 방송법의 각종 규제를 안 받고 있으니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VOD 사업자들은 지상파나 유료방송사업자 말고도 네이버나 카카오, 넷플릭스 등 일반 인터넷 사업자도 서비스 중"이라며 "이걸 방송법에서 규제하게 되면, 방송사업자만 규제하는 게 되고, 인터넷 사업자들에 대한 규제는 애매해진다"고 말했다.
즉 정부가 VOD 관련 법의 필요성에 대해선 인식을 하고 있지만, 규제 형평성에 문제가 될 수 있어 방송법 하나로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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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네이버나 넷플릭스 등 다른 OTT 사업도 이 범주 안에 넣어야 할 것인가 대해서도 고민이 많다.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미래부 관계자는 "법 개정 하나에 굉장히 많은 이슈들이 달려 있기 때문에 이 논의가 빨리 오픈 돼서 방통위와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을 거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