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찾은 멕시코 주지사, '트럼프 리스크' 대응 등 논의

공장 운영 등 상호협력 방안 의견 나눠

카테크입력 :2016/11/14 17:57

정기수 기자

기아자동차 멕시코 공장이 위치한 누에보 레온주의 하이메 로드리게스 칼데론 주지사가 14일 기아차 양재동 본사를 방문했다.

기아차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열리고 있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투자유치 설명회 참석차 한국을 찾은 로드리게스 주지사 등 누에보 레온주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기아차 본사에서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등 경영진과 면담을 갖고 멕시코 공장 운영과 현지 투자 등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기아차는 지난 9월 연산 40만대 규모의 멕시코 공장의 준공식을 가졌다. 당초 기아차는 2014년 8월 주정부와 500만㎡ 부지 무상제공, 5년간 법인세 면제 등의 혜택 제공에 합의했지만, 지난해 6월 주지사에 취임한 로드리게스 주지사가 재협상을 요구했다.

지난 9월 7일 멕시코 누에보 레온주 페스케리아시에 건설된 멕시코공장 준공식 행사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내외빈들과 K3(현지명 포르테)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로드리게스 주지사는 누에보 레온주의 어려운 재정상황을 들어 기아차와 이전 주정부가 체결한 투자계약에 명시된 인프라 인센티브가 과도한 유인책이라고 주장했다. 양측은은 공방 끝에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멕시코 공장 관련 인프라 인센티브에 대해 최종 합의한 바 있다. 기존 합의의 큰 틀은 유지한 채 세부사항만 수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양측은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45대 대통령 당선자에 선출되면서 변화를 겪게 될 교역환경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관세가 붙지 않고 노동력도 저렴해 많은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앞다퉈 생산시설을 갖추기 위해 몰려드는 곳이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NAFTA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으로 들여오는 멕시코 생산품에 관세 35%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은 바 있다. NAFTA에 대한 재협상이 현실화되면 북미와 중남미 국가에 무관세 수출을 계획한 기아차의 전략에 혼선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아차는 멕시코 공장 생산차량의 20%는 현지에서 판매하고 나머지 80%는 북미, 중남미 등 해외로 수출한다는 계획이었다.

기아차는 현재 멕시코 공장에서 K3(현지명 포르테)를 양산하며 연산 10만대 수준으로 운영 중이다. 향후 프라이드(현지명 리오) 후속 모델을 추가 투입해 연산 4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으로 생산 차종은 물론 생산 확대 일정에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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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기아차는 관세가 부활한다고 해도 의회 승인 등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실제 시행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트럼프 집권 이후 정책 추이를 지켜보면서 신속히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멕시코 공장의 생산 및 판매 전략 등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적절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