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에 영업이익 5조2천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분기(8조원대 영업이익)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의 발화 사태 및 단종에 따라 3분기에만 2조원 이상을 손실 처리한 게 결정적이었다.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은 이 때문에 겨우 적자를 면했다.
스마트폰을 제외하면 다른 부분의 실적은 여느 때보다 좋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부품 사업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작년 3분기에 근접한 수준이다. 최근 대규모 투자가 집행 중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 이익률은 훨씬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4분기 실적이 개설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가전 사업도 수익 구조가 견조해졌다는 평가다.
수익성이 높은 SUHD TV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제품 믹스를 통한 실적 개선 효과가 주효했다. 또 프리미엄 가전 확판 등으로 성장세가 지속됐다.
■ 갤노트7 여파..."다른 스마트폰은 문제 없다"
삼성전자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한 다른 스마트폰 기종 사업의 여파는 '전혀 없다'는 뜻을 거듭 반복했다.
새 전략 모델의 손실은 뼈아픈 부분이지만, 기존 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S7 시리즈 판매를 늘려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당장 지난 3분기에도 갤럭시S7 시리즈는 꾸준히 판매량을 유지했다. 갤럭시A, J 시리즈와 같은 중저가 라인업 판매량은 오히려 늘었다.
덕분에 리콜 집행 비용과 기본 고정비용 상실 등 갤럭시노트7 이슈로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겪었지만 적자 상황에 이르지는 않았다.
내년 봄에 나올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8 이전까지 4분기에는 갤럭시S7 시리즈로 밀어부친다는 전략이다. 서구권의 연말 홀리데이 시즌 성수기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는 기존 제품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뜻이다. 또 중저가 라인업은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강화 등 수익성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가 3분기 판매한 휴대폰은 총 8천900만대다. 여기서 더 이상 밀리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 부품 사업, 3Q 전사 영업익 85% 채워...4Q 긍정적
스마트폰 사업은 일시적 부진을 겪었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삼성 부품 사업은 4조원대 영업익을 올렸다. 갤럭시노트7향 OLED 패널 공급 등 손실을 입고서도 이같은 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반도체 사업만 따지고 보면 사상 최대 영업이익 경신을 앞두고 있는 모습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가 시장에서 굳건한 지위를 지키고 있고, 시스템LSI 사업부의 10나노 파운드리의 확대도 앞둔 상황이다.
무엇보다 삼성 반도체 사업의 주력 제품인 48단 3D 낸드와 2z 나노 D램은 상대적으로 기술 경쟁력이 뛰어난 편이다. 덕분에 수익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제품 판매량을 늘리는 남다른 힘을 보였다.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은 OLED와 LCD 두 제품군이 모두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공급과잉으로 가격 하락세가 만연했던 LCD는 평균 판매가 상승과 자체적인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로 실적이 향상됐다.
특히 OLED는 매출이나 영업익 비중이 LCD를 뛰어넘고, 빠르게 확대되는 시장 수요에 맞춰 연 10조원대 투자 계획까지 결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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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CE 부문도 매출 11조2천400억원, 영업이익 7천700억원이라는 뛰어난 성적표를 들어올렸다. UHD, 커브드, 60인치 이상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비약적으로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에어컨과 같은 계절 제품 수요도 지속됐다.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는 CE 부문은 연말 성수기 시장을 앞둔 터라 4분기에도 전년 대비 실적 개선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