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3Q 영업익 22.5%↓...5분기 만에 후진

파업 생산차질·원화 강세 등 영향

카테크입력 :2016/10/27 10:13    수정: 2016/10/27 10:17

정기수 기자

기아자동차가 노조의 장기 파업과 원화 강세 등 영향으로 올 3분기 수익성이 뒷걸음질 쳤다. 분기별 신장세도 5분기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기아차는 27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컨퍼런스콜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2016년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기아차는 지난 3분기(7~9월) 경영실적이 ▲매출액 12조6천988억원 ▲영업이익 5천248억원 ▲세전이익 8천793억원 ▲당기순이익 6천64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3.1% 줄었고, 영업이익은 22.5% 급감했다. 원화 강세에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로 국내공장의 고정비 부담이 증가한 탓이다. 다만 세전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23.8%, 20.8% 늘었다.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사진=지디넷코리아)

3분기 판매량은 68만4천30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했다. 국내공장(32만9천418대)이 내수와 수출의 동반 하락으로 14.6% 감소했지만 해외공장(35만4천884대)이 멕시코 신공장 가동 등의 영향으로 30.3% 늘어 국내 감소분을 만회했다.

3분기 실적은 악화됐지만 1, 2분기 거둔 호성적으로 3분기 누계 실적은 신장했다. 기아차는 올 1~9월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3.0% 증가한 218만9천대를 판매했다(현지판매 기준). 글로벌 현지판매는 국내·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산업수요 대비 높은 판매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시장에서는 K7, 모하비, 니로의 신차효과와 레저용차량(RV) 판매 호조세 지속이 3분기의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및 생산차질 영향을 축소시키며, 전년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스포티지의 신차효과와 함께 K3와 프라이드의 판매가 늘며 전체 판매가 3.3% 증가했으며, 유럽에서도 스포티지가 판매 성장을 견인하며 전년 대비 14.3% 증가했다. 중국에서는 SUV 차종의 판매 확대와 상품성 개선모델인 K3의 판매 증대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판매가 5.2% 늘었다.

올 들어 9월까지 기아차의 글로벌 출고 판매는 전년 대비 2.1% 감소한 214만893대(출고기준, 해외공장 생산분 포함)를 기록했다. 국내공장에서는 내수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등 신흥시장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선적 물량 감소와 3분기 국내공장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이 더해지며 전년동기 대비 10.6% 감소한 111만7천979대를 판매했다.

해외공장에서는 미국·유럽 생산 차종 판매호조, 중국공장가동률 증대, 멕시코 신공장 가동 본격화 등으로 전년 대비 9.2% 증가한 102만2천914대를 판매했다. 전체출고 판매에서 국내공장이 차지하는 비중(57.2→52.2%)은 전년 대비 감소한 반면, 해외공장의 비중(42.8→47.8%)은 멕시코 신공장 가동 등으로 확대됐다. 매출액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RV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에 따른 판매단가 상승과 원화 약세 등 영향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한 39조7천982억원을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은 국내공장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증가한 80.2%를 기록했으며, 판매관리비 비율은 글로벌 경쟁 격화에 따른 판촉비 증가와 연구개발 투자 확대 등 영향으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14.9%를 기록했다. 그 결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한 1조9천293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전년대비 0.2%포인트 감소한 4.8%로 집계됐다. 세전이익은 관계회사 손익 개선 등으로 전년대비 14.1% 증가한 2조9천857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0.7% 증가한 2조4천346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아차 관계자는 "원화 약세, K7 등 신차효과, RV 판매 확대로 3분기 누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3분기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과 원화 강세 등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면서 '남은 4분기 동안 주력 RV 차종의 판매비중을 늘리고 내실경영을 이어가는 등수익성 방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4분기에도 글로벌 경제 성장률 하락과 브라질·러시아 등 신흥국들의 경기 부진으로 인해 경영환경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아차는 전 세계 시장에서 높아진 제품 및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 있는 신차를 앞세워 현재의 위기상황을 근본적인 기업 체질 개선 및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남은 4분기 동안 ▲멕시코 신공장을 통한 신흥시장 공략 강화▲RV 차종 판매 비중확대 ▲내실경영 강화 등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우선 지난 5월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멕시코 공장의 가동률 확대를 통해 중남미를 비롯한 신흥시장 판매 확대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실제 기아차의 중남미 판매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K3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 들어 9월까지 14만5천356대를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27.9% 증가했다. 기아차는 멕시코 공장 생산물량을 미주 지역 등 전 세계 80여개 국가에 수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기아차는 대당 판매단가가 높은 고수익 RV 차종의 생산·판매 비중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현재 스포티지·쏘렌토·카니발이 견조한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유럽을 시작으로 해외판매에 돌입한 니로가 향후 글로벌 시장에 본격 판매되면 기아차의 RV 판매 비중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도 향후 새로운 SUV 라인업을 추가하는 등 전세계적인 RV 판매 확대 추세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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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기아차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전사적인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 임직원 교육 강화 등 내실경영을 더욱 강화해 현재의 위기를 적극 돌파해나갈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4분기에도 현재의 어려운 경영여건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아차는 경쟁력 있는 제품과 안정된 품질을 앞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높이는 한편, 내실경영을 지속 추진해 수익성 방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