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불발 이후…CJ헬로비전 이동통신 해법은

알뜰폰 대형화 우선 추진…향후 케이블업계와 진출 모색

방송/통신입력 :2016/10/25 15:19

“CJ의 생활문화 서비스와 모바일을 접목하는 부분, 이것이 진척된다면 MVNO(알뜰폰) 사업의 대형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CJ헬로비전이 기존 알뜰폰 사업을 차별화시켜 ‘대형화’를 이뤄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차별화된 알뜰폰 사업으로 이동통신사업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꾸려가되, 중장기적으로는 업계와 함께 제4이동통신 추진 등을 고려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25일 CJ헬로비전 상암동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변동식 대표는 “알뜰폰의 규모 확대를 추진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과거 반값유심과 같은 시장파괴적인 요금제와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면서 통신진영과 차별화된 색깔 있는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록, SK텔레콤과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부침을 겪기는 했지만 CJ헬로비전은 타 알뜰폰 사업자와 달리 차별화된 서비스를 발굴하면서 시장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8월말 현재 전체 알뜰폰 가입자 653만명 중 약 13%인 82만2천명을 확보하고 있다. SK텔링크와 이지모바일이 각각 77만6천명, 59만8천명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변동식(맨 오른쪽) CJ헬로비전 대표가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탁용석 상무, 이종한 상무, 이영국 상무

■ ‘특화서비스-데이터 사전구매제도’로 내실 다지고

1위를 기록하고 있기는 하지만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0~40만명의 가입자를 더 확보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CJ헬로비전의 손익분기점을 120만명 정도로 예상한다.

때문에 현재로써는 SK텔레콤과 인수합병 불발로 인한 영업공백을 조기에 메우면서 내실을 기하고, 이동통신사업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은 그 이후에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변 대표는 내실을 위한 방안으로 문화상품과 결합한 특화요금제와 데이터 사전구매제도 도입 등 두 가지를 제시했다. 특화요금제는 알뜰폰 시장 진입 초기 내놓았던 CGV 요금제와 같은 서비스다.

이에 대해, 이영국 CJ헬로비전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과거 CGV 요금제보다 더 강력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데이터 사전구매제도 등에서도 제도개선이 이뤄진다면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현재 알뜰폰 사업자들은 망을 임대해 주는 이통사와 협의해 요금제 자체를 도매로 사오는 구조다. 반면, 데이터 사전구매제도는 이통사로부터 데이터를 일정량만큼 통째로 사 와 요금제를 별도로 설계해서 판매할 수 있다.

이 상무는 “네이버가 일본에서는 MVNO 사업을 하는데 국내에서는 하지 않는 이유로 데이터 사전구매제도와 같은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었다”며 “이것이 가능해지면 5천원, 1만원 짜리 등 소비자들이 원하는 만큼씩 나눠 판매하는 것도 가능하고 소비자들에게 불필요한 데이터 과금을 하지 않는 다양한 상품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 케이블업계와 제4이통 진출은 깊이 고민

하지만 이통사로부터 망을 빌려 써야 하는 알뜰폰 사업은 결합상품 등 통신사와의 경쟁에 있어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만큼, 이를 알고 있는 CJ헬로비전 역시 고민이 적지 않다.

변동식 대표는 “제4이동통신 진출에 대한 부분은 굉장히 무거운 이슈”라며 “진입조건이나 진입조건에 대한 정부당국의 생각, 시장의 역동성 등 많은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단위의 투자가 필요한 만큼 제4이동통신에 대한 논의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이동통신에 대한 필요성은 CJ헬로비전뿐만 아니라 케이블업계의 공통과제란 의미도 담겨 있다.

이에 대해, 탁용석 CJ헬로비전 상무는 “통신사들과 경쟁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모바일 결합상품이고 이를 극복하자는 근본적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 케이블 비대위의 원케이블 논의”라며 “단기적으로는 모바일 결합상품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지만 그 고민을 거기서 멈춰야 하는 것이냐는 질문과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정부가 내놓을 유료방송 발전방안 등 케이블에 대한 정책 추이를 보면서 보다 활발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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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정부의 유료방송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지켜보겠지만, 필요성을 체감하는 사업자들과 추가적인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이는 변 대표의 말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변동식 대표는 “제4이동통신신은 어느 한 사업자가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케이블 비대위가 발표한 것도 그러한 맥락”이라면서 “향후 업계와 협력해서 가능성을 스터디 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