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관측 사상 최강 지진으로 인한 국내 자동차와 반도체 공장 등 주요 생산시설들의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예방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생산 라인을 멈췄으나 점검을 마친 후 단시간 내에 가동 재개에 들어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지진 발생지역 인근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안전점검 차원에서 생산라인 가동을 멈춘 지 약 2시간 만인 오전 9시부터 정상 가동을 재개했다. 현대차는 이날 1조 근무자가 출근하는 오전 6시 45분부터 오전 8시 50분까지 울산공장 전체 생산라인을 일시 정지했다.
울산공장은 지진이 발생한 12일 밤에도 2조 근무자가 출근한 오후 9시 50분부터 13일 오전 0시 30분까지 2시간 30분가량 라인을 멈췄다. 안전점검은 전 부서 임직원이 소속 부서 생산라인 등을 직접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지진으로 인한 현대차의 생산 라인 중단 시간은 이틀간 약 4시간이다. 정확한 수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이번 지진으로 인해 1천600여대 안팎의 생산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주와 아산공장은 정상 조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품질 확보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생산 라인을 멈춘 것"이라면서 "안전점검에서 별다른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GM 창원공장과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도 별다른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GM 관계자는 "창원공장에 피해는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구미에 있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공장도 일시적으로 라인을 중단한 뒤 곧바로 재개해 큰 피해는 없었다.
삼성전자 구미공장은 1차 지진이 발생한 후 예방 차원에서 금형정밀 생산 라인을 중단했지만 곧바로 재개했다. 금형정밀은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삼성 스마트 기기 안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케이스의 틀을 찍어내는 공정이다.
LG디스플레이도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자동 이동라인이 멈췄다가 재가동에 들어갔다. LCD 패널이 크고 얇아서 지진이 발생할 때 깨질 우려가 있어 자동 이동 시스템이 잠시 저절로 멈춰섰지만 이내 가동을 재개했다.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과 SK하이닉스 이천·청주 반도체 공장도 웨이퍼에 회로를 찍어내는 포토공정에 활용되는 일부 반도체 노광장비 가동이 일시 중단됐지만 지난밤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 이들 공장의 가동 중단이 전체 생산에 미친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지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비상조치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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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에 따르면 이번 경주 지진으로 전국에서 11개 업체의 설비가 일시적으로 가동 중단됐으나 대부분 큰 피해 없이 재가동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형환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한전, 한국가스공사 등 16개 공공기관장들과 지진대응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지진에 따른 상황여건이 안정화될 때까지 기관별 비상대응 체제 유지와 실시간 상황전파가 필요하다"며 "비상대응 매뉴얼을 토대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되 빠진 부분이 없는지 꼼꼼히 점검하고 즉각적인 비상조치를 취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