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니켈 검출' 코웨이 정수기 사용 중단 권고

민관합동조사반 "인체 위해 우려 낮지만 피부염 유발 가능성"

홈&모바일입력 :2016/09/12 11:23

정현정 기자

정부가 니켈 검출 논란이 불거진 코웨이 얼음정수기 3종 제품의 구조상 결함을 확인하고 제품수거 등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다만 실제 사용기간(2년 미만)을 고려할 때 인체 노출로 인한 위해 우려는 낮은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과 환경부, 한국소비자원은 코웨이 얼음정수기 3종(C(H)PI-380N, CPSI-370N, CHPCI-430N)의 니켈검출 논란의 조사를 위해 구성한 민관합동 제품결함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12일 공동 발표했다.

산업부는 홍순찬 단국대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산업부, 환경부, 식약처, 소비자원, 학계, 연구기관 등 16명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꾸려 약 2개월간 제품결함 원인과 니켈위해성 규명을 위해 증발기 구조분석, 니켈검출농도 및 위해 분석 등 조사를 진행해왔다.

코웨이 얼음정수기 제품 결함은 제빙용 증발기의 니켈도금층에서 니켈이 일부 박리돼 증발기 아래 냉수통 등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발기는 얼음정수기에서 얼음을 만드는 핵심부품으로 제빙효율을 높이기 위해 열전도율이 좋은 구리재질을 사용했으며 내부식성 등을 위해 니켈도금을 했다.

조사위원회는 코웨이 3종얼음정수기에서 증발기의 니켈도금이 떨어진 제품결함의 원인에 대해 증발기와 히터 등으로 구성된 냉각구조물의 구조제조상 결함문제로 결론냈다. 협소한 냉각구조물 틀에 증발기와 히터를 측면 접촉하도록 조립하는 구조로 인해 조립과정에서 니켈도금 손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데 접촉 부분에서 다수 손상이 확인됐다.

코웨이 얼음정수기 CPSI-370N (사진=코웨이)

아울러 증발기와 히터가 상부케이스(냉수플레이트) 안에 갇혀 공기접촉이 어렵고 상호 압축·밀착 상태가 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어 증발기와 히터간 급격한 온도변화가 발생하면 니켈도금층이 열응력에 의해 손상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부식이 가속화된 것으로 추정했다.

조사위원회는 코웨이 3종얼음정수기의 니켈 검출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위원회 내에서 제안된 방법으로 2차례 실험한 결과 정량한계 미만 ~ 최고 0.027 ㎎/L의 농도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또 코웨이의 자체 조사 자료를 제출받아 검토한 결과 사용중이던 제품에서 정량한계 미만 ~ 최고 0.386 ㎎/L의 니켈 검출 사실이 확인됐다.

또 확보된 조사자료 중 최고 농도로 니켈이 검출된 올해 5월 1,010개 제품 대상 수질조사 자료를 토대로 단기·장기·평생동안 얼음정수기를 통해 니켈을 섭취할 경우의 위해성을 각각 평가했다.

그 결과 10일 이내 단기음용으로 가정해 미국 환경청(US EPA)의 어린이 단기(10day) 권고치(1mg/L)로 판단, 검출된 최고 농도인 경우도 위해수준 미만으로 나타났다. 장기노출의 경우 실제 사용기간(최대 2년)을 고려해 미국 환경청의 어린이 장기(7년 음용기준) 권고치(0.5mg/L) 로 판단, 검출된 최고 농도인 경우도 위해수준 미만으로 나타났다.

만약 검출 최고농도 니켈이 든 냉수를 평생 동안(70년) 매일 2L씩 음용한 것으로 가정해 미국 환경청의 음용권고치(0.1mg/L)와 세계보건기구(WHO)의 음용권고치(0.07mg/L)로 판단할 경우 일부 제품에서 인체 위해 우려가 있지만 실제 노출조건과 상이한 가정으로서 타당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조사위원회는 “실제 사용기간(2년 미만) 및 대부분의 제품이 이미 수거된 점을 고려해 장·단기 노출로 평가한 경우 위해 우려는 낮은 수준”이라면서도 “장·단기노출 기준 평가에서 위해 우려 수준이 낮게 나타났더라도 아무 조치 없이 계속 사용할 경우 니켈과민군의 피부염 등 위해 우려가 있으므로 여전히 수거되지 않은 문제 제품을 가진 소비자들은 사용을 중단하라”고 당부했다.

조사위원회는 타사 얼음정수기의 증발기는 문제가 된 3종 얼음정수기의 증발기 구조와는 다른 형태라고 보고 있어 타사얼음정수기에서는 관련된 문제가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또 이번 3종 얼음정수기 외에 코웨이의 다른 얼음정수기의 증발기도 3종얼음정수기와는 다른 형태인 것으로 파악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타사 얼음정수기에 대해 니켈 검출 여부 등 문제가 있는지 안전성 조사 등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해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추가적인 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타사 얼음정수기의 증발기 조사는 한국소비자원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조사결과가 나오면 후속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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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제품안전기본법에 따라 이번에 밝혀진 코웨이 얼음정수기 3종 제품에 대해 구조제조상 결함 등과 관련해 제품수거 등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정수기 부가기능 관리 미흡에 따른 문제의 재발방지를 위해 부처별 업무기능조정을 협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정수기 품질검사 시 수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부가기능 부품에 대해서도 사전검토를 실시하고, 재질의 용출안전성 검사 기준을 강화하는 등 정수기 품질관리 제도를 재정비할 계획"이라면서 "또 이번 얼음정수기의 제품결함조사를 계기로 정수기의 부가기능으로 확산되고 있는 탄산수,커피 등의 안전성까지도 검증할 수 있도록 정수기 복합제품 안전제도를 전반적으로 재정비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