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사운드로 반격 나서는 LG V20

DAC칩 4개 내장, 초고음질 오디오 경험 차별화

홈&모바일입력 :2016/08/29 16:21    수정: 2016/08/29 16:42

LG전자 차기 스마트폰 V20 공개 행사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V20은 상반기 부진했던 LG 스마트폰 사업을 정상궤도로 끌어올릴 기대주로 꼽히는 제품이다. 특히 발표 이전부터 티저 이미지 등을 통해 고급 음향 기술 등 멀티미디어 기능에 대한 제품 컨셉을 암시하면서 비상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29일 LG전자에 따르면 V20에는 스마트폰 업계 최초로 32비트 하이파이 쿼드 DAC가 탑재된다. DAC 칩 제조사인 ESS와 협업하는 방식이다. 또 G5에서 협력했던 뱅앤올룹슨(B&O)와도 사운드 튜닝 기술 개발을 함께 하고, 번들 이어폰까지 새롭게 선보인다.

신제품 발표를 앞두고 LG전자가 먼저 공개한 쿼드DAC 내장이 유독 주목되는 부분이다. 전작 V10도 DAC 칩(24비트)을 내장했지만, V20은 한차원 높은 전문 음향 기기 수준의 오디오 경험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DAC 칩은 디지털 방식으로 저장돼 있거나 스트리밍으로 재생되는 음원을 사람의 청각으로 들을 수 있도록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신호 변환 과정 중에 생기는 음 왜곡을 잡아내면서 보다 원음에 가까운 재생을 돕는다. 음향 기기의 음질을 높이는데 DAC 아니면 앰프, 둘 중 하나를 꼽기도 한다.

이런 특징에 따라 LG전자는 V20이 내장 DAC 칩을 늘리면서 전작 V10보다 잡음이 절반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스탠드마이크를 형상화한 LG V20 티저이미지.

V20의 경우 고급 오디오 스마트폰 최초라는 타이틀도 있지만 칩을 네 개나 사용하는 쿼드DAC란 점에 주목을 받는다. MP3 플레이어 전문업체인 아이리버가 내놓고 있는 고음질 포터블 하이파이 오디오와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 아이리버 아스텔앤컨 시리즈 중 초고가 라인업인 400만원대의 AK380이 듀얼 DAC를 탑재하고 있다. 싱글 DAC를 탑재한 AK300의 경우 100만원대다. 단순히 내장 DAC 칩셋 개수로 가격 차이를 논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음향 수준의 완성도를 높일 때 DAC 칩을 늘린다는 뜻이다.

음향업계 한 관계자는 "DAC 칩셋 제조사만 두고 보면 LG V20에 들어가는 ESS가 아이리버가 쓰고 있는 일본 아사히카사히보다 후발업체 격에 속하지만, 거치형 오디오가 아니라 모바일 기기에 쿼드DAC를 쓴다는 점 자체가 향후에 나올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이례적 수준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부품 수를 늘리는 것과 동시에 이를 얼마나 조율하는지도 중요한 문제다. 이를테면 가정 내 거실에 다채널 홈씨어터 시스템을 갖추더라도 스피커의 방향과 위치 설정이 중요한 것처럼 쿼드 DAC에 걸맞는 튜닝 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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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LG전자는 B&O와 음질 튜닝 기술 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B&O는 LG G5의 포터블 하이파이 DAC 모듈 개발에 앞장선 유명 음향 회사다. B&O표 번들 이어폰은 물론 별도 판매하던 DAC 모듈을 스마트폰 속에 집어넣고 오디오 전문 기업과 함께 튜닝을 마쳤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단순히 DAC 칩을 늘리는 것만으로 음질을 보장하진 않지만 이전부터 DAC 내장 스마트폰을 만들어내던 경험에 B&O와 같은 회사의 협업이 동시에 진행한 점이 신제품 발표 이전부터 오디오 성능에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