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치밀한 마케팅으로 흥행 극대화

[테슬라가 온다①] 한국 진출 어떻게 준비했나

카테크입력 :2016/08/25 17:38    수정: 2016/08/25 18:20

세계적인 전기차 생산업체인 테슬라의 한국 시장 공식 진출이 임박했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의 치밀한 사전 준비와 마케팅 전략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4월 보급형 전기차 '모델 3' 국내 시장 판매 발표에 이어, 채용 공고 및 한글 홈페이지 오픈까지 1년여 동안 전략적으로 움직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과 흥행 심리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디넷코리아는 이같은 테슬라의 국내 시장 진출 전략이 향후 국내외 전기차 시장 뿐만 아니라 기존 완성차 브랜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 미리 점검해 보는 기획 ‘테슬라가 온다’를 준비했다. 테슬라의 국내 시장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심층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테슬라 모델 S(사진=테슬라)

테슬라의 한국 시장 진출이 알려지 시점은 지난해 7월 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테슬라는 채용 사이트를 통해 한국과 일본 시장 판매를 총괄하는 부사장급 임원을 채용한다는 공지문을 올렸다. 테슬라는 채용 공고를 통해 “신임 부사장은 앞으로 한국과 일본 시장 판매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 시장은 단기나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성과가 보장되는 곳”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14일 업로드된 테슬라 한국 및 일본 판매 총괄 부사장 채용 공고. 이 채용 공고는 현재 삭제된 사태다.

이같은 소식이 포천지 등 주요 외신을 통해 알려지자, 테슬라가 한국 시장에 곧바로 슈퍼 차저 등 충전 인프라 확산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 시장에 상륙해 휴대전화 시장을 뒤흔든 것처럼, 테슬라 전기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와 판도를 뒤집을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왔다.

이후 테슬라의 국내 진출 소식은 5개월이 넘도록 감감무소식이었다. 한국과 일본 판매를 담당하는 부사장이 채용됐는지에 대한 여부도 확인이 안 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테슬라의 국내 진출 준비는 소리 없이 진행중이었다. 지난해 11월 13일 테슬라가 서울 선릉역 일대에 ‘테슬라코리아 유한회사’ 설립 등기를 마쳤다는 사실이 한 언론에 의해 공개되면서, 테슬라의 한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모델 3' 등장으로 가속도 붙은 한국 시장 진출

모델 3는 테슬라의 한국 시장 진출을 알리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3월 31일(미국시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모델 3를 사전 예약할 수 있는 국가명을 명시했다. 이중 ‘SK'라는 줄임말 표기가 있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머스크 CEO에게 “SK는 'South Korea'를 뜻하는 가?”라고 묻자, 머스크 CEO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 트윗이 전해진 후, 테슬라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모델 3의 가격이 최저 3만5천달러(약 4천만원) 정도로 저렴하며, 한번 충전으로 최대 326km까지 갈 수 있는 주행거리가 매력 요소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모델 3가 등장하자마자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카페 등 각종 소셜미디어 및 웹 동호회 등에서는 사전 예약 관련 인증 사진이 여러 차례 올라왔다.

이 때문에 기존 국내에서 판매되어 온 타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기도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주행거리가 긴 보급형 테슬라 전기차 때문에 현재 제주도내 전기차 보급에 비상이 생겼다”고 하소연 할 정도였다. 현재 테슬라 모델 3를 사전예약한 한국 소비자 숫자는 정확히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테슬라 모델 3 (사진=테슬라)

■테슬라, 채용 공고로 한국 시장 진출 알려

이후 테슬라는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기존 업계와 다른 통로를 활용했다. 바로 채용 공고 웹페이지다.

테슬라는 지난 6월 7일 채용 공고 웹페이지인 ‘Careers'를 통해 소프트웨어 품질 보증 엔지니어(Software QA Engineer - Korea)’를 채용한다고 밝혔다. 당시엔 근무지가 일본 도쿄로 적혀 있었지만, 일주일만에 근무 장소가 서울로 변경됐다. 직업 유형은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표기됐다. 테슬라의 국내 사업 방향이 구체화되는 순간이었다.

테슬라의 국내 채용 공고는 6월부터 7월까지 약 한달간 계속 올라왔다. 스토어 담당 매니저와 충전 관련 인프라 전문가 등이 채용 공고에 포함되면서, 테슬라가 빠른 시일 내에 국내 매장 오픈과 충전 인프라를 설치, 확산시킬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당시 지디넷코리아는 테슬라의 독특한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한 상세한 전략을 듣기 위해 일본에 위치한 테슬라 아태지역 언론 총괄 부서와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다. 당시 지디넷코리아의 메일에 대응한 아츠코 도이 테슬라 아태지역 언론 총괄은 “구체적인 것은 알려줄 수 없으며, 구체화 되면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겠다”는 입장만을 반복했다. 이는 테슬라의 국내 시장 진출이 매우 치밀하고 적극적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테슬라 채용 홈페이지에 올라온 국내 매장 매니저 채용 공고

■테슬라, 한국 오프라인 매장 오픈도 마케팅으로 활용

테슬라는 지난 19일 한글 전용 공식 웹사이트를 오픈하는 동시에 모델 S와 모델 X의 국내 사전 예약 접수를 받기 시작했다. 사실상 한국 시장 진출 준비를 거의 마무리한 셈이다.

테슬라는 지디넷코리아를 포함한 국내 언론에 보낸 한글 보도자료에서 "모델 3의 한국 시장 예약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모델 3 사전 계약은 테슬라가 한국 시장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전했다. 또 "올해말에는 한국 소비자들도 모델 S를 매장 또는 시승 행사에서 경험할 수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계획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서울 또는 수도권 지역에서 매장을 오픈한 후, 모델 S 대상 시승행사를 열 계획이다. 모델 S의 국내 판매 시작 시기는 오는 2017년 초, 모델 X는 2017년 말이다. 보급형 모델 3는 2018년부터 국내에 판매될 예정이다.

결론적으로 테슬라의 국내 진출 준비 과정은 약 1년만에 막바지 단계에 이르게 됐다. 테슬라는 연내 국내 시장의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 포스코 ICT 등 국내 전기차 관련 전문업체와 협업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테슬라 모델 S와 모델 X를 한글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 고객들이 사전 예약 할 수 있다.
'프리미엄 전기 자동차' 문구가 눈에 띄는 테슬라 한글 홈페이지

현재 국내 자동차 팬들은 테슬라의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한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 신형 모델 S P90D 트림이 국내에 첫 등장하자, 시승할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기대감과 차량 구입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하는 반응 등으로 나눠지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는 국내 진출 과정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바로 슈퍼차저 표기용 지도에 '동해' 표기 대신 '일본해'라고 표기해 국내 소비자들의 반감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심지어 ‘독도’ 표기 대신 ‘죽도’ 표기도 있어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이 때문에 테슬라의 향후 국내 시장 판매에 먹구름이 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아츠코 도이 테슬라 아태지역 언론담당 총괄은 25일 지디넷코리아와 나눈 이메일에서 "동해 표기 오류에 대한 한국 현지 분들의 지적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같은 지적사항을 반영해 웹사이트 내 '일본해' 표기를 '동해'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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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 총괄은 또 "향후 한국 시장 준비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한국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라며 "현재 시점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한국 간담회에 참석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디넷코리아는 '테슬라가 온다' 두번째 기획에서 테슬라의 국내 시장 성공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예정이다. 판매가 1억원이 넘는 테슬라 모델 S와 모델 X의 현실적인 실용성과 가치도 점검해볼 계획이다.

테슬라가 30초 분량 영상을 통해 '테슬라의 전기혁명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한글 문구를 등장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