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교육에 매트랩을 추천합니다"

이종민 매스웍스코리아 대표

컴퓨팅입력 :2016/08/19 09:31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란 전세계적 흐름 속에서 교육분야에 거대한 변화가 예고된 상태다. 오는 2018년 초중고등학교의 소프트웨어 교육이 의무화되고, 일부 대학교에선 전교생에게 소프트웨어 교육과정 이수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기도 한다.

교육당국의 소프트웨어 교육의지는 꽤 강력하다. 어떤 일을 하든 컴퓨팅적 사고를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자는 취지다. 국내외 소프트웨어업체들은 정부 정책에 발맞춰 저마다 교육 관련 기여를 고민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수치 해석과 공학 프로그래밍 환경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매트랩(MATLAB)’의 개발사 매스웍스는 진지하게 교육분야 협력의지를 보여왔다. 코딩 자체가 아니라 컴퓨팅적 사고 배양이란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는데 매트랩이 훌륭한 도구라고도 강조한다.

이종민 매스웍스코리아 대표

이종민 매스웍스코리아 대표는 “매트랩은 수학이론을 기본으로 한 분야에 최적화된 도구다”라며 “그런 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에 매트랩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코딩을 가르치거나, 스크래치 같은 교재로 단순한 게임을 만들어 보는 것으로 학생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식의 교육 방향에 비판적 입장이다.

그는 “미국의 STEM 교육을 보면, 단순히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일반 교육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컴퓨터를 활용하게 한다”며 “미적분 공식을 외우는 게 아니라 그래픽적으로 보이도록 컴퓨터로 검증하게 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이 컴퓨터를 통해 실제로 수학과 물리학에서 배우는 이론들을 컴퓨터로 프로그래밍해서 결과를 눈으로 보면서 이해도를 높여가는 게 컴퓨팅적 사고”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교육은 주입식 위주로 흐르는 게 사실이다. 소프트웨어 교육도 주입식으로 흐를 지 모른다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된다. 소프트웨어 교육이 프로그래밍을 위한 문법 외우기에 치우친다면 결과적으로 정책 취지가 무색해지고 목적 달성에도 실패하게 된다.

그는 “사회가 원하는 인재는 코딩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걸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이라며 “결국 전공 혹은 담당업무가 우선이고, 툴은 그에 맞는 걸 차후에 습득하면 되고, 학교는 그에 맞게 커리큘럼을 짜줘야 한다”고 말했다.

매스웍스는 그동안 일선 대학교의 매트랩 활용 경진대회를 후원해왔다. 매년 한양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과 주최 ‘지능형 모형차 경진대회’와 대한전기학회 주최 ‘미니드론 자율비행 경진대회’를 공식 후원한다. 매트랩으로 무얼 할 수 있느냐에 집중한다는 걸 보여준다.

매스웍스는 개발한 온라인 평가 시스템 코디 코스웍(Cody Coursework) 통해 학생의 매트랩 활용 능력 평가하는 매트랩 코디 챌린지를 인천대학교와 개최하고 있다. 매트랩 활용 장려를 위한 자격증 프로그램(MCMA, MCMP)도 시행중이다. 대학교의 캠퍼스 라이선스 계약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학교에서 교육과정 운영에 매트랩을 원활히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문제는 초중고등학교다. 초등학생에게 매트랩을 쓰게 할 수 있을 지 감이 오지 않는다. 이종민 대표는 “과학고 같은 소프트웨어 관심있는 고등학교에서 매트랩을 활용하고 있고, 초중고교 대상 교재를 미국 본사에서 개발하고, 한국에 도입하려 계획하고 있다”며 “가장 기초적인 것들로, 음악, 게임을 만들거나, 아두이노 개발 같은 식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민 대표의 의견은 매트랩 자체를 쓰는 방법을 가르치기보다 매트랩으로 사고를 구체화하는 걸 가르쳐야 한다로 요약된다. 그러나 한국적 상황이 이상과 거리는 있다. 그는 미국의 학교로 진학한 학생을 둔 학부모들을 상담한 일화를 들었다.

그는 “기본적으로 입학 전 통지 받으면 사전에 준비할 내용이 나오는데, 거기에 매트랩이 기본 요건으로 들어가있다는 얘기다”라며 “미국의 여러 학교에서 수학 숙제를 매트랩으로 풀어오라는 식으로 내는 등 매트랩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매트랩으로 일반 수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유학생들이 미국으로 가기전 매트랩을 배워서 가거나, 혹은 방학을 이용해서 한국에 돌아와 매트랩을 배워 적응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나라 일부 대학교수들도 학생들에게 매트랩으로 프로그램을 짜서 이론을 검증하라는 식으로 과제를 낸다”며 “학생은 고등학교때까지 툴을 쓰는 것 자체를 배우지 못하다가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 과제를 해결해야 하니 큰 괴리감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매스웍스코리아는 대학교 단과대나 교수진과 함께 공동으로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매트랩 기본지식은 매스웍스에서 가르치고, 학교는 매트랩을 활용하는 전공이론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다. 커리큘럼이 종료될 때 매트랩 자격증까지 취득하는 게 함께 묶인다.

관련기사

그는 “매트랩 자격증 시험이 사용법만 문제를 내는 게 아니라, 수학 이론을 알고, 원리를 알아야 풀 수 있도록 문제를 낸다”며 “결국 소프트웨어 사고방식에 맞는 논리적, 수학적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기본 방향은 나왔지만, 후속 조치가 아직 구체적이지 않아 아쉽다”며 “IT업계와 교육계, 정부 등의 관계자가 소통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마련해 서로 원하는 부분과 도움줄 수 있는 부분을 주고받으며 명확히 진행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