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CJ헬로비전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구원투수를 투입했다.
그룹 내 통신전문가인 변동식 전 사회공헌단장을 신임대표로 선임하며, 김진석 현 대표와 함께 투톱체제로 나섰다.
CJ헬로비전은 17일 변동식 CJ주식회사 사회공헌추진단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고 밝히고, 매각이 무산된 이후 침체된 기업 분위기를 추스르고 경영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일단, CJ헬로비전은 김진석 대표가 기존 케이블 산업의 정책 개선을 위한 대외 현안을, 변동식 대표가 새로운 비전 수립에 나서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IP망을 활용한 디지털 케이블 조기 전환과 이에 따른 요금 및 채널제도 개선 등 당면 과제 해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매각 추진으로 지난 8개월 동안 발생한 경영 공백을 조기에 만회하겠다는 복안이다.
반면, 변 대표는 중장기 전략 차원에서 알뜰폰 한계를 극복할 이동통신 사업 추진 여부나 인수합병의 재시도 등 향후 CJ헬로비전의 생존을 가름할 전략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통신 전문가인 변 대표를 구원투수로 투입했다는 점에서, 이동통신 사업부문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CJ헬로비전은 이 결과에 따라 매각을 재추진하거나 제4이통 사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IPTV에 시장을 잠식 당하고 있는 현재의 시장 구조 아래서는 대형 케이블TV 사업자 간 인수합병이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없고, 결국 방송통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동통신 사업을 추진하거나 반대로 다시 매각에 나서야 한다는게 업계의 판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IPTV로 인해 고사 위기에 놓인 케이블 사업자들이 지역을 기반으로 한 권역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원에서 원 케이블 전략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치유책이 될 수 없다”며 “어느 사업자가 나서든 이동통신 부문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불발된 논리나 현행 합산규제 아래에서는 통신사의 케이블사업자 인수는 사실상 어려워진 상태이고 케이블 사업자 간 인수합병은 고사되는 시간만 늦출 뿐 의미가 없다”며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해서 통신사와 생존 싸움을 할 것이냐, 아니면 천천히 통신사에 시장을 내줄 것이냐를 결정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정부가 고사 위기에 몰린 케이블 업계를 위해 재송신, 결합판매 제도 개선 등을 담은 유료방송 발전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이 역시 현행 법제도의 불공정 경쟁 환경을 개선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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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전문가는 “지난해 미래부가 제4이통 추진 정책을 펴면서 내심 기대했던 것은 케이블사업자가 시장에 뛰어들어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을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통신요금 인하효과를 거두겠다는 것”이었다며 “현재 미래부가 내년 초 시장상황을 살펴 제4이통 허가정책을 결정하겠다고 하지만 케이블사업자들이 적극 나설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SK텔레콤이나 KT의 매출이 20조원 규모인데 반해 CJ그룹 전체 매출이 30조원 남짓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동통신 사업 진출 여부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