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이 운영하고 있는 최고경영자과정(AMP)은 이론적인 지식보다는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돕는 게 주요 목적이다.
과정에 다니는 사람들이 강의 시간보다 이후 뒷풀이를 더 소중히 여기는 것도 다 그 때문이다.
카이스트(총장 강성모)가 2010년부터 6개월 과정으로 운영하는 'KAIST 컨버전스 AMP과정(KCAMP, 책임교수 김영환)'은 이 점에서 많이 차별화된다.
비싼 돈을 내고 입학을 했지만 졸업을 하지 못하는 사람도 꽤 된다.
지난 3월에 시작된 학기에서도 60명이 입학했지만 졸업한 사람은 54명 뿐이었다.
나머지 6명은 과정에서 정한 졸업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김영환 교수는 "졸업 요건이 아주 까다로운 것은 아니다"며 "기준으로 삼은 출석율에 미달하거나 졸업에세이를 제출하지 않으면 졸업을 안 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이런 기준을 만든 것은 커리큘럼의 고급화를 통해 다른 과정과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 덕에 이 과정 졸업생은 졸업과 함께 특별한 선물을 하나씩 갖게 된다.
각자의 졸업에세이를 모은 책이 그것이다.
책에 담긴 에세이는 다양하다. 첫 사랑의 추억과 강의 내용을 연관지어 재미있게 작성한 것부터 매 수업에 대한 요약본, 학기 중에 시행한 각종 연수 및 워크삽 기록 등등.
김 교수는 "에세이를 찬찬히 읽어보면 같는 과정을 다니면서도 처한 위치나 상황에 따라 모두 다르게 창의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며 "저성장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로서 '발상의 전환' 또한 그런 과정에서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불가피하게 다가온 저성장 시대에 우리 과정을 다니는 CEO 분들의 고민 또한 적지 않을 것"이라며 "에세이집은 작은 성과물이지만 우리 과정의 모토처럼 서로 다른 장기들을 조화롭게 받아들여 함께 커가는 융합 이론을 실천하는 하나의 사례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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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실제 커리큘럼에서도 ‘저성장시대 대처전략’이라는 주제의 강의들이 있었고, 과정에 다니는 CEO 분들이 상상력을 사업으로 구현하는 게 최선의 대책일 텐데, 우리 과정에서는 질 좋은 커리큘럼을 통해 이 부분을 채우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과정은 20주 동안 진행되며 다음 학기는 9월에 개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