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게임업계 결산, 이슈 살펴보니...

넷마블 IPO 추진, 김병관 국회 입성 등 다양

게임입력 :2016/07/01 13:33    수정: 2016/07/01 14:31

상반기 게임업계를 되돌아보면 희망과 위기가 공존했다.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온탕과 냉탕을 오고가면서 웃거나 때론 울기도 했다.

넷마블게임즈가 국내외 시장을 무대로 선전해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고, 기업공개(IPO) 계획 등을 발표한 것이 상반기 최대 이슈였다. 반면 외산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의 안방 점령이 더욱 심화되면서, 중견 및 중소게임사의 위기론이 재부각되기도 했다.

정부의 게임 규제를 완화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게임 산업 규제의 완화와 강화를 두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줘 아쉬움을 더했다. 이런 상황에 웹젠 최대주주인 김병관 의원이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여의도에 입성하면서 게임업계에 희망의 불씨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공존했다.

구글의 알파고 이슈도 게임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게임에 적용된 인공지능(AI) 기술이 부각됐고, 여기에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이 게임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넷마블게임즈, IPO 추진과 신사옥 건설 발표

넷마블게임즈는 지난 2월 제2회 NTP를 통해 IPO 계획을 밝혔다. 당시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미국, 중국, 일본 시장은 규모가 10조 원에 이르며 상위 게임은 연 매출 1조 원을 상회하고 있다”며 “대규모 경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우리도 IPO를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서야 했다”면서 IPO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넷마블게임즈의 상장 시기는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 내에는 가능할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 봤다. 시장에선 넷마블게임즈의 기업가치가 7조 원에서 10조 원 사이로 보고 있다. 공모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 이유기도 하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넷마블게임즈는 국내외 시장을 무대로 선전하며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조729억 원, 영업이익 2천25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로 보면 넷마블게임즈는 넥슨의 뒤를 이어 2위 게임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몬스터길들이기, 마블퓨처파이트, 백발백중, 레이븐 같은 흥행작을 연이어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 회사는 지난달 28일 4천억 원 규모의 본사 신사옥을 구로 부근에 짓는다고 밝혔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추진한 G밸리 지스퀘어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업무 공간 외에도 공원 등 주민 편의 시설에 초점을 맞췄다. 넷마블게임즈와 넷마블게임즈의 계열사 임직원 등은 오는 2019년 9월에 G밸리 지스퀘어에 입주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거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 10조원에 슈퍼셀 인수

중국 거대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텐센트의 몸집 불기는 계속됐다.

지난달 21일 중국 텐센트는 ‘클래시오브클랜’ 등으로 유명한 필란드 게임사 슈퍼셀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슈퍼셀의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와의 협상 결과다. 인수금 규모만 10조 원. 게임업계 인수합병 규모 중 역대 최대였다.

텐센트.

텐센트는 게임업계에서 공룡으로 통한다. 리그오브레전드로 유명한 라이엇게임즈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 회사는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넷마블게임즈의 삼대주주(25.25%)며, 네시삼십삼분, 파티게임즈, 레드덕 등의 게임사 지분도 골고루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사 슈퍼셀을 인수한 것은 전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과 모바일 게임 시장을 모두 집어 삼키기 위한 사전 포석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외산 게임 안방 점령에 ‘우려’

외산 게임의 안방 시장 점령에 대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외산 일인칭슈팅(FPS) 게임 ‘오버워치’가 출시된 이후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이날 PC방 게임트릭스 수치를 보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신작 FPS 오버워치와 라이엇게임즈의 AOS 리그오브레전드가 PC방에서 나란히 1위와 2위를 기록하며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 5월에 출시된 오버워치는 오랜 시간 PC방 1위를 기록한 리그오브레전드와 경쟁해 이겼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기도 했다. 외산 게임간 안방에서의 웃지 못 할 경쟁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도 위기감은 존재했다. 클래시오브클랜, 천명, 촉산, 모바일스트라이커, 검과마법, 클래시로얄, 더킹오브파이터즈 등 셀 수 없이 많은 외산 게임이 우리나라 이용자의 지갑을 열었다. 그나마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몬스터길들이기, 히트, 프렌즈팝, 프렌즈런, 갓오브하이스쿨 모바일, 별이되어라, 서머너즈워 등의 토종 게임 때문에 자존심은 지킬 수 있었다.

우려되는 부분은 대부분의 외국계 게임사들이 국내 게임업계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지 않다는 것. 국부유출에 대한 얘기가 계속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우리나라에 진출해 돈을 벌고 있는 일부 중국 게임사를 보면 직원 수가 10명 미만으로, 고용 창출의 효과도 미미하다. 고용을 하더라도 한국인이 아닌 중국인 등이 파견 근무 형태로 일하는 곳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게임 규제 완화 VS 강화...오락가락 정치권

게임 규제 완화에 대한 좋은 소식도 일부 들렸다. 웹 및 모바일 보드 게임에 대한 규제 완화와 게임 등급 분류 신청 절차 간소화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3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이 시행되면서 월 30만 원으로 제한됐던 결제 한도가 50만 원으로 높아졌고, 1회 당 베팅액은 3만원에서 5만 원으로 상향조정 됐다. 이에 따라 NHN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게임즈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또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7일 등급분류 규정 개정안을 공포하기도 했다. 개정안은 개인개발자의 등급분류 신청절차를 개선해 간소화된 절차와 비용으로 등급분류 신청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주요 골자다. 공익목적 비영리 게임물에 대해서도 별도의 등급분류 절차 없이 위원회의 확인만 받는 것으로 변경됐다.

문화체육관광부.

그러나 정치권에선 아직도 게임 산업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게임을 마약과 같은 중독물질로 몰아가는 분위기에 확률성 아이템 규제 등을 만지작거려서다. 정치권 일각에선 셧다운제 등 게임 산업의 규제 탓에 게임사의 경쟁력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진단을 한 만큼 향후 결과를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섭 국민의당 의원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상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종덕 장관에게 “오버워치와 리그오브레전드와 같은 외국 게임들이 전 세계와 우리나라를 점령한 동안 우리나라 게임산업과 시장은 고사 직전이다”면서 “우리나라가 아직도 게임을 문화산업의 일부로 받아들이지 않고 중독과 규제의 대상으로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문체부의 대책을 묻기도 했다.

■게임人 첫 국회의원 탄생...웹젠 최대주주 김병관 의원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은 게임업계에 좋은 소식이었다. 김 의원이 게임업계를 대신해 산업 발전을 이끌어줄 것이란 기대가 큰 상황이다.

김 의원은 1996년 넥슨 인터넷개발팀장으로 게임업계에 처음 입문했으며, NHN한게임 게임사업부문장, NHN게임스 대표이사, 웹젠 대표이사, 웹젠 의장 등을 역임했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김 의원은 당선소감문을 통해 “좌절과 포기의 절벽 앞에 서 있는 청년들에게 도전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만들어 드리겠다고 약속 했었다. 약속 반드시 지키겠다”며 “많은 청년들이 저처럼 도전해서 성공하는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산업통상자윈위원회에서 활동한다. 의원실에선 김 의원이 앞으로도 게임 산업을 관심 있게 계속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알파고 돌풍에 게임 인공지능(AI) 관심...VR-AR도 화두

AI 알파고의 이슈도 빼놓을 수 없다. 게임업계에서는 알파고 이슈로 게임 내에 적용된 AI 기술이 재조명을 받기도 했다. 알파고와 스타크래프트2의 대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게임 내 AI 기술로 보면 국내 대표 게임사인 엔씨소프트가 선도하고 있었다. 엔씨소프트는 AI센터를 지난 2011년부터 운용해왔으며, 강화학습과 자연어 처리 등 AI 관련 기술 개발 및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AI센터에서 개발한 인공지능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이드앤소울의 콘텐츠인 무한의 탑에 적용돼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세계 최초 개인맞춤형 게임서비스 엔진(AI game service engine)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위한 인재 채용에 나서기도 했다. 회사 측은 빅데이터-인공지능 포함 전분야 전문가를 특별채용했고,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1대1 개인맞춤형 채용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 성향, 행동 패턴에 대응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의 기어VR을 체험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VR과 AR도 게임업계에서 주목을 받은 이슈였다.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 플레이스테이션VR, 기어VR 등 하드웨어 기기 뿐 아니라 관련 콘텐츠가 대거 소개됐기 때문이다. MS는 AR 홀로렌즈를 공개하기도 했다.

여기에 유니티는 에디터VR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에디터VR은 VR과 AR 콘텐츠를 쉽게 개발할 수 있는 편집기다. 이를 통해 HMD(Head Mount Display)를 착용한 개발자들이 VR 환경에서 유니티 에디터로 VR 콘텐츠를 직접 개발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관련기사

에픽게임스도 VR 에디터 기능을 선보였다. 해당 기능은 언리얼 엔진으로 VR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언리얼 엔진으로 게임이나 콘텐츠를 개발하다가 VR 모드로 전환해 VR 모드에서 편집 메뉴를 열어 관련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각 기업의 VR과 AR 경쟁은 하반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VR와 AR이 게임업계의 분위기를 바꿀지가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