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춘추전국시대' 열렸다

보급형시장 본격 꿈틀…선택지도 다양해져

홈&모바일입력 :2016/06/28 18:28

정현정 기자

모처럼 신제품 풍년이다. 올해 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걸그룹 간판 멤버를 앞세워 내놓은 '설현폰'과 '쯔위폰'에 삼성전자의 대표 보급형 모델 '갤럭시A' 출시가 신호탄이었다. 이후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소니코리아와 팬택이 2년만에 복귀하는 것으로 상반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한 동안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프리미엄폰 일색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보급형폰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각 제조사들이 성능과 디자인을 끌어올린 신모델을 내놨다. 10만원대 초저가 제품도 반향을 얻었다.

'외산폰의 무덤'이라고 불리던 시장도 다소나마 다양성을 찾고 있다. 소니코리아가 2014년 '엑스페리아Z3' 이후 2년 만에 신제품을 내놨다. 화웨이와 TCL 등 중국 제조사들도 이통사들의 손을 잡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제품으로 시장에 간접 진출했다.

2016년형 갤럭시A 시리즈(사진=씨넷)

■ 성장세 둔화되면서 중저가 경쟁은 더 치열

전반적인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중저가폰 출시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낮은 가격에도 카메라와 사운드, 디자인 등 특정 기능을 프리미엄급으로 끌어올린 특화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2016년형 갤럭시A 시리즈 신제품인 갤럭시A5와 갤럭시A7을 시장에 내놨다. 갤럭시A 시리즈는 글래스와 메탈을 조화시킨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카메라와 메모리 성능을 높인 것이 특징. 여기에다 급속 충전과 삼성페이 같은 특화 기능을 탑재해 사용성을 대폭 개선한 것도 눈에 띈다.

이어 4월에는 디자인 뿐만 아니라 화면과 배터리 등 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성능을 차별화 한 2016년형 갤럭시J 시리즈도 모습을 드러냈다. 또 새로운 보급형 라인업인 '갤럭시C' 시리즈를 중국에 선보였고 조만간 인도 등 일부 국가에서 출시했던 새로운 중저가폰 시리즈 '갤럭시온'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도 올해 초 글로벌 가전 전시회를 통해 새로운 보급형 스마트폰인 K시리즈와 X시리즈를 선보이며 라인업을 다양화했다. 최근에는 LG플러스를 통해 20만원대 X시리즈 신제품 'X스킨'을 단독 출시한데 이어, X캠 등 신제품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프리미엄의 대명사'였던 애플 역시 올해 상반기 4인치 보급형 스마트폰인 '아이폰SE'를 국내에 내놨다. 아이폰SE는 아이폰5S와 유사한 4인치 디자인에 아이폰6S급 성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다만 20만~30만원대에 형성된 보급형 시장에서 아이폰SE의 국내 출시 가격이 16GB 모델 기준 56만9천800원으로 '무늬만 보급형'이라는 지적이 나온데다, 5인치 이상 대화면폰에 익숙해진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데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팬택 SKY IM-100과 스톤(STONE)

얼마 전에는 국내 3위 스마트폰 제조사 팬택 '스카이'의 귀환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부활을 위해 전열을 가다듬은 팬택은 1년 7개월 만에 신제품 스카이 'IM-100' 공식 출시를 앞두고 예약판매를 받고 있다. IM-100은 40만원대 출고가에 무선충전을 지원하는 블루투스 오디오를 번들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제조사들 뿐만이 아니라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전용폰' 경쟁도 심화됐다. 지난해 '루나폰'으로 보급형 신드롬을 만들어냈던 SK텔레콤은 두 번째 자체 기획 스마트폰 '쏠(Sol)'을 올해 초 내놨다. 중국 TCL-알카텔이 제조를 맡은 합작품으로 39만9천300원 저렴한 가격에 '제2의 루나폰'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엘지유플러스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화웨이 'Y6'는 국내 출시된 스마트폰 중 최저가인 15만4천원의 가격으로 한 달 만에 2만대가 판매되는 등 화제를 모았다.

■ 프리미엄 시장선 갤S7과 G5 경쟁 이슈

보급형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동안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 갤럭시S7과 LG G5의 경쟁 구도가 이슈였다. 두 회사는 지난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박람회 MWC 2016 현장에서 같은 날 나란히 신제품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갤럭시S7은 F1.7 조리개값의 밝은 렌즈, IP68 등급 방수·방진 기능, 마이크로SD 카드 슬롯 지원, 전작 대비 늘어난 배터리 용량, 콤팩트한 디자인으로 갤럭시 시리즈의 정점을 찍은 완전체라는 호평을 받았다.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모듈식 디자인을 채택한 'G5'로 큰 주목을 받았다. 다양한 외부 디바이스(프렌즈)와 물리적 결합 혹은 유무선 연결을 통해 확장된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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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두 제조사의 스마트폰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부문은 갤럭시S7 효과로 깜짝 실적을 내며 주력 사업부문의 위상을 되찾았다. 반면 LG전자 MC사업본부는 G5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삼성전자 노트 시리즈 차기작인 갤럭시노트7과 애플 아이폰7가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LG전자 V시리즈 신제품도 하반기 출시가 기대된다. 보급형 스마트폰 경쟁도 하반기까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