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름한 사람이 허름한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발주기관은 예산을 왜 못 썼는지 소명해야 하고 업체는 수익성이 안좋아지고 급여는 떨어지고…”
지난 9일 서울 역삼동 포스코P&S 건물에서 소프트웨어산업협회 주관으로 열린 ‘소프트웨어사업 대가 세미나’에서 가격을 고정하고 서비스 품질만을 평가해 사업자를 선정하자는 주장이 나와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패널토의 참석자로 나선 이상산 핸디소프트 대표이사는 “품질좋은 서비스를 받게 되면 발주기관도 손해가 아닐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프로젝트 예가(예비가격)이나 단가가 더 떨어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남성욱 카이젠컨설팅 대표이사는 “가격을 결정하고 서비스를 경쟁시키라는 것은 매우 좋은 아이디어”라고 적극 동조했다.
공공 IT 프로젝트 생태계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공공 프로젝트는 대표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사업으로 꼽힌다. 공개 시장에 다수의 업체들이 참여하면서 제 값 받기가 어려운 시장 구조이기 때문이다. 낮은 가격은 프로젝트 품질 저하로 이어졌다. 수주업체는 제대로 된 수익을 챙기지 못하고 발주업체는 품질로 고민하는 상황이 이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 업계를 중심으로 낮은 가격으로 인해 낮아지는 프로젝트 품질을 끌어올릴 것인가 논의가 꾸준히 이뤄졌다. 그러나 악순환 고리는 좀처럼 끊어지지 않고 있다. 중앙대학교 서용원 교수는 중앙대학교 서용원 교수는 “지금 대가는 평균값에 따라 정해지는데 낙찰방식이 적용되니 평균값은 계속 내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낮은 단가를 보완하기 위해 가격 평가 반영 비중을 줄이고 기술 평가 비중도 늘렸지만 기술 평가에서 점수 차이가 크지 않아 여전히 가격이 중요한 선정 기준이 되고 있다는 업계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적으로 기술을 평가하는 선정위원들이 외부 시선을 두려워해 기술 점수 차이를 1~2점 정도만 두기 때문이다. 가격이 많이 반영된 프로젝트는 결국 단가와 품질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다음해 예산을 수립하는 기준이 돼 또 다시 가격 하락은 이어지게 된다.
프로젝트 발주를 담당하고 있는 공공기관도 서비스 기준 평가라는 기본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조달체계 변경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강재화 공공부문발주자협의회 회장(해양수산부 정보화담당관)도 서비스로 경쟁하는 방안에 대해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회장은 “발주자가 확보한 예산을 공개하고 여기에 맞는 제안을 하라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조달 관련 내용에 문제가 있는 모양이더라”며 “보완을 해서 (서비스경쟁을) 하는게 좋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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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프로젝트 저가 수주, 품질 하락 문제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공공정보화 역사와 함께 했다. 본수를 세거나 인력투입 기준이 비합리이며 단가를 낮춘다는 지적에 따라 기능 단위로 대가를 산정하는 펑션포인트 방식이 도입됐지만 단가에 대한 불만은 끊임없이 나왔다.
김우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좋은 서비스가 되려면 이를 대가에서 반영을 해줘야 한다”며 “같은 기능을 제공을 하더라도 품질이 우수한 소프트웨어, 신뢰성이 높은 소프트웨어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노력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