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의 중형세단 '신형 말리부'의 판매 기세가 거세다. 신형 말리부는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을 탑재, 차급을 넘는 성능과 효율성은 물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출시 이전부터 흥행을 예고한 바 있다. 지난달 19일 본격 판매에 돌입하기 전까지 1만5천대 이상의 사전계약을 기록하기도 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형 말리부는 지난달 10여일 간의 영업일 동안 3천340대(구형 300대 포함)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37% 급증한 수치다. 지난해 구형 모델 연간 전체 판매량의 20%에 육박한다.
늘어난 영업일수를 단순하게 적용하면 정상적인 영업이 이뤄지는 이달에는 6천~7천여대의 판매량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국산 중형세단 시장의 선두 다툼에도 본격적으로 가세할 전망이다. 지난달 중형세단 판매량 1위는 현대차 쏘나타(8천547대)였다. 이어 르노삼성 SM6(7천901대), 기아차(3천858대)의 순이다.
판매 현장에서는 밀려드는 주문에 비상이 걸렸다. 영업점에 실차가 전시된 이후부터는 계약량이 더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국GM 전시장에서 만난 한동희(36.남)씨는 "패밀리세단 구입을 고려하고 있었는데 전시장 밖에서 본 신형 말리부의 디자인을 보고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넓은 실내와 터보 엔진, 저렴한 자동차세 등 매력적인 부분이 많아 아내와 미처 상의도 하지 못하고 계약했다"고 전했다.
전시장 영업사원 역시 "신형 말리부의 사전계약 열기가 공식 판매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금 당장 계약해도 1.5 터보와 2.0 터보 모델 모두 약 3개월 정도 기다려야 차량을 건네받을 수 있다. 두 모델 모두 최고급 트림의 주문이 더 몰려있다. 한국GM에 따르면 신형 말리부 1.5 터보와 2.0 터보의 판매 비중은 약 75대 25 정도다. 트림별로는 최상위 모델인 LTZ의 비중이 절반을 웃돈다. 2.0 터보의 경우는 LTZ 트림이 80%를 넘는다.
기대 이상의 판매 호조에 생산 현장도 분주하다. 신형 말리부의 주문이 밀려들면서 부평2공장은 연일 풀가동하고 있다. 이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13만대다. 회사 측은 물량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현재 부평2공장에서는 말리부와 캡티바가 생산되고 있다"면서 "캡티바의 내수와 수출 물량을 제외하면 잔업과 특근을 통해 매달 최대 6천대 이상 말리부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반 몰린 계약량을 해소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공장의 생산능력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예상 외로 판매 돌입 이후 2.0 터보의 비중이 상승하고 있어 부품 수급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형 말리부의 1.5 터보 엔진은 창원공장에서 생산하지만, 2.0 터보 엔진은 전량 미국에서 수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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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관계자는 "현재 늘어나고 있는 2.0 터보 모델의 파워트레인 수급을 위해 본사에 물량 확대 요청을 마친 상태"라며 "고객 대기 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도록 생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형 말리부가 출시 초반인 만큼 경쟁 차종으로 이탈하는 고객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신차 효과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향후 부품 수급이 판매량 확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