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이 일본 기업들이 주도해온 지정맥 기반 생체인증 기술을 상용화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도전장을 던졌다.
코리센이 주인공이다. 코리센은 지난해 지정맥 인식 기반 제품을 출시하고 국내외에서 이미 수십여개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손가락 정맥을 활용한 지정맥 인증은 진입 장벽이 높은 생체 인증 분야로 그동안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호령해왔다. 관련 특허도 대부분 히다찌 등 일본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코리센은 "일본 기업들보다 우수한 성능의 지정맥 인식 기술을 제공한다"면서 향후 사업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생체인증은 출입통제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도 적용되면서 대중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최근 핀테크에 대한 열기가 고조되면서 금융권에서도 보안 수단으로 생채인증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었다. 해외는 물론 국내 은행들도 ATM 등의 인증 수단으로 비밀번호 외에 생체 인증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지문 외에도 정맥인식, 안면인식, 홍채인식, 목소리 인식 등 다양한 생체인증 기술이 기업들 사이에서 확산되는 추세다. 이중 보안 측면에선 지정맥과 홍채인증이 우수하다는 것이 업계 설명. 특히 지정맥은 보안에 사용자 편의성까지 갖췄다고 코리센은 강조했다. 정맥 인식은 크게 손바닥, 손등, 손가락 세가지로 나눠진다.
손가락 정맥을 활용한 지정맥 인증은 근적외선을 손가락에 비춰 나타나는 혈관에 있는 패턴을 추출한다. 추출된 패턴은 암호화를 거쳐 생체정보로 저정된다. 인증 시 입력된 생체정보와 저장된 것을 비교해 본인을 인증한다.
코리센은 "정맥 인증은 기존 위변조 및 복제가 가능했던 지문인식의 단점을 극복했고, 손가락을 갖다대는 방식으로 인증이 이뤄지기 때문에, 누구나 거부감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기존 지정맥 인식 제품은 통상 3~5천 룩스(lux: 빛의 밝기를 나타내는 단위) 정도를 인식할 수 있다. 반면 코리센 기술은 최대 2만 룩스까지 인식 가능하다.
5천 룩스면 실내에서만 사용이 가능하지만 1만 룩스를 넘어가면 야외에서 햇빛이 들어오는 곳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실내는 물론 빌딩이나 공장 정문 출입통제시스템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사용자 편의성도 코리센이 강조하는 포인트.
기존 정맥 인식 제품은 사용자가 자신임을 증명할 수 있는 번호를 누르거나 출입카드를 갖다댄 다음 정맥 인식을 하는 과정을 거친다. 반면 코리센 제품은 그럴 필요가 없다. 바로 지정맥을 갖다 대기만 하면 바로 인증이 이뤄진다.
지정맥 인식을 응용할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하다.
출입근태시스템이나 ATM에 붙일 수도 있고 허가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관리하는데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코리센은 지난해 지정맥인식 출입근태 단말기를 출시한 이후 국내외에서 수십여개 페러런스를 확보했다.
국내의 경우 한국수력원자력(전산실 출입통제) JVM(전자동 약품 분배 및 캐비닛 시스템: 마약품 및 향정신성 의약품 관리), 세종시(정보화 교육장 출입통제, 출서관리), 순천향구미병원(출입통제, 근태관리), 부산대학병원(초과근무관리) 등에서 코리센 시스템을 도입했다.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직원 출입통제, 근태관리), 필리핀 경찰서(출입통제), 필리핀 잠발레스 시장실 (출입통제), 콜롬비아 군인아파트(스피드게이트 출입통제) 말레이시아 지정맥 인증 총기 관리 시스템 등 해외 레퍼런스도 다수다.
코리센이 최근 주목하고 있는 영역은 핀테크다. 특히 ATM이나 결제 등 국내 금융권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그러나 상황이 만만치는 않은 것 같다.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레퍼런스가 부족하다보니 일본 기업들에게 몇차례 고배를 마셨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력만 놓고보면 충분히 해볼만 한데, 레퍼런스로 인해 제대로 검증을 받을 기회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중소 기업이 개발한 기술인 만큼, 금융권에도 좀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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