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인증 수단, 생체+기존계좌 활용 주목

컴퓨팅입력 :2015/12/30 17:10

손경호 기자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인터넷전문은행이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 지점에 방문하지 않고서도 새로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기존에 거래해 온 은행계좌를 활용하는 방식이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수단으로 검토되고 있다.

은행 공동망을 관리하고 있는 금융결제원은 한국은행과 16개 주요 시중은행, 지방은행과 함께 스마트폰 바이오(생체)인증 기반 비대면 계좌개설서비스를 개발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한다는 계획이다. 생체인증과 기존 계좌를 버무려 활용하는 것이 골자다.

30일 금결원 핀테크업무실 핀테크업무팀 임찬혁 팀장은 "지난 3년~4년 간 생체인증을 금융서비스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며 "최근 파일럿 형태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생체인증과 기존 계좌에 소액을 이체하는 방식을 조합해 신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완료했으며, 주요 은행들과 협력해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한 합의를 마무리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금결원이 추진하고 있는 비대면 신규계좌개설방식은 대포통장 개설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고객명의의 계좌로부터 새로 개설할 계좌나 가상의 계좌에 소액을 이체하는 방법이다. 본래 개설했던 계좌로부터 정상적으로 이체가 완료된다면 실명확인과 함께 거래가 가능한 고객이라는 점을 검증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생체인증은 지문, 홍채, 정맥 등 고유의 정보를 활용해 공인인증서와 같은 인증수단을 대체하는 용도로도 쓰일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임 팀장은 "파일럿 형태로 진행한 테스트에서는 공인인증서 없이 생체인증만으로 기존 계좌를 통한 소액이체 확인 후 신규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했다"며 "실제 은행권에 도입되는 과정에서는 기존처럼 이체시 보안카드, 일회용비밀번호(OTP), 공인인증서 등도 병행해서 쓰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소액계좌이체에 생체인증을 도입하기 위해 금결원은 FIDO얼라이언스가 제시하는 FIDO표준에 따라 생체인증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FIDO인증시스템을 은행권과 공동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신규계좌개설에서 뿐만 아니라 ATM이나 오프라인 창구에서도 본인확인을 위한 신분증 제시, 비밀번호 입력 등을 지문, 홍채, 정맥인식 등 생체인증기술로 대체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은행들이 공동으로 FIDO인증시스템을 구축, 활용하게 되는 만큼 기존에 거래했던 A은행에서 한번만 생체인증정보를 등록해 놓으면, 신규계좌를 개설하려는 B은행에서는 별다른 인증정보를 입력할 필요없이 해당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FIDO 표준에서 자주 거론되는 생체인증의 대표격인 지문인증의 경우 지문인식센서를 탑재한 갤럭시S6, 아이폰5S 이상 신형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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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임 팀장은 "내년 LG전자에서 일명 홍채인식폰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센서가 가볍고, 소형화되는 추세인 만큼 제조사가 탑재하지 않더라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문인식센서 등을 스마트폰으로 금융거래를 할 때마다 장착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시기가 머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대면 신규계좌 개설을 위한 가장 유력한 수단이 기존 계좌를 활용하는 방법이라는 점은 역설적이다. 그러나 은행들이 이체, 거래, 조회 등을 위한 유일한 수단처럼 활용해 온 공인인증서 외에 다른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은 변화의 출발점이라는데 나름 의미가 있다.

금결원이 개발한 생체인증과 기존 계좌 소액이체를 활요하는 비대면 신규계좌개설 방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