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원 靑미래수석에 방통업계 이목집중

[기자수첩]SKT-CJ헬로비전 합병 변수?

방송/통신입력 :2016/06/08 18:12    수정: 2016/06/08 18:12

현대원 서강대 교수가 청와대 미래전략수석비서관에 임명되자 그의 입과 행동에 방송통신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현재 방송통신 업계 최대 이슈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간 인수합병 사안이다.

문제는 현 수석이 이 사안에 대해 반대 소신이 또렷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현대원 서강대 교수가 8일 청와대 미래전략수석비서관에 임명됐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황소개구리가 된 SK텔레콤은 방송통신 미디어 생태계를 흔들 것이고 방송통신시장은 급격한 쏠린 현상이 생길 것”이라며 “만약 합병 승인을 해주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고 1인 시위를 해서라도 이 일을 막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KT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기 때문에 말을 아껴왔지만 학자로서 생각을 말하겠다”고 덧붙이기까지 했었다.

또 다른 문제는 이 합병에 대해 이동통신 3사는 물론이고 SBS 같은 방송사까지 나서 치열한 찬반 논란을 벌이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기약없이 늘어지고 있고 그 배경에 청와대가 있다는 풍문이다.

공정위가 청와대의 (가부간의) 사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말이 업계 일각에서는 파다하다.

물론 이 풍문은 팩트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요한 사실은 청와대가 개입할 여지가 있고 업계 일부가 그렇게 믿고 있다는 점이다. 그 믿음이 확산될수록 정책에 대한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는 공정위 심사기간이 길어지자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공정위 심사가 미래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며 공정위한테 조속한 결론을 내려주기를 당부한다는 발언까지 할 정도다.

청와대 입김이 작용한다는 가정 하에 업계 전문가들의 이후 예상 시나리오는 두 갈래로 나뉜다.

우선 청와대 홍보수석이 이 합병을 강력히 반대하는 SBS 출신이고, ICT 정책에 대해 측근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미래수석 또한 강력한 합병 반대파이기 때문에 이 합병이 물건너 갈 가능성이 많지 않겠냐는 분석이 먼저 나온다.

공교롭게도 현 수석의 전임은 SK브로드밴드 사장 출신인 조신 전 수석이었다.

친정으로 봤을 때 찬반 양진영이 균형을 맞춘 형국이었으나 이제 한 쪽으로 쏠렸고 그래서 결과는 안 봐도 뻔하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이런 시나리오는 수준이 낮은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관련기사

현 수석이 과거 반대파였다 할 지라도 공인의 자리에 오른 만큼 처신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제 소신을 접고 주무부처의 판단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만약 현 수석이 이 문제에 조금이라도 개입할 경우 일개 기업의 인수합병에 청와대가 감놔라배놔라 하는 형국이 되고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그렇게 될 경우 시중에 떠도는 흉흉한 풍문이 사실로 입증되는 셈이다.

그러므로 현 수석으로서는 이제 소신이냐 균형이냐의 중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