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영업정지…업계 "올 것이 왔다"

정부가 롯데홈쇼핑에 6개월간 영업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리자 홈쇼핑업계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롯데홈쇼핑이 징계를 받을만 했다는 인식이 우세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7일 롯데홈쇼핑에 대해 4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9월 28일부터 6개월간 일 6시간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다고 밝혔다. 24시간 중 6시간이지만 타격은 클 것으로 보인다. 해당 시간대는 오전 8~11시와 오후 8~11시 인데, 홈쇼핑 업계에서는 이 시간대를 통상 프라임 시간대라고 한다. 매출이 가장 많이 나오고 회사 전체적인 매출과 이익을 좌지우지 하기 때문이다.

발표가 나기 전, 홈쇼핑 업계는 미래부가 롯데홈쇼핑에 대한 처벌을 예고했음에도 반신반의 하는 분위기였다. 정부는 그동안 홈쇼핑 갑질에도 솜방망이 처벌을 해 비판받아왔다. 그런만큼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번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었다.

한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특정 상품에 대한 영업정지는 있었지만 방송 정지는 처음이다"며 "롯데홈쇼핑이 그동안 여러 물의를 일으켜 왔던게 사실이니 제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업정지를 전체적으로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프라임 타임만 하겠다는 것은 제도 상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그러나 이렇게 구체화 된 것은 처음이니 추후 이러한 징계를 맞을 수 있다는 공포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

업계는 또 정부의 중징계가 업계에 미칠 파장에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롯데홈쇼핑은 이번 영업정지 처분으로 사업에 상당한 타격을 받는 게 불가피하다.

롯데홈쇼핑 측은 최근 정부가 6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경우 약 5천500억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그런만큼, 롯데홈쇼핑 영업정지로 인해 GS홈쇼핑이나 CJ오쇼핑 등 경쟁사들은 매출 및 고객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동종 업계가 경쟁사의 악재에 표정관리만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유탄을 맞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홈쇼핑 업체들도 언제든지 갑질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홈쇼핑이 윤리경영을 선포하고 나서도 계속 사고가 터지고 있다"며 "롯데홈쇼핑만의 문제라고 할 순 없겠지만, 소위 말하는 홈쇼핑 업계 갑질이 업계 전반적인 관행으로 비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잘못한 부분에 있어서는 징계를 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백수오 사태 이후 잠잠했던 업계의 전반적인 이미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그러나 이번 영업정지를 계기로 홈쇼핑 업계가 각성할 수 있는 계기는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014년 10월 진정성 있는 경영을 위해 경영투명성위원회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 위원회는 입점 단계부터 경영활동 전반에 이르기까지 외부 전문가의 평가를 받고 반영함으로써 윤리·정도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출범시킨 독립기구다.

그러나 윤리경영을 선포하고 나서도 계속해서 사고는 터졌다. 허위 과장 광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를 받고 공정위로부터 과태료도 부과받았다. 더 나아가 납품 비리 및 납품업체 갑질 논란, 임원 횡령 등의 문제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