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상파 다채널방송(MMS) 도입을 위한 방송법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유료방송업계가 여전히 우려 섞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교육격차 해소와 사교육비 경감과 같이 공익성을 고려해 지상파 MMS를 허용한다는 방침이지만 유료방송 업계는 여전히 방송산업의 지상파 쏠림과 독과점을 걱정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4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상파 MMS 도입을 위한 방송법 개정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향후 방송법 일부 개정안에 대한 입법 예고를 통해 의견 수렴을 거친 뒤 관련 부처 협의와 규제개혁 심사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올 하반기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MMS(Multi Mode Service)는 발달된 디지털 압축기술을 활용해 기존 1개의 지상파 방송 주파수(6MHz) 대역 내에서 2개 이상의 방송 채널을 송출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2월부터 시범 서비스 중인 EBS2 채널이 대표적이다.
방통위가 추진중인 방송법 개정안은 EBS2의 MMS 허용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규정에 MMS에 대한 승인근거를 마련하고 채널편성과 관련된 규정 등을 방송법에 명확히 하겠다는 의도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MMS는 ‘부가채널’로서 법적 지위를 갖게 되고 방통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대상 사업자는 교육격차 해소 등 부가채널 운용의 공익성과 필요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공익적인 목적성을 가진 만큼 MMS 사업자는 해당 채널에서 광고를 할 수 없다.
일단 이번 방송법 개정안은 EBS2 채널에 한정돼 추진된다. 하지만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업계는 MMS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예전부터 우려해 왔다. 방송법 일부개정안이 EBS에 그치지 않고 다른 지상파들에도 MMS를 허용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로 이날 김석진 방통위 상임위원은 방송법 일부개정안을 계기로 다른 지상파 들에게도 MMS를 허용해 줘야 한다고 시사했다.
그는 입법 예고안에 '구체적인 승인대상 사업자는 교육격차 해소 등 부가채널 운용의 공익성 및 필요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는 부분을 문제 삼은 뒤 “굳이 ‘교육 격차 해소 등’의 표현을 사용해 MMS 사업자를 EBS로 제한시킬 필요가 있냐”며 의문을 나타냈다.
타 지상파들이 MMS를 허가 받으려 할 경우 해당 표현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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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업계는 "방통위가 유료방송 업계 의견을 받아들여 광고 없이 하는 조건으로 MMS를 허가 승인해주기로 한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문제는 아직 MMS를 어떻게 편성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만약 지상파들이 채널 편성을 교양이나 다큐가 아닌 드라마나 오락 등으로 할 경우 시청자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연 지상파가 광고를 빼라고 한다면 MMS를 운용할지도 의문이지만, 이번 개정안으로 지상파 채널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추후 정부의 의견수렴 절차 때 채널 편성에 대한 공익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