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사업 부문 선전이 두드러진다. 특히 셰프컬렉션 냉장고(삼성전자)와 트윈워시 세탁기(LG전자) 등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운 시장 공략으로 이익률과 판매량 면에서 월풀, 제너럴일렉트릭(GE), 일렉트로룩스 등 미국과 유럽 가전명가들을 능가하고 있다.
LG전자의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는 지난 분기 4조2천195억원의 매출과 4천7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8%, 영업이익은 77.7%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 분기 H&A사업본부 영업이익은 분기 사상 최대치로 TV를 뺀 백색가전 이익률만 10%에 육박한다. 통상 국내외 가전 업체들의 평균 이익률이 높아야 5~6%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단연 눈에 띄는 수치다.
LG전자는 "지난 분기 트윈워시 세탁기, 얼음정수기 냉장고, 오븐, 빌트인 주방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와 시스템 에어컨 등 B2B 사업 성장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다"면서 "원가경쟁력 개선과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확대되면서 이익률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사업부문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조6천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올랐으며, 영업이익은 5천100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셰프컬렉션 냉장고, 액티브워시와 애드워시 냉장고, 무풍에어컨 등 혁신제품 판매 호조가 눈에 띠었다. 특히 성장세가 지속되는 북미 시장에서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생활가전 외에도 TV와 프린팅솔루션, 의료기기 사업 매출을 소비자가전 사업에 통합해 발표한다. TV 부문을 제외한 생활가전 매출은 4조2천억원으로 영업이익은 별도로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나머지 부문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순수 생활가전 사업에서 4조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글로벌 생활가전 업체들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북미 시장 5대 주요 생활가전 제품(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오븐, 식기세척기)에서 16.6%의 점유율로 분기 기준 첫 1위에 올랐다. 전체 생활가전 시장을 아우르는 지표에서 한국 가전업체가 월풀 등을 제치고 분기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삼성전자는 2위 월풀(15.7%)과 3위 LG전자(14.0%)와 함께 강력한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미국 백색가전 시장 1위 업체인 월풀의 1분기 실적은 썩 좋지 않았다. 지난 26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월풀은 매출이 46억1천600만달러(약 5조2544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8억4천600만달러 대비 4.7%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2억8천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3억300만달러 대비 6.6% 줄어들었다. 미국을 제외하고 유럽, 중남미, 아시아 지역에서 모두 실적이 감소했다. 부정적인 환율 영향도 컸다.
유럽 최대 가전업체 스웨덴 일렉트로룩스는 28일(현지시간) 지난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 분기 매출이 281억1천400만크로나(약 3조9천875억원)로 지난해 290억8천700만크로나 대비 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일렉트로룩스 역시 환율 영향을 많이 받았다. 다만 영업이익은 12억6천800만크로나(약 1천798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 5억1천600만크로나 대비 14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4.5%로 경쟁 업체들 대비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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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하이얼에 가전 사업을 매각한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 및 조명 사업부문(Appliances & Lighting)의 경우 매출은 19억9천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억1천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1억200만달러 대비 13% 올랐다. 지난 분기 영업이익률은 5.8%였다.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는 "삼성 셰프컬렉션, LG 트윈워시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이 경기 하강 국면에서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큰 힘을 냈다"면서 "점차 브랜드 싸움이 되어가고 있는 가전 업계에서 국내 업체들의 프리미엄 마케팅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