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SUV 3종 개발"...2019년 평택공장 풀가동 목표

'티볼리' 흥행 이어 글로벌 메이커 도약 청사진

카테크입력 :2016/04/21 09:00

정기수 기자

(경기 평택=정기수기자)지난해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티볼리의 성공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쌍용자동차가 향후 3년간 연이어 3종의 신차를 출시,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송승기 쌍용차 생산본부장(상무)은 20일 평택공장에서 열린 '티볼리 브랜드 생산공장 미디어 방문행사'에서 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티볼리의 성공은 작지만 강한 희망의 불씨였다"며 "올해 대내외 환경 영향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나 총 16만대 이상 판매를 통해 연간 흑자 전환을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티볼리 효과로 내수시장에서 9만9천664대를 판매, 2004년 이후 최대 연간실적을 달성했다. 전체 실적 중 티볼리(4만5천21대)의 판매 비중이 50%를 넘는다. 수출 역시 티볼리의 유럽 수출이 크게 증가하며 작년 총 글로벌 판매 14만4천764대를 기록, 전년 대비 2.6% 증가하며 3년 연속 14만대를 돌파했다.

쌍용차 송승기 생산본부장(사진=쌍용차)

특히 티볼리는 지난해 국내 소형 SUV시장에서 54.7%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마켓 리더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달 출시된 롱바디 모델인 티볼리 에어의 가세로 올 1분기에는 67.7%로 점유율이 급상승했다. 지난달 티볼리와 롱바디 모델 티볼리 에어를 합친 국내 판매대수는 4천797대로 전년동월 대비 69.7% 증가했다. 티볼리 에어 출시 이전인 전월 대비로도 42.2% 늘었다. 지난해 월평균 판매량(3천750대)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쌍용차는 조립 1라인에서 생산하던 티볼리를 올해 1월부터 조립 2라인에 추가로 투입, 병행 생산을 개시해 늘어난 물량을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추가 생산량은 연간 6천대에 달한다. 밀려드는 주문량에 쉴새없이 잔업과 특근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 이날 공장에서 본 직원들의 표정에는 지친 기색이 없었다. 지난달 총선 때도 어김없이 주야간 작업이 진행됐으며 다음달 어린이날도 라인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송 본부장은 "티볼리 생산 이후 가장 달라진 부분이라면 직원들의 자신감이 올라갔다는 점"이라며 "이로 인해 밝아진 현장 분위기와 긍정적 에너지가 향후 생산되는 모델들의 품질에도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공장 조립1라인에서 '티볼리 에어'가 생산되고 있는 모습(사진=쌍용차)

현재 쌍용차 평택공장은 생산물량 부족으로 인해 조업률은 현재 60%정도에 머무르고 있으나 조립라인의 가동률은 99%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쌍용차는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Y400(렉스턴 W, 대형 SUV), Q200(코란도스포츠, 픽업트럭), C300(코란도 C, 중형 SUV) 등 신차를 선보이며 전 조립 라인을 풀 가동시킨다는 목표다.

송 본부장은 "현재 생산 물량 부족으로 인해 조립1라인을 제외하고 2개 라인이 1교대 운영 중으로 조업률은 약 60%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티볼리에 이어 매년 1개 이상의 신차 출시를 통해 향후 이르면 3년 안에 공장 조업률을 10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 코란도 C를 혼류 생산하는 조립 1라인의 경우 2014년 10월부터 주야 2교대를 실시하고 있지만 2~3라인은 1교대다.

송 본부장은 "Y400과 Q200이 모두 나온 시점인 2018년말이나 C300이 출시되는 2019년 초에는 현재 1교대인 조립 2라인과 3라인도 2교대가 가능할 것"이라며 "전 라인의 주야 2교대가 이뤄지면 평택 공장이 풀케파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Y400은 올해 말부터 양산에 들어가 내년 초 출시 예정이다. 렉스턴은 출시 이듬해인 2004년 5만4천274대가 팔려나갔지만 2세대 모델 이후 판매량이 줄면서 지난해 6천87대 판매에 그쳤다. 쌍용차는 Y400에 3천억원의 개발비를 투입, 대형 SUV시장에서 다시 한 번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복안이다.

2018년 나올 Q200은 국내 유일한 픽업트럭인 코란도스포츠의 후속 모델이다. 쌍용차는 무쏘스포츠·액티언스포츠·코란도스포츠를 통해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픽업트럭을 생산해왔다. 2014년 2만8천292대가 팔린 데 이어 지난해에도 2만5천905대가 판매돼 꾸준하게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특히 픽업트럭은 북미는 물론 중남미와 중동·아프리카 등 해외 주요시장에서 수요가 많은 세그먼트로 수출 증가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차종이다.

2019년 출시 예정인 C300은 쌍용차에 회생의 전기를 마련해 준 효자 차종인 코란도 C의 후속 모델이다. 코란도C는 풀체인지(완전변경)된 2011년 4만612대가 팔리며 옛 명성을 회복했지만, 모델 노후화로 지난해 판매량은 1만5천677대로 감소했다. 후속 모델의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송 본부장은 "새로 내놓을 3개 차종 모두 쌍용차가 강점을 지닌 SUV"라며 "향후 랜드로버·지프 같은 글로벌 SUV 전문 메이커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쌍용차가 내년 출시할 예정인 'Y400'의 모태인 LIV-1 컨셉트카(사진=쌍용차)

한편 러시아 루블화 폭락 사태 이후 수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겪어 온 쌍용차는 지난해부터 유럽 등 수출 지역 다변화를 통해 타개책을 찾고 있다. 수출 확대의 첨병 역시 티볼리다. 지난해 티볼리를 통해 쌍용차는 유럽 지역 수출이 2만2천133대로 전년 대비 80% 이상 급증했다. 올해는 3만여대까지 수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기대치를 반영해 올해 티볼리 브랜드의 연간 글로벌 판매 목표도 당초 8만5천대에서 9만5천대로 상향 조정했다.

송 본부장은 "티볼리 에어의 유럽 현지 반응이 좋아 오는 6월부터 판매에 들어가면 당초 목표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특히 3년 정도 후에는 중국시장에서 현지 생산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송 본부장은 "중국에 수출할 경우 22%의 관세가 부과된다"며 "현지 업체나 중국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는 업체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을 비롯한 시장의 현지 생산을 단계적으로 고려하고 있지만 실현되기까지 최소한 3년 이상이 소요, 2019년께나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정무영 홍보실 상무 역시 "현재 여러 현지 업체들에게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며 "현지 생산시설을 활용해 쌍용차 브랜드로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전체 로드맵을 올해 안에 결정하고 3년 후쯤 조인트벤처 설립을 통해 현지 생산이 가시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 역시 오는 25일 열리는 베이징모터쇼 출장길에서 현지 로컬 브랜드 중 파트너를 물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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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상무는 최근 외신에 언급된 모회사인 마힌드라의 중국 공장 설립설과 관련해서는 "고엔카 대주주가 전체적인 사업 방향을 얘기한 것이 와전된 것 같다"며 "중국 공장의 주체는 쌍용차가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송 본부장은 해고복직자 현황에 대해서는 "올해 희망퇴직자 12명, 해고자 12명, 신규 채용 16명 등 총 40명을 채용했고 조립, 물류 등 다양한 직무에 편성돼 근무하고 있다"며 "현장에 새로움과 활력을 불어넣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