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디스플레이 1분기 적자전환

경기 불확실성에 중단기 전략 동시에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6/04/12 18:17

전자업계가 지난 분기 깜짝 호실적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디스플레이 업계만 울상이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모두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 때문이다.

12일 증권가 전망과 업계에 따르면 1분기 LG디스플레이는 1천억원 가량의 적자, 삼성디스플레이는 2천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LCD 공급 과잉 상황에 패널 단가 하락이 발목을 잡은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경쟁 관계가 치열해진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물량 공세가 만만치 않았다.

중국의 물량 공세에 완제품들의 재고 조정은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수요가 줄었는데 공급이 늘다보니 가격 하락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3월 한달간 32인치 기준 LCD 패널 단가는 연간 대비 43.5%나 하락했다. 사실상 1년만에 반값 장사를 해왔다는 뜻이다. 수익률 악화를 막을 수 없는 수준이다. 일부 사이즈 패널은 원가도 못챙겼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

더 이상 LCD 패널 급락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2월말부터 판매가 하락세도 주춤해진 상황이지만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1분기 성적에는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새로운 공정을 도입하면서 LCD 수율이 떨어진 점이 적자폭을 늘렸다는 지적이다. 판가 하락세를 둔화된 것도 2월경 대만 지진과 더불어 삼성디스플레이의 수율이 꼽힌다.

OLED의 경우 두 회사 모두 효자 노릇을 한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TV 시장 확대 덕을 봤고,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S7용 패널 공급이 힘이 됐다.

과제는 실적 개선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점이다. 1분기가 실적 바닥을 다졌다는 전망이 높지만 2분기에 곧바로 흑자로 돌리기는 쉽지 않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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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실적 발표 당시 LG디스플레이는 OLED 선제 투자로 중국 업체에 기술 격차를 벌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UHD, 초대형 등 고부가 LCD 제품 위주로 대응하고 모바일 OLED 거래선을 넓힌다는 전략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8월 브라질 리우 올림픽과 같은 스포츠 이벤트가 수요 증가를 이끌어낼 수 있고, LCD 패널 판가 하락세도 진정된 상황이다”면서도 “여전히 경기 불확실성으로 장기적인 전망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중장기 전략과 함께 단기 전략이 동시에 수반돼야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